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글은 2012-11-26일자 기사 '‘부동층’에 주목한 언론들…조선은 교묘한 이간질'을 퍼왔습니다.
[뉴스브리핑]안철수 ‘사퇴’ 평가절하와 ‘백의종군’ 찬사로 나뉜 언론

제목에 항상 ‘박 vs 문·안’으로 표기되던 시기가 지나간 첫 주, 각 신문들은 안철수 대선후보 사퇴 이후 표심 향방에 주목했다. 여론조사 결과는 비슷비슷하다. 안철수 후보 지지자 가운데 절반이 넘는 사람들이 문 후보 지지로 이동한 반면 부동층이 늘어 대선의 최대변수가 됐다는 것. 세계일보 1면 톱 (朴·文 박빙…치솟은 부동층에 달렸다) 제목이 상황을 압축했다.
안 후보 지지자 50% 이상 문재인 후보로
세계일보가 안철수 대선후보 사퇴 다음날인 24일 1000명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 안 전 후보 지지층의 52.9%가 문재인 후보 지지로 흡수된 반면 26.3%는 박근혜 후보 지지로 돌아섰다. 20.8%는 특정 후보 지지를 유보했다. 지지율은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 42.5%,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 38.1%로 오차범위(±3.1%포인트) 내에서 박 후보가 4.4%포인트 앞섰다. '모름' 또는 무응답은 최근 2주간 실시됐던 박·문 후보 양자대결 조사에서 평균 8∼9%였으나 이번 조사에서 19.4%로 늘었다.

동아일보 1면에 실린 (安지지자 57% 文으로, 25% 朴으로 이동) 기사도 이런 추이를 반영한다. “안 전 후보를 지지했다고 밝힌 413명 중 ‘앞으로 문 후보를 지지하겠다’라는 응답은 57.4%였다. 25.2%는 박 후보를 지지하겠다고 밝혔고, 아직 지지 후보를 정하지 못했다는 응답은 15.4%였다”는 것. 두 후보 지지율은 박근혜 후보 45.2%, 문재인 41.8%. 오차범위(±3.1%포인트) 내에서 박 후보 우세다.
조선일보는 24~25일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를 1면 톱으로 올렸다. (安지지층 43%, 文에게 안 갔다 / 安 사퇴후 지지율 朴 43.5 文 39.9) 기사다. 추이는 동아일보와 비슷하나 제목이 튄다. 기사에 따르면 안 전 후보 사퇴 이전에 안 전 후보를 지지했다고 밝힌 사람들(32.4%) 가운데 56.9%가 문재인 후보로 옮겨갔고 박 후보로 이동한 경우는 20.5%, 아무도 지지하지 않는 부동층으로 바뀐 경우는 21.4%, 기타 후보로의 이동은 1.2%였다. 박근혜, 문재인 지지율 역시 오차범위(±3.1%포인트) 내 접전.



