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글은 미디어오늘 2012-11-18-9일자 기사 'MBC 8시 뉴스에선 박근혜가 단연 주연?'을 퍼왔습니다.
박근혜의 비판이 단일화 뉴스보다 앞…박근혜 대 문·안 1대1 “노골적 박근혜 편향”
문재인 안철수 후보의 단일화 국면에서도 유독 MBC의 뉴스에서는 박근혜 후보가 돋보였으며, 단일화 뉴스와 박 후보의 정책공약 뉴스가 1대 1의 비율로 방송돼 온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박 후보의 핵심 공약 가운데 하나인 경제민주화 정책에 김종인 경제민주화위원장의 재벌개혁 방안이 누락된 데 대해서도 MBC는 다른 방송과 달리 단순 전달하는 데 그쳤다.
지난 14일 새누리당 국회 문방위원들이 방송 3사 보도국에 압력성 항의 방문이 이뤄진 이후 KBS도 문재인-안철수 뉴스와 박근혜 뉴스의 비중을 1대 1로 맞추는 패턴이 나타나기 시작했다는 분석이 나왔다.
문재인 안철수 단일화 협상을 합의하기 전날인 지난 5일부터 18일까지 2주 동안 KBS MBC SBS의 메인뉴스 단일화 및 후보동정 소식을 분석한 결과, KBS와 SBS의 경우 주로 ‘문재인-안철수 단일화 회동 및 협상 소식 1건’, ‘여야 반응 또는 박근혜 반응 1건’, ‘박근혜-문재인-안철수 동정 1건’의 패턴으로 리포트를 해왔다. 이밖에 공약발표 등 후보동정과 정책분석도 박근혜 문재인 안철수 후보에 대해 각각 비슷한 비율로 이 두 방송은 뉴스에 배치했다.
이에 반해 MBC는 하루 2건의 관련 소식 가운데 철저하게 박근혜 대 문재인·안철수의 구도로 각각 1꼭지 씩 보도했다. MBC 뉴스데스크에서는 분석대상인 지난 6일부터 18일까지 2주 가운데 박근혜 1꼭지, 문재인·안철수 단일화 1꼭지의 원칙이 유지됐다. 2주 중에 열흘 간을 이 같은 원칙대로 방송한 것으로 나타났다.
심지어 MBC 뉴스데스크에서는 단일화 진행상황에 대한 뉴스 보다 박근혜 후보와 새누리당이 단일화를 비난하는 목소리와 박 후보의 정책공약이 늘 앞에 배치됐다. MBC는 14일 중에 6차례를 이런 식으로 편집했다. 이에 반해 KBS는 같은 기간 동안 박 후보의 단일화 비판 및 별도의 박 후보 동정 뉴스가 단일화 뉴스 보다 앞에 배치한 경우가 한 차례도 없었으며, SBS는 한차례(12일)에 불과해 큰 차이를 보였다.

지난 12일 방송된 MBC <뉴스데스크>
이 같은 패턴은 권영세 박근혜캠프 종합상황실장과 박선규 새누리당 대변인 등 새누리당에서 요구하고 있는 사항이기도 하다.
권 실장은 “단일화 회동 제의 이후부터 보도량을 시간 기준으로 분석한 결과 박근혜 대선 후보의 보도 분량이 다른 후보보다 현저히 적었다”며 “내용면에 있어 편파성도 심각한 상황”이라고 주장했다. 이 말의 기저엔 여당 후보인 박근혜에 대해 1꼭지의 리포트를 하면, 야권 후보인 문재인 안철수도 1꼭지를 해야 한다는 ‘여야 5대 5’의 기계적 균형을 맞추라는 요구가 반영돼있다.
조해진 대변인(당시 문방위 간사)을 비롯한 새누리당 문방위원 6명은 지난 14일 오후 방송 3사를 돌면서 보도책임자에게 이 같은 항의와 요구를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해 최영재 한림대학교 언론정보학부 교수팀이 지난 8일부터 14일까지 KBS MBC SBS YTN OBS의 저녁 메인뉴스 대선보도 81건에 등장한 ‘주인공’을 분석한 결과 박 후보인 경우가 15건, 문재인·안철수 공동인 경우가 13건, 안 후보인 경우가 3건인 것으로 나타났다고 언론노조 대선공정보도실천위원회가 19일 밝혔다. 이밖에 50건은 후보 전반에 대한 것이었다. 이를 두고 언론노조 대선공정보도위는 “여대 야의 비율이 15:16으로 1:1에 근접한 것”이라며 “새누리당 걱정은 ‘기우’에 불과하다. 위 기준을 그대로 적용해도 새누리당에 만족할 만한 비율로 보도되고 있기 때문”이라고 촌평했다. ‘야권 단일화’라는 초미의 관심사가 한창 전개되고 있는 상황임을 감안하면 비정상적인 비율이라고 대선공정보도위는 지적했다.
MBC 뉴스의 경우 새누리당 문방위원들이 요구하고 있는 여야 후보(박근혜 대 문재인·안철수) 1대1 구도는 이미 충실히 지켜지고 있다는 점에서 굳이 항의라는 형식을 빌어 방문할 필요가 있었느냐는 반문도 나오고 있다. 이재훈 MBC 노조 민실위 간사는 “새누리당이 원하는 뉴스의 전범을 실천하고 있는데, MBC 뉴스에 항의해 집단 방문한다는 것은 소도 웃을 일이었다”고 개탄했다.

