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11월 19일 월요일

"GMS에 선교보다 정치가 많다"


이글은 뉴스앤조이(NEWSNJOY) 2012-11-17일자 기사 '"GMS에 선교보다 정치가 많다"'를 퍼왔습니다.
[인터뷰] 선교사회 최근봉 대표, "현장 목소리 전달 채널 없다"…지역 선교부부터 제대로

▲ GMS 사태가 1년 반을 넘어서고 있지만, 이사·임원들과 선교사들 간 갈등이 점점 깊어지고 있다. 사진은 지난 9월 6일 GMS 이사회 총회에서 사태 해결을 촉구하는 선교사회. ⓒ마르투스 구권효

대한예수교장로회 합동(예장합동) 총회세계선교회(GMS·박무용 이사장) 사태가 1년 반을 넘어서고 있다. 지난해 GMS 전 임원회의 재정 전용으로 불거진 사태는 GMS의 총체적 부실을 여실히 드러냈고, 임원들과 선교사들의 관계를 파괴했다. 내홍을 겪고 있는 상태에서 지난 9월 구성된 GMS 새 임원회에는 개혁을 외쳤던 이사들이 여러 명 포함됐다. 97회 총회 현장에서 총대들은 개혁 성향 인사들이 다수 포진된 새 임원회를 믿고 사태 해결을 맡기기로 했다.
총회 결의 후 2달이 지난 지금 사태는 봉합되고 있을까. 재정 전용에 대한 선교사들의 반발에 초강수로 대응해 온 전 임원회 때문에, 현재 면직된 선교사가 9명이다. 해임, 파송 해제 등 중징계를 받은 선교사가 70명에 이른다. 새 임원회는 선교사들의 사과를 요구하고 있다. '명분' 있는 사과를 받고 징계를 풀어 줘야 GMS의 '기강'이 바로잡힌다는 것이다.
하지만 사태의 발단을 만들었던 전 임원들은 누구 하나 징계를 받거나 책임지지 않았다. 지난 9월 GMS 이사회 총회에서는 미주연락사무소를 되팔기로 하는 대신, 선교사기금 손실액에 대한 책임을 전 임원회에 묻지 않기로 하고 앞으로 이 건에 대해 재론하지 않기로 못 박았다. 하귀호 전 이사장은 GMS 명예이사장으로 취임했고, 부이사장이었던 박무용 목사가 이사장이 됐다. GMS 이사회는 문제를 지적한 선교사에게는 가차 없는 칼을 들이댔지만, 문제를 일으킨 임원에게는 어떠한 책임도 묻지 않고 오히려 '전관예우'를 하는 모습까지 보였다.
97회 총회 사태에 가려 주목받지 않았을 뿐, GMS 사태는 여전히 진행 중이다. 대여섯 가지 소송은 대부분 무혐의로 기각됐지만, 여전히 한두 개가 남아 있다. 선교사와 이사·임원들 간 갈등의 골도 깊다. 지난 11월 6일 선교사회 최근봉 대표를 만나 선교사들이 최근 사태를 바라보는 견해와 심정을 들어 보았다.

▲ 선교사회 최근봉 대표는 전 임원회가 선교사들의 안식년여행기금을 담보로 미주연락사무소를 구입한 것에 문제를 제기하다 올해 초 면직됐다. 최 대표는 "이사회 총회에서 임명한 지역 대표를 어떻게 충분한 소명의 기회도 주지 않고 파리 목숨처럼 자르느냐"며 전 임원회를 비난했다. ⓒ마르투스 이명구

