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글은 경향신문 2012-11-02일자 기사 '새누리 지도부 함구령 속 “투표시간 연장 받아야한다” 주장도'를 퍼왔습니다.
ㆍ“반드시 불리할 것 없다” 정면돌파론도
새누리당은 2일 야권의 투표시간 연장 공세에 입을 다물었다. 선대위 대변인의 논평만 있었을 뿐 철저히 언급을 삼갔다. 대신 박근혜 대선 후보의 장점을 부각하는 ‘여성 대통령’ ‘경제위기 극복 지도자’ 등의 말만 되풀이했다. 김무성 선대위 총괄본부장이 투표시간 논쟁은 국회 차원으로 미루고, 일절 대응하지 않는 것으로 교통정리를 했다는 전언이다.
하지만 새누리당 내부에서도 이미 투표시간 연장론이 제기됐고, 지금도 아예 정면돌파하자는 목소리들이 나온다. 투표시간 연장이 불가피한 데다 반드시 불리할 것도 없다는 이유 때문이다. 투표시간 연장 이슈화를 막으려 ‘침묵·무시’로 방향을 잡은 지도부 방침이 계속 유효할 수 있을지는 회의적이다.
박선규 선대위 대변인은 이날 MBC 라디오 인터뷰에서 “투표시간 연장 문제와 또 이른바 먹튀방지법에 관해선 국회에서 여야 간 머리를 맞대고 논의해야 할 사안이지, 국민을 상대로 선전전을 할 사안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선대위 지도부 방침대로 투표시간 연장 논쟁을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차원으로 미룬 것이다. 이는 “법 문제라서 국회에서 여야 간 논의하고 합의해야 한다”(1일 대학 학보사 연합 인터뷰)는 박 후보의 입장과도 보조를 맞춘 것이다.

‘청년노동광장’ ‘네가지없는대학생모임’ 등 시민단체 회원들이 2일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투표시간 연장을 요구하는 108배를 하고 있다. | 박민규 기자
문제는 국회 논의 과정에서 새누리당이 내부 투표시간 연장 찬성 목소리까지 누르며 무산시킨 전력이 있다는 점이다. 국회에서 논의하자는 주장이 옹색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
지난 9월18일 국회 행안위 법안심사소위에서 유승우 새누리당 의원은 투표시간을 오후 8시까지로 연장하는 공직선거법 개정안에 찬성했다. 유 의원은 당시 “지금 투표율이 떨어지는데 투표란 기본권이자 의무다. (투표를 포기하는 것에) 벌금을 물리면 안되느냐”고까지 했다. 하지만 새누리당 소속 고희선 소위원장이 의결을 무산시키면서 지금까지 미뤄졌다.
이 때문에 새누리당 내부에서도 ‘투표시간 연장’을 받는 것이 불가피하다는 말이 나온다. “인터넷 여론에서 보면 투표시간 연장 문제는 ‘10 대 빵(0)’으로 진다”(선대위 관계자)는 전언대로 ‘투표율 제고, 참정권 확대’라는 명분을 넘을 수 없다는 것이다.

비주류 이재오 의원은 지난달 23일 트위터에 “투표시간 연장을 당파적 시각으로 볼 일이 아니다. 유불리를 따질 것이 아니라 한 사람이라도 더 많이 투표할 수 있다면 그것이 좋은 것이라고 생각한다”는 글을 올렸다.
김용태 의원도 2일 경향신문과의 통화에서 “투표율 제고 차원에서 투표시간 연장을 전향적으로 검토해야 한다. 거부할 명분이 없다”며 “투표율 제고를 위한 몇 가지 입법을 함께해야 한다”고 밝혔다. 선대위 한 관계자도 “개인적으론 투표시간 연장에 찬성한다. 결국엔 받아야 하지 않나 싶다”며 “시간 연장을 받고 대신 나이 드신 분들이 투표하기 편리하도록 장소 문제를 좀 해결하는 걸로 타협해가는 게 어떨까 싶다”고 말했다.
캠프에선 내부적으로 투표시간 연장을 포함해 투표일의 법정공휴일 지정, 투표소 확대 등 투표율 제고 방안을 논의하자고 먼저 야권에 제안하는 안을 마련해 박 후보에게 보고까지 했다. 민주통합당 문재인 후보가 ‘먹튀방지법’(정당보조금 환수)을 받을 것으로 전망됐을 때였다.
선대위 핵심 관계자는 “행안위에서 투표율 제고 방안을 논의하자고 공개적으로 밝혀야 한다. 지금도 그 전략은 유효하다”고 말했다.
김광호·이지선 기자 lubof@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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