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글은 오마이뉴스 2012-11-29일자 기사 '"모나리자 박근혜" vs "가식 없는 문재인"'을 퍼왔습니다.
대선후보 포스터의 소리없는 격돌..."강압", "불통" 평가는 서로 엇갈려
'3초의 예술'. 벽에 걸린 포스터가 길을 걷거나 차를 타고 지나가는 사람의 눈을 붙잡아 내용을 전달할 수 있느냐 여부는 3초 안에 결정난다. 대선 후보의 공식 포스터는 이 3초 안에 '나에게 표를 달라'고 설득까지 해야 한다.
그냥 보기엔 후보 사진 있고, 기호 있고, 구호 있는 게 다인 것 같지만, 이 몇 가지 안 되는 요소들의 크기를 조절하고 어디에 배치하는가, 포스터 속 대선 후보는 어떤 표정을 지어야 하고 배경색은 뭘로 하는가에는 치밀한 계산과 전략이 동원된다.
박근혜 - "소박한 모나리자의 미소, 과장된 건 다 뺐다"
그 중에서 가장 먼저 시선을 끄는 부분은 역시 후보의 얼굴이다. 포스터 속 박근혜 후보는 살짝 웃고 있다. 변추석 새누리당 중앙선대위 홍보본부장은 "모나리자의 미소 있죠. 약간의 미소. 그것"이라고 설명했다. 포스터 속 박 후보의 시선은 15도 정도 위쪽으로 향하면서 포스터를 보는 사람과 실제 눈빛을 교환하는 듯한 느낌이 나도록 했다.
변 본부장은 "과장되게 웃거나 위용을 주기 위한 요소를 뺐고, 조명도 많이 쓰지 않고 일반 조명에서 일반 카메라로 스냅처럼 찍었다"고 밝혔다. 변 본부장은 "대중들이 일반적으로 촬영하고 사용하는 그런 사진(처럼 보이게) 의도적으로 한 것"이라고 "후보님이 국민에게 소박하게 다가갈 수 있도록 하고 미소도 적절한 수준으로 친근하게 다가갈 수 있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문재인 후보의 포스터에 작게 쓰여 있는 학력과 경력 부분이 박 후보 포스터엔 없다. 대신 스마트폰으로 찍으면 박 후보 TV 광고와 홈페이지로 연결되는 QR 코드가 박혀 있다. 박근혜 후보가 과장되게 보일 수 있는 요소들을 모두 빼버리고, 친근감을 느낄 수 있도록 하는 데에 집중했다는 얘기다.
박 후보 사진과 배경도 전체적으로 대비(콘트라스트)가 낮아 시각적으로 부드럽게 느껴진다. 이런 부드러움은 다른 포스터들과 비교할때 박 후보의 여성성을 강조하는 효과를 낸다. '최초의 여성 대통령'이란 슬로건에 맞춰 '친근함'과 '부드러움'을 내세운 포스터인 셈이다.
문재인 - 행사 사진 활용, "있는 그대로의 문재인"
오른쪽 상단을 바라보는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 후보의 입이 굳게 다물어져 있다. 두 입은 맞닿아 있지만 엷은 미소를 띤 듯 입꼬리는 살짝 올라가 있다. 오른쪽 하단에는 '사람이 먼저다'라는 문 후보의 슬로건과 함께 캠프의 상징인 담쟁이가 그려져 있다. 왼쪽 하단에는 문 후보의 기호인 2번이 큼지막하게 찍혀 있고 그 옆에는 문 후보의 출생, 학력 등을 담은 간단한 이력이 소개돼 있다.
포스터에 쓰인 사진은 문 후보가 한 행사에 참석했을 때 모습을 찍은 걸 활용했다. 유은혜 민주당 선대위 홍보본부장은 "후보 사진은 인위적으로 연출된 사진이 아니"라며 "행사 참석 때 찍은 스냅 사진 중 하나를 택한 것으로, '있는 그대로의 문재인'의 자연스러운 모습을 담았다"고 설명했다.
그는 "박근혜 후보 포스터는 스튜디오 연출된 사진으로 보인다"며 "박 후보 포스터와 단적으로 비교할 수 있는 것이 이거다, '연출된 이미지냐 있는 그대로냐'"라고 지적했다. 유 본부장은 "연출된 이미지는 가공된 모습을 보여주는 것인데 우리는 작위적으로 만들어진 가식을 지양한다"고 덧붙였다.
문 후보도 포스터용 사진을 마련하기 위해 스튜디오 촬영을 진행했지만 문 후보가 연출된 사진을 좋아하지 않아 현장에서 찍은 사진을 택했다는 후문이다.
수많은 사진 중 입을 굳게 다문 사진을 택한 이유에 대해 유 본부장은 "대다수의 국민들이 삶의 어려움을 겪고 고통스럽게 살아가는데, 이 상황을 해결하려면 정권교체를 해야만 한다"며 "국민들의 아픔에 공감한다면 그 책임감을 느끼는 게 우선이다, 다문 입은 정권교체를 하겠다는 다짐과 책임감을 표현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문 후보가 가진 '따뜻함, 진솔함, 친숙함'을 표현해 낼 이미지를 찾는 데 주안점을 뒀다는 설명이다.
상대방 포스터에 대한 평가는 어떨까. 문재인 후보의 포스터에 대해 변추석 본부장은 "무난하게 잘 만든 것 같은데, 인물을 도드라지게 키웠더라"며 "강해보이기도 하지만 좀 강압적으로 보인다"고 평했다.
박근혜 후보 포스터에 대해 유은혜 본부장은 "박 후보는 TV 광고와 포스터 모두 자기가 보여주고 싶은 모습만 보여주고 있는 것 같다"며 "자기중심적인 불통의 모습이 드러난다"고 평가했다.
이주연(ld84)
안홍기(anong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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