2012년 11월 28일 수요일

[사설] 공정하고 역동적인 토론회를 기대한다


이글은 한겨레신문 2012-11-27일자 사설 '[사설] 공정하고 역동적인 토론회를 기대한다'를 퍼왔습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어제 18대 대선 후보 초청 텔레비전 토론회 개최 개요를 발표했다. 새달 4일 정치·외교·안보·통일을 주제로 한 토론회를 시작으로 세 차례에 걸쳐 새누리당 박근혜, 민주통합당 문재인, 통합진보당 이정희 후보가 토론을 벌인다. 무소속 김소연 후보 등 나머지 후보들은 별도로 한 차례 합동토론회를 열 예정이다.현대 민주주의에서 ‘미디어 선거’의 꽃은 단연 텔레비전 토론이다. 후보자의 정책과 공약, 사람됨을 제대로 비교평가할 수 있는 텔레비전 토론회가 없이는 온전한 선거를 치를 수 없다. 그러나 우리나라 선거 토론회는 기대수준에 크게 못 미쳤다는 평가가 많았다. 천편일률적인 진행, 무의미한 공방, 밋밋하고 재미없는 토론, 다양한 토론 형식 부재 등 고질적인 병폐가 쉽게 개선되지 않고 있다. 이제는 이런 문제점을 개선해 한 차원 높은 토론회를 선보여야 할 시점이다.하지만 벌써부터 전망을 어둡게 하는 조짐들이 나타나고 있다. 엊그제 밤에 실시된 박근혜 후보의 단독 텔레비전 토론회가 단적인 예다. 토론 상대자가 없이 후보 한 명을 상대로 실시한 토론회인데도 사회를 맡은 송지헌 아나운서는 편향적 진행으로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패널들의 공격적인 질문을 중간에 자꾸 끊는가 하면 박 후보가 말이 막히면 옆에서 거들어주는 등 누가 봐도 공정성을 잃은 모습이었다. 이런 사회자가 진행하는 텔레비전 토론회라면 아예 하지 않는 편이 낫다.텔레비전 토론회의 3대 성공 요소로 흔히 공정성, 유용성, 흥미성을 꼽는다. 어느 한쪽에 치우치지 않는 진행, 유용한 정보를 제공하면서도 시청자의 흥미와 관심을 잃지 않는 토론회를 뜻한다. 이제 우리 유권자들도 이런 세 가지 요소를 모두 충족시키는 텔레비전 토론회를 볼 권리가 있다. 이를 위해서는 다양한 ‘형식 파괴’ 등 토론회의 환골탈태가 절실하다.대선 후보 토론회 형식과 관련해 한번 생각해볼 문제는 ‘양자토론’이다. 실질적인 양강 구도를 무시한 채 토론이 다자 내지 3자 구도로 진행되다 보니 초점이 분산되고 토론이 피상적으로 흘렀다는 지적은 역대 대선 때마다 되풀이되었다. 올해 대선도 마찬가지다. 이런 문제를 해소하려면 선관위 주관 토론회와는 별도로 당선 가능성이 가장 큰 두 후보가 직접 맞붙어 승부를 펼치게 하는 방안을 강구할 필요가 있다. 이와 함께 올해 대선 텔레비전 토론회를 두고 또다시 ‘공정성 잃은 토론회’ ‘알맹이 없는 토론회’ 따위의 비판이 나오지 않도록 철저한 연구와 대비가 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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