지난 16일 방송된 MBC <뉴스데스크>

지난 17일 방송된 MBC <뉴스데스크>
단일화 뉴스 보다 이를 비난하는 박근혜 후보 또는 박 후보의 정책공약을 앞세우는 패턴 뿐 아니라 MBC 뉴스에서는 박근혜 후보의 공약에 대한 비판은 실종된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왔다.
MBC는 지난 16일 박 후보의 경제민주화 공약이 발표된 날 리포트에서 “박근혜 후보의 경제민주화 공약은 경제적 약자보호와 공정거래 질서 확립에 초점을 맞췄다”고 평가했다. 이날 핵심은 김종인 경제민주화위원장이 추진했던 순환출자 의결권 제한과 대규모 기업집단법 제정 등 재벌개혁안이 빠진 것이었는데 MBC는 이 같은 사실만 전한 뒤 강석훈 새누리당 의원의 말을 빌어 “다른 후보가 정치적 경제민주화라면 우리는 서민에 도움되는 실질적 경제민주화”라고 전했다. 박 후보 육성(싱크)도 두차례나 등장했으며, 분량도 2분이 넘을 정도로 길었으나 정작 공약의 문제를 지적하는 언급은 찾아볼 수 없었다. 이어진 문재인 후보와 안철수 후보의 공약을 하나로 묶은 리포트의 분량은 1분24초에 그쳐 양적인 균형도 제대로 갖추지 못했다는 지적이다.
이에 반해 SBS는 “야권은 물론 당내 일각에서도 기대에 못미친다는 비판이 나왔다”고 전했으며, KBS는 “김종인 위원장이 공약 발표장에도 나타나지 않았다”고 지적하는 등 경제민주화 정책의 본질을 두고 벌어졌던 내부 균열과 갈등에도 무게를 뒀다.
이재훈 MBC 노조 민실위 간사는 19일 세 후보에 대한 MBC 대선 보도를 두고 “말은 기계적으로 균형을 맞춘다고 하지만 16일 박 후보의 공약 보도를 보면 박 후보 싱크가 두 개나 들어가고 2분이 넘는 분량으로 제작한 반면, 문재인·안철수 공약은 1분20여초에 불과한 것은 기계적 균형조차 갖추지 않고 있음을 드러낸 것”이라며 “이렇게 보도하고 있는데 새누리당이 MBC에 항의방문한다는 것이 과연 말이 되는가”라고 비판했다.
이 간사는 “단일화 뉴스 전반을 보면 문재인 안철수의 단일화 협상 뉴스에선 갈등이 부각되고, 박근혜 뉴스에선 정책행보·민생행보가 강조되는 것이 주된 흐름”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최근 보도국장이 얼마전 통화에서 ‘문재인 안철수 후보가 단일화를 선언한 만큼 야권 후보 50대 여권 후보 50의 분량으로 보도하는 것이 균형잡힌 보도’라는 것이 자신의 소신이라고 밝힌 것을 두고 “자세히 들여다보면, 문재인 안철수 후보에 대해서는 단일화 뉴스가 대부분이고 뒷부분에 ‘오늘 어디를 방문했다’는 한 줄이 전부인 반면, 박 후보에 대해서는 별도의 리포트를 통째로 민생·정책행보에 나섰다는 내용으로 채운다”며 “이는 기계적 중립조차 지켜지는 것이라 보기 어렵다”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황용구 MBC 보도국장은 19일 오후 “단일화 표방 이전엔 박문안 세 후보에 대해 1대 1대 1의 비율로 보도했다. 같은 맥락에서 야권 단일화를 공표한 이상 여야 1대 1의 비율로 보도하는 것이 공정성을 확보하는 최선의 방안이라고 생각한다”며 “시간안배는 기술적인 문제로 문안 단일화 관련 아이템이 박근혜 후보보다 시간이 긴 경우가 많다”고 반박했다.
한편, 새누리당의 방송사 집단 항의방문 이후 일부 방송의 뉴스에서는 그 효과가 나타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왔다.

지난 15일 방송된 KBS <뉴스9>
KBS는 15일 밤 방송된 (뉴스9)에서 톱뉴스로 ‘문재인 “사과” 안철수 “실망”’ 등 단일화 파열음 뉴스에 두 후보의 동정을 한줄 씩 붙였다. 이어진 리포트에서 KBS는 박근혜 후보의 단일화 비판과 ‘보육교사 처우개선’ 등 대선행보를 한 꼭지로 방송했다. 문재인 안철수 1꼭지, 박근혜 1꼭지의 배치를 한 것이다.
이를 두고 KBS 내부에서도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최문호 KBS 새노조(전국언론노동조합 KBS본부) 공정방송추진위원회 간사는 16일 오후 미디어오늘과 인터뷰에서 “교묘하게 프레임이 바뀐 것”이라며 “이는 최근 새누리당의 공격과 무관치 않다”고 비판했다.
배재성 KBS 홍보실장은 “KBS는 대선에 관한한 공정성 균형성을 지키기 위해 최대한 노력해왔으며, 앞으로도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조현호·이재진·김병철 기자 | chh@media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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