- 지난해 9월, 전 임원회를 횡령 등 혐의로 고소한 건이 재정신청까지 했는데 기각됐다.
검찰 조사에 여전히 의문점이 있지만, 더는 문제를 제기할 수 없게 돼 버렸다. 이 판결은 앞으로 GMS에 더 큰 문제가 될 공산이 크다. 지난 9월 이사회 총회에서 앞으로는 절대 선교사기금에 손대지 말자는 결의를 했지만, 사회법에서 임원들이 마음대로 집행해도 된다는 법적인 퇴로를 열어 준 거다. 이건 아주 심각한 문제다. 참담하다.
- 선교사들이 먼저 임원들을 사회법에 고소했다고 비난하는 사람들도 있다.
그런 비난은 과정을 모두 무시한 채 결과만 보고 얘기하는 것이다. 우리는 "임원들이 계속 일방통행한다면 고소하겠다"고 무수하게 경고했다. 전 임원들은 기본적으로 선교사들의 의견을 고려하지 않았다. 가령 선교사를 면직할 때도 선교사를 불러서 충분히 이야기를 듣거나 심사숙고하지 않았다. 그냥 특별조사처리위원회를 만들어서 징계했다. 이사회 총회에서 임명한 지역 대표 선교사를 어떻게 충분한 소명의 기회도 주지 않고 어느 날 갑자기 임원회 소집해서 파리 목숨처럼 자를 수 있나. 코디네이터들은 쥐도 새도 모르게 김호동 선교총무가 맘대로 잘라 버렸다. 그러면서 자신들은 적법하다 한다. 지금 GMS는 말이 안 되는 상황이 현실이 됐다.
- 선교사들은 70여 명이 징계를 당했는데, 전 임원들은 단 한 명도 징계를 받지 않았다. 오히려 이사회 총회에서는 선교사기금 손실액 책임을 전 임원회에 묻지 않기로 하면서, 이 건을 다시 거론하지 않기로 했다.
기금 전용 사태와 관련한 임원들은 다 변명으로 일관하고 선교사들만 희생됐다. 소위 선교사들과 더불어 세계 선교를 하겠다는 임원들이 선교사를 희생시키면서 선교를 하겠다는 거다. 임원들이 먼저 '우리가 희생해야지'라는 자세라면 선교사들이 따른다. 하지만 임원들은 선교사를 희생시키면서 '선교를 더 잘하겠다'는 명분을 내세우고 있다. 그러면 선교가 잘되겠나. 임원들이 선교 지역을 방문하려 하면 선교사들이 오지 말라고 한다. 리더들이 권위가 없으니 선교가 일사분란하게 진행이 안 된다. 과거를 청산하지 않고 앞으로 가자는 건 무거운 짐을 지고 있으면서 아무 말도 하지 말자는 얘기다.
- 본부와 이사들은 줄곧 선교사들을 파트너라고 말해 오지 않았나.
확실히 동역 관계는 아니다. 동역이라면 당연히 같이 이야기하고 결정하고 집행하고 협력해야 하는데, 지금 GMS 구조는 너무 일방적이다. 몇몇 사람들이 가지고 있는 권위적인 태도가 일방적인 구조를 만들었다. "선교사 중에서도 이사를 선출해 이사회 자리에서 현장을 이야기하고, 함께 정책을 개발해야 하지 않겠느냐"고 박무용 이사장에게 얘기했는데, 박 이사장은 "부목사가 당회에 들어와서 이야기하는 거 봤느냐"는 식으로 말한다. 전제부터가 틀린 거다. 그게 무슨 동역이고 파트너십인가.
어떻게 보면 이번 사태는 동역자라고 말하면서 실제로는 늘 하대하는 몇몇 임원들에게 쌓였던 불만이 밖으로 분출된 거다. 서로 기본만 갖추면 신뢰가 쌓여 충분히 시너지가 나타날 수 있다. 하지만 지금 GMS는 쌍방 소통이 안 된다. 자연스럽게 현장은 무시되고, 이사들은 현장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는 지도 모른 채 한국 상황만 가지고 계속 이야기하게 된다. 지금 GMS에는 선교사들의 이야기가 제대로 전달될 수 있는 채널이 없다. 선교사의 의견과 현장의 이야기가 잘 전달되는 채널이 마련되지 않으면 현장과 본부는 계속 서로 다른 이야기를 하게 된다.
- 선교 단체에서 선교사들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는 채널이 없다는 건 큰 문제다. 이사들이 자기 교회에서 파송한 선교사들에게도 잘 안 물어보나.
직접 전화해서 물어보는 사람들이 과연 있을지 모르겠다. 임원들 중에서 자기가 파송한 교회 선교사에게 전화해, "당신은 GMS 사태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솔직하게 얘기해 보라"고 물어본 사람이 한두 명이라도 있을까? 나는 없다고 본다. 현재 임원들이 현장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는 채널이 3부서장(본부·선교총무, 훈련원장) 외에는 없다. 결국 임원들이 듣는 이야기는 3부서장의 정보에 제한된다. 게다가 자신들이 듣고 판단하는 게 항상 최선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임원들은 선교사들이 하는 일을 이해하지 못하는 것이다.
- 지금 선교지 상황은 어떤가.