한겨레신문가 전한 양상 역시 1면 제목 그대로 (‘안철수표’ 51% 문재인쪽 이동 26% 박근혜로…22%는 부동표). 지지율에서는 박근혜 후보 49.8%, 문재인 후보 41.6%로 8.2%포인트 차 박 후보 우세. 흔치 않게 오차범위(±3.5%포인트) 밖에서 앞질렀다.
공식 선거운동을 하루 앞둔 이날 신문들의 대선관련 뉴스는 튀는 대목 없이 대체로 무던하다. 지난 23일 안철수 대선후보 사퇴 직후 토요일인 24일자 신문에서 어느 정도 반응과 입장을 소화한 탓도 있겠다. 해서, 이런 날은 지난 토요일자 신문을 들춰보는 것도 괜찮겠다. 1면 톱 제목들이다.
오, 안철수! / 후보직 사퇴…"백의종군 하겠다" (경향신문)
"정권교체 위해 백의종군" 안철수 후보 사퇴 (국민일보)
안철수 사퇴…朴-文 맞대결 구도로 (동아일보)
안철수 "정권교체 위해 백의종군" 후보 사퇴 (서울신문)
안철수 전격 사퇴…대선 朴·文 대결구도 (세계일보)
安 66일만에 사퇴…이젠 朴·文 양자대결 (조선일보)
안철수 사퇴…박근혜·문재인 대결로 (중앙일보)
안철수 "정권교체 위해 백의종군" (한겨레신문)
안철수 전격 사퇴 "정권교체 백의종군" (한국일보)
안철수 사퇴, ‘격한 호평’-‘평가절하’ 엇갈려
제목이 ‘안철수 사퇴’로 끝나는지, ‘백의종군’을 부각시켰는지가 키워드다. 물론 ‘백의종군’에는 보다 우호적인 평가와 문재인 후보 지지에 대한 기대가 깔려있다. 분석부터 다르다. 1면 제목에 이어 ‘백의종군’에 무게를 둔 사례를 보자.
꿈 미룬 ‘새정치 아이콘’…안철수式 양보로 신선한 충격 (국민일보 2면)
“단일화 약속 소중한 가치”…안철수, 두번째 ‘통큰 양보’ (한겨레신문 3면)
“대립 계속땐 공멸” 우려…‘통 큰 결단’으로 다음을 기약한 듯 (한국일보 4면)
한겨레신문은 소개한 기사 외에도 5면 (‘백의종군’ 무슨 역할 할까 / 정권교체 한 축 담당…수도권·젊은층 지원유세 나설 듯), 6면 (새정치 기치 걸고 뛴 66일, 단일화 진통 겪자 ‘결단’), 7면 (“당신이 진정한 거인” 격려·아쉬움 교차)와 사설에 이르기까지 긍정과 호평이 주된 기조였다. 입장을 떠나 한겨레신문의 의미 부여는 과잉의 여지가 있어 보인다. 반면 1면 제목을 ‘사퇴’로 끝낸 신문들의 분석은 다르다.
안, 단일화 수싸움에 실망…지지율 하락도 영향 미친 듯 (동아일보 2면)
安, 여론조사 하향세·TV토론도 실패…대선레이스 ‘名退’ (조선일보 2면)
안철수, 지지 하락세에 협상 막히자…명분 살려 퇴진 (중앙일보 3면)
사설에서도 편차는 계속된다. 한겨레신문 사설 (안철수의 ‘아름다운 양보’, 헛되지 않게 하라)는 “이번 대선에서 야권 진영의 주연은 결코 단일화된 후보 한 명만이 아니다. 문재인-안철수 두 사람이 공동주연이 돼야 한다”며 “애초 계획했던 공동의 정책과 공약 발표, 차기 국정운영의 역할 분담, 공동선대위 구성 등의 과제들을 계속 추진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경향신문 역시 (‘안철수 양보-문재인 후보’로 막 내린 야권 단일화) 사설에서 “안 후보의 결단은 기존의 정치 문법을 뛰어넘었다”며 긍정적인 평가를 내렸다.
반면 동아일보는 사설 (‘안철수 현상’ 감당 못한 설익은 안철수 정치의 좌초)에서 “정치인으로 변신하기 위한 치밀한 준비 없이 대선을 불과 석 달 남겨두고 출마 선언을 하는 것으로는 대통령의 꿈이 불가능했음을 진작 깨달았어야 했다”고, 중앙일보는 (이제부터라도 대선다운 대선을) 사설에서 “안철수의 사퇴는 혼란과 비상식의 클라이맥스다”라고 평가 절하했다. 이런 경우 어느 신문의 입장이 더 타당하다고 평가하는 건 적절해보이지 않는다. 다만, 두 입장 모두 ‘깨어있는 독자’들의 수준을 너무 낮게 보는 것 같다.
이 와중에 종편은…눈물겨운 자기 회사 깨알홍보
사족 브리핑. 월요일 자를 보다보면 항상 눈에 걸리는 게 조선일보, 동아일보 등의 자사 종편 홍보다. 어지간하면 지나치겠는데, 참 끈질긴 면이 있다. 먼저 동아일보 2면에 실린 (채널A 메인뉴스 3.4% 종편 보도 최고시청률) 기사. “오후 9시 40분∼11시 12분에 방영된 채널A의 메인뉴스 ‘뉴스A’가 23일 종편TV 최초로 뉴스시청률 3% 벽을 깨고 3.413%를 기록했다”는 소식이다. 이 신문은 “지난해 12월 1일 종편 개국 이래 이 시간대 지상파를 처음 앞질렀다”고 했다.
이번엔 조선일보 2면 조선 주말 하루 평균 시청률, 지상파 포함 5위> 기사. “TV조선이 24일 하루 전체 평균 시청률 1.235%(AGB닐슨 수도권 유료가구)를 기록, 지상파를 포함한 전체 채널 순위에서 MBC(6.929%), SBS(6.369%), KBS2(5.748%), KBS1(5.153%)에 이어 5위에 올랐다”고 한다. 시청률을 소수점 세 자리까지 챙기는 건 종편 출범 이후 생긴 새로운 ‘기사 문화’다. 지칠 줄 모르는 깨알 홍보가 눈물겹다. 참고로 동아일보 기사에서 전한 다른 종편 메인뉴스 시청률은 JTBC 1.7%, MBN 1.5%, TV조선 1.4%. 조선일보가 소개한 다른 종편 시청률 순위는 6위 MBN 1.180%, 7위 jTBC 1.025%, 10위 채널A 0.756%. 속된 말로 ‘도찐개찐’이다. 부스러기라도 더 쓸어 담고 싶은 마음, 이들 신문이 TV토론 없는 대선에 대해선 ‘전선 없이’ 목청을 높이는 이유가 있다.
뉴스브리핑팀 / 김상철 | webmaster@mediau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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