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10월 20일 토요일

MBC노조에게 민영화를 묻는다


이글은 미디어스 2012-10-19일자 기사 'MBC노조에게 민영화를 묻는다'를 퍼왔습니다.
[기자수첩]

공영방송 MBC의 상태는 정상이 아니다. 하지만 모든 것을 김재철 사장 탓만으로 돌릴 수  없다는 판단이다.
매각 대상이 주체가 돼 민영의 옷을 입으려고 한다. MBC 김재철은 이를 지배구조 개편이라는 말로 포장했다. 지배구조 개편은 과정을 설명하는 것일 뿐 목적한 바는 어디까지나 민영화다. 성장의 밑바탕이었던 공영방송 체제는 이제 MBC에게 시효가 지나도 한참 지난 구시대의 산물인 셈이다. ‘이게 비단 김재철 사장뿐이겠는가’라고 MBC 구성원 모두에게 묻는다. 
MBC 출신 신경민 민주통합당 의원의 지적대로 김재철의 민영화는 ‘임기를 끝까지 마치겠다는 얄팍한 꾀’다. 하지만 동의하면서도 덧붙일 내용이 상당하다. 김재철은 MBC 내면에 숨겨져 온 민영화라는 판도라의 상자를 열어젖힌 것뿐이라는 지적이 가능하다. 그와 추종세력에게 공영방송 체제는 이제 MBC가 먹고사는 데 귀찮고 버거울 뿐이다. 그럼 나머지 구성원들에게 ‘공영방송 피로감’이 없다고 말할 수 있는가.


지난 12일 MBC노조는 ‘MBC 민영화는 국민들의 합의로 추진되어야 한다’라는 제목의 성명을 발표했다. 민영화 반대가 아니라 국민들의 합의를 내세웠다. 민영화가 싫지는 않은 모양이다. 다만 김재철이 추진하는 민영화를 반대하는 것으로 보된다.
“김재철에게 분명히 경고한다. 공영방송 MBC의 민영화는 국민들의 합의에 따라 추진되어야 할 사안이다. 현재의 방문진 체제는 1987년 민주화 이후 여야가 국민들의 뜻을 받들어 만들었다. 그런데 온갖 부정과 비리의 온상으로 퇴진압력을 받고 있는 김재철이 최필립 이사장과 밀실에서 추진하는 것은 용납할 수 없다”
MBC노조 성명의 한 대목이다. MBC노조의 민영화에 대한 생각을 분명하게 확인할 수 있다. 김재철의 밀실 추진은 안 된다는 얘기,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그들은 방문진 체제를 ‘1987년 민주화 이후 여야가 국민들의 뜻을 받들어 만들었다’고 강조했다. MBC 방문진 체제가 87년 민주화의 성과라는 점은 인정한다.
국민들의 뜻을 여야가 받들었다는 강조점에 대해서는 다른 판단이 있을 수 있다. KBS가 보유한 MBC 주식 지분을 방문진을 만들어 갖게 하는 게 방문진 체제의 핵심 골자다. 물론 민주화라는 열린 공간이었기에 가능했을 것으로 판단된다. 그 당시 MBC의 바람은 KBS로부터 독립하고 싶은 것이고, 그것이 방문진 체제로 이어진 것이다. 그때와 비교해 지금 MBC노조의 바람은 국민 합의에 의한 민영화 추진이다.
이런 방문진 체제도 약효를 다했는지 MBC노조는 ‘민영화는 국민들의 합의에 따라 추진돼야 한다’고 이야기하고 있다. 
김재철과 MBC노조, 서로 서있는 위치만 다를 뿐 생각이 엇비슷했던 적이 이번 한 번만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미디어렙법 논란에서 노조를 비롯한 MBC 구성원은 공영렙에 지정되면 죽는다고 아우성이었다. 
하지만 파업 영향으로 MBC, 시청률이 하락했는데 먹고사는 데 끄떡없다. 아이러니하게도 공영렙 때문이다. 공영렙에 지정되면 죽는다고 했는데 공영렙 때문에 먹고사는 처지다. 이게 무슨 웃지 못할 해프닝인가.
현재 김재철을 떠받치고 있는 MBC 체제는 끄떡없다. 이게 무엇을 말하는 것인지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 
언제나 그랬듯이 MBC가 자신의 운명을 스스로 개척하기를 빌 뿐이다. 잘못 개척하면 비판의 화살을 MBC를 향해 날리는 많은 시민들을 마주할 가능성이 높다.

안현우 기자  |  adsppw@mediaus.co.kr

댓글 없음: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