▲ 최근봉 대표는 현재 GMS 선교 현장이 엉망이 되어 버렸다고 진단했다. 그는 지역 선교부가 정착하고 있는 시기였는데, 몇몇 정치적인 임원들이 이를 가로막았다고 설명했다. ⓒ마르투스 이명구

완전히 엉망이다. 2010년부터 이사회 총회 결의에 따라 준비한 '지역 선교부' 제도를 한창 진행하고 있었는데, 본부가 기존 지부 제도를 복구하라고 하면서 선교사들도 헷갈려 하고 있다. 지역 선교부를 무너뜨리면 GMS는 10년, 20년을 퇴보하게 된다. 선교 전략을 만들었으면 시행을 하고 문제를 개선해야지, 몇몇 정치하는 사람들에 의해 물려 버리면 우스운 꼴이 된다. 그동안 지역 대표, 코디네이터 실컷 훈련시키고 정착해 가는 상황인데, 이것도 저것도 아니게 됐다.
- 지역 선교부와 지부는 어떻게 다른가.
지역 선교부의 골자는 현장 중심의 팀 제도다. GMS 선교사들은 각개전투하고 있다. 숫자만 많지, 서로 협력하고 시너지를 내는 구조가 아니다. 예를 들어 같은 지부에 있는 선교사들끼리도 후원금이 어떻게 들어오고 나가는지, 무슨 사역을 하고 있는지 모른다. 누구도 감시하고, 감독하고, 격려하고, 돌볼 수 없다. 그런데 팀 구조에서는 조금 불편한 것은 있지만 서로 사역을 점검해 주고, 어려울 때는 돕고, 무리한 사역을 진행할 때는 옆에서 누군가 제어할 수 있다.
지부 제도는, 지부장만 지역에서 반장 선거하듯이 세우고 나머지 사역은 선교사 각자 마음대로 두는 제도다. 행정적인 일만 주고받거니 하고, 서로 돌봐 주고 감시하고 문제를 조정하는 구조가 아니다. 다시 지부로 돌아가자는 건 선교사들끼리 아무도 간섭하지 말자는 말이다. 선교비 받고 쓰는 문제도 아무 간섭도 안 하고 안 받는다. 사역도 마찬가지다. 이러니 선교지에서 한 번씩 부동산 문제 같은 대형 사건들이 터지는 거다.
- 전 임원회는 왜 지역 선교부를 놔두고 지부를 복구하라고 했나.
돈 문제다. 지역 선교부에는 본부의 돈으로 예산을 배정해 줘야 한다. 원래 지역 선교부 제도는 각 지역을 강화하면서 중앙 본부를 축소하는 것이었다. 그런데 중앙 본부는 축소 안 하고, 지역 선교부를 운영하려고 하니까 생각지도 않았던 돈 문제가 불거진 거다. 자신들이 굴릴 수 있는 돈이 적어지니까 몇몇 임원들이 정치적 판단을 했다.
지난해 임원회와 지역 대표들이 모여서 지역 선교부 활성화를 위한 세미나를 했을 때는 임원회에서 먼저 예산의 30~40%까지 배정해 줄 수 있다고까지 했다. 지역 선교부는 2010년 이사회에서 결의했기 때문에, 지역 대표들은 본부가 예산 배정을 해 주는 걸로 알고 있었다. 지역 대표와 코디네이터 훈련이 계속됐고, 훈련이 무르익을 즈음 중국·실크로드·멕도부터 진행하기로 했다. 그런데 결국 몇몇 임원들의 정서에 거슬려 유야무야된 것이다. 아직까지 지역 선교부 안 한다는 결정도 안 했다.
- 97회 총회 GMS 감사 보고는 처참했다. (관련 기사 : [합동8] GMS, 감사만 받고 해결은 않고) 그러면서 현재 파송 선교사를 2200명에서 5000명으로 늘리겠다고 구호를 외친다.
세상 사람들의 방식을 답습한 결과다. 문제가 있어도 그냥 밀어붙이고 대충 뭉개고 넘어간다. 여러 사람의 의견을 수렴했는데도 잘못된 길로 갔다면, 어떤 의미에서 그 정도가 우리의 수준일 수 있다. 그런데 한두 사람, 두세 사람이 흐름을 잡고 조직을 망치는 건 문제가 크다. 지금 GMS는 두세 사람의 고집으로 상당히 저질적인 모습이 되고 있다. 선교 논리가 아니라 정치 논리가 지배하고 있다.
이런 사람들이 탁자에 앉아 무작정 선교사 5000명 파송하겠다고 한다. 지금 2200명도 긴 시간 동안 만든 건데 어떻게 5000명을 파송하나. 뚜렷한 전략도 없고 구호만 있을 뿐이다. 먼저 내실을 기하는 지역 선교부, 팀 사역부터 제대로 해서 선교사들 잘 관리하고, 좋은 리더십이 만들어지도록 해야 하는데 맘에 안 든다고 다 잘라 버렸다. 현장의 목소리는 들을 생각 않고 자꾸 갈등만 야기하는 건 선교를 하겠다는 사람들의 자세가 아니다. 

구권효 /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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