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11월 26일 월요일

후쿠시마 피해추정액 121조원, 이래도 ‘원전’ 할텐가


이글은 미디어오늘 2012-11-25일자 기사 '후쿠시마  피해추정액 121조원, 이래도 ‘원전’ 할텐가'를 퍼왔습니다.
[미디어 초대석] 원전의 ‘불편한 진실’

지난 16일 김황식 국무총리는 담화문을 통해 ‘겨울철 전력수급 안정대책’을 발표했다. 한마디로 요약하면 올 겨울에 전력난이 우려되니 국민들이 절전을 해 달라는 것이다.
그와 함께 김 총리는 담화문의 상당부분을 할애해서 원전을 옹호하는 발언을 했다. 그는 우리나라의 원전기술이 세계 최고라면서 원전은 안전하다고 주장했다. 최근 위조부품 공급, 핵심부품 균열 등의 문제로 가동중단중인 원전을 연말까지는 재가동시키겠다는 뜻도 밝혔다. 또한 ‘원전을 폐기하면 전기요금이 오른다’며 원전만이 유일한 대안이라고 말했다. 김 총리의 담화문 내용을 보면 겨울철 전력수급 대책에 대해 얘기하기 위한 담화문이 아니라 핵발전(원전)을 옹호하기 위한 담화문으로 볼 수밖에 없다.
그러나 한국의 원전은 심각한 상황이다. 최근 드러난 사실들을 보면 원전의 안전관리는 허술하기 짝이 없다. 안전이 생명이라고 할 수 있는 원전에 중고부품·짝퉁부품·위조부품이 공급됐다. 울진4호기의 경우에는 검증되지 않은 업체의 제품(증기발생기 전열관)을 사용했다가 세계에서 최단기간에 파열사고가 일어나기도 했다. 영광3호기의 경우에는 원자로의 핵분열을 제어하는 ‘제어봉 안내관’이라는 핵심부품에서 균열이 발생했다. 수명이 끝난 고리1호기는 수명을 연장해서 가동 중이고, 곧 수명이 끝나는 월성1호기도 수명을 연장하려 하고 있다.

©연합뉴스

그러나 객관적인 사고확률로 보면 원전은 안전하지 않다. 전세계에 430개 남짓한 원전이 가동 중에 있는데 세 번의 초대형 사고가 났다. 자동차 430대 중에 3대가 폭발했다면 그 차종은 폐기처분됐을 것이다. 게다가 우리나라는 원전 밀집도가 세계 1위이다. 좁은 국토에 원전을 마구 지었기 때문이다. 그만큼 사고위험도 높다.
따라서 원전은 안전하지 않다. 이것이 진실이다. 언론은 정부의 보도자료에 의존할 것이 아니라 원전의 위험성에 대해 제대로 알려야 한다. 원전에서 사고가 나면 그것은 우리가 감당할 수 없는 재앙이 된다. 일본 후쿠시마의 경우에는 사고로 인한 피해 추정액이 121조원을 넘어섰다. 이 피해를 일본 국민들이 세금과 전기요금 인상으로 감당하게 됐다.
국토면적이 좁은 우리나라의 경우에는 어디서 사고가 나더라도 수백만 명이 삶터를 잃고 국가재정은 파탄 나게 될 것이다. 이런데도 안전성이 검증되지 않은 원전을 가동하고, 새로운 원전을 더 짓는다는 것은 상식적으로 이해할 수 없는 일이다.
게다가 원전은 경제적이지도 않다. 수명이 끝난 원전은 거대한 방사능덩어리이다. 이것을 해체하려면 1개당 20년에서 30년의 시간과 1조원에서 2조원 이상의 돈이 들 것이다. 또한 원전 안에는 발전에 쓰고 난 ‘사용후 핵연료’가 쌓이고 있다. 이것을 10만년 이상 보관해야 한다. 이런 비용까지 감안하고 사고위험을 고려한다면 원전은 가장 비싼 에너지이다. 
원전이 가진 또 다른 문제점은 송전탑이다. 원전에서 생산된 전기를 대도시로 끌고 오기 위해 곳곳에 초고압 송전탑을 짓고 있다. 보상금도 제대로 주지 않고 땅을 강제수용해서 송전탑을 짓고 있다. 이 문제 때문에 시골의 할머니들이 노숙을 하고, 가파른 산비탈을 오르내리며 몇 년째 반대운동을 하고 있다.
지금 얘기한 것은 모두 진실이다. 불편한 진실이다. 그러나 진실을 보도해야 할 많은 언론들이 외면하고 있는 진실이다. 그러나 진실을 알고 나면 누구나 ‘원전은 하루빨리 중단해야 한다’고 생각할 것이다. 
그러면 전력난은 어떻게 할 것이냐고 물어보는 사람이 있다.

하승수·녹색당 공동운영위원장・변호사

전력난을 풀려면 전체 전기소비의 53%를 차지하고 있는 산업용 전기소비를 줄여야 한다. 그 방법은 전기를 많이 사용하는 대기업들에 대해 강력한 조치를 취하는 것이다. 일본의 경우에는 후쿠시마 사고 이후에 전기사업법에 있는 ‘전력사용제한령’ 제도를 활용해서 대기업들에게 15%의 전기 수요감축을 명령했다. 우리나라의 경우에도 이런 조치가 필요하다. 또한 대기업들의 경우에는 전기를 자체적으로 조달하는 자가발전을 일정 비율 이상 하게 만들 필요도 있다. 
그동안 원가 이하로 산업용 전기를 공급해서 대기업들에게 매년 수천억·수백억원에 달하는 이익을 줘 온 것도 문제이다. 대기업들의 산업용 전기요금을 50% 정도 올려야 한다. 그러면 전기수요를 줄일 수 있다. 장기적으로는 독일처럼 태양광·풍력·지열 등 재생에너지를 늘려야 한다. 독일은 이미 전기의 20% 이상을 재생에너지로 충당하고 있다. 앞으로 재생에너지 비중을 50% 이상으로 늘린다는 계획이다. 이런 사례를 보면 우리도 더 이상 원전에 의존할 이유가 없다. 

하승수·녹색당 공동운영위원장・변호사 | media@media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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