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글은 미디어스 2012-10-01일자 기사 'MBC가 '안철수 논문 표절'의혹 단독 보도했는데'를 퍼왔습니다.
안 후보 측 "전혀 사실 무근, MBC 책임져야 할 것"
1일 MBC 뉴스데스크가 ‘단독보도’라며 “무소속 안철수 후보의 박사 학위 논문이 다른 교수의 논문을 상당부분 표절했다”고 전했다. 안철수 후보 측은 “MBC의 보도는 전혀 사실이 아니며 MBC는 이에 대한 분명한 책임을 져야할 것”이라고 강력 반발했다.

▲ 1일자 MBC 뉴스데스크는 “단독취재”라며 “안철수 후보의 박사 학위 논문이 표절 의혹에 휩싸였다”고 보도했다. 하지만 MBC의 표절 의혹 제기는 표절 여부를 판단한 주체가 불분명하며 당사자인 안 후보 측에게 확인조차 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MBC 뉴스 화면 캡처
MBC “경력의 출발점, 파문 클 듯”
추석 연휴 마지막 날인 1일 MBC 뉴스데스크는 3번째 꼭지로 ‘단독취재’라는 이름을 붙여 “박사논문 표절 의혹”이라는 제목의 리포트를 보도했다. 권재홍 앵커는 “무소속 안철수 후보의 박사 학위 논문이 다른 교수의 논문을 상당부분 표절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며 “의학박사 학위가 사실상 안철수 후보 경력의 출발점이어서 사실로 드러날 경우 파문이 커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진 리포트에서 MBC는 안철수 후보가 지난 1990년 서울대에 제출한 박사학위 논문과 2년 앞서 박사학위를 받은 서울대 서 모 교수의 박사 논문을 비교하며 “서 교수 박사논문 20페이지와 안 후보 박사논문 14페이지에서 안 후보가 인용 출처를 표기하지 않은 채 서 교수가 실험 결과를 설명하는 부분을 거의 옮겨 쓰다시피 했다”고 보도했다.
또한 “서 교수 논문 22페이지와 안 후보 논문 17페이지”, “볼츠만 곡선을 유도하는 설명에서 유도식을 서 교수 논문에서 거의 복사 수준으로 베꼈다”고 지적했다. MBC는 “표절로 볼 수 있는 서술이 3페이지에 걸쳐 계속됐다”고 주장했다.
이와는 별도로 MBC는 “안 후보가 참여한 연구팀이 또 다른 후배의 1992년 논문을 베껴 써서 한국과학재단의 연구비를 받아 착복했다”는 의혹도 제기했다. MBC는 안 후보가 연구조원으로 참여한 연구팀의 논문이 “서울대 한 대학원생의 석사논문과 서론부터 구문 하나하나가 동일하다”고 지적했다.
MBC는 논문 표절 의혹과 관련해 “안 후보 측이 후보와 논의해 입장을 내 놓겠다”고 전해, 안 후보 측이 사실상 내용을 인정한 것과 같은 뉘앙스를 전했다. MBC는 “의학박사 학위는 사실상 안철수 후보 경력의 발판”이라며 “안 후보가 의혹을 확실하게 해소하지 못할 경우 박사 논문 표절 의혹이 이번 대선가도의 큰 변수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강조했다.
안 후보 측 “보도 1시간 전 확인 전화한 MBC 책임져야 할 것”
하지만 MBC의 이러한 보도에 대해 안 후보 측은 즉각 강력히 반발했다. 안철수 후보 측은 페이스북에 개설한 공식 대변인실 계정 (AHN’S SPEAKER)을 통해 MBC의 단독보도 경위까지 자세히 밝히며 MBC의 보도를 조목조목 반박했다.

▲ MBC의 이러한 보도에 대해 안 후보 측은 즉각 강력 반발했다. 안철수 후보 측은 페이스북에 개설한 공식 대변인실 계정 을 통해 MBC의 단독보도 경위까지 자세히 밝히며 MBC의 보도를 조목조목 반박했다. 안철수 후보 대변인실 페이스북 화면 캡처.
안 후보 측에 따르면 MBC의 새누리당 출입 기자가 1일 저녁 8시 경에 다른 기자를 통해 유민영 대변인에게 보도 내용을 확인하기 위해 취재를 시도했다. 이에 유민영 대변인은 8시 45분경에 서울대 의과대학 생리학교실 주임교수 이석호 교수의 의견을 전달한 후 ‘보도 내용은 사실이 아니며 만약 보도할 경우 MBC는 이에 대한 분명한 책임을 져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 안 후보 측은 MBC가 제기한 논문의 경우 “폐간된 저널이어서 내일(2일) 오전에야 확인해 볼 수 있는 상황이라고 전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안 후보 측은 “해도 해도 너무 한다. 묵과할 수 없다. 방송 1시간 전에야 대신 취재 전화를 하고 그 내용에 대해서 정확한 사실 답변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안 후보와 논의 후 답변하겠다’는 전혀 언급되지 않은 거짓말을 마치 공식 답변인양 보도했다”고 규탄했다.
안 후보 측은 이어 “중간에 내용을 전달한 기자에게도 확인한 결과 안 캠프의 누구도 위와 같은 말을 한 적이 없다”며 “사실을 확인해 보지 않은 철저한 왜곡이고 캠프에 대한 취재 내용도 명백한 거짓”이라고 강조했다.
안 후보 측은 “조금만 알아보면 누구나 알 수 있는 내용임에도 사실을 이렇게 보도하는 이유가 무엇이냐”며 “언론이 언론이기를 포기할 때에야 이렇게 무책임하고 편향적인 보도가 나올 수 있다”고 비판했다. 안 후보 측은 MBC와 해당 기자를 향해 방송을 통한 공식 사과와 책임을 요구했다.
안 후보 측은 MBC가 제기한 논문 표절 의혹과 관련해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생리학교실 이석호 주임교수의 견해를 전했다. 이석호 교수는 “서로 다른 생물학적 현상에 같은 물리학적 원리를 적용한 것을 표절이라고 볼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석호 교수는 “MBC측에서 문제 삼는 볼츠만곡선은 19세기 통계물리학자인 Ludwig Boltzmann이 정립한 물리학적 원칙으로 뉴튼의 만유인력의 법칙과 비견되는 물리학적 법칙”이라며 “자연현상의 해석에 뉴튼의 원리를 적용할 때마다 그의 저서인 Principia를 인용하지 않듯이 볼츠만의 원리를 적용할 때 인용문을 달지 않는 것이 관례”라고 설명했다. 또한 “두 논문은 심장세포에 존재하는 세포막을 통한 전혀 다른 종류의 이온흐름에 같은 통계물리학적 원리를 적용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MBC 보도는 새누리당 작품?
지난 총선 새누리당 문대성 후보의 논문 표절 판정 이후 정치인의 논문 표절에 대한 대중적 기준이 높아진 상황에서 MBC가 제기한 안 후보 논문 표절 의혹이 어떤 결과를 낳을지 주목된다. MBC가 지적한대로 논문 표절 혐의가 있다면 안 후보 측은 돌이킬 수 없는 ‘타격’을 입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안 후보 측의 해명대로 MBC가 ‘묻지마 폭로’ 수준의 보도를 한 것이라면 MBC는 피하기 어려운 부메랑을 기다려야 할 것으로 보인다.
MBC의 보도에는 몇몇 석연찮은 대목이 눈에 띈다. 우선, 논문 표절 여부를 누가 검증한 것인지에 대한 언급이 전혀 없다. 논문 표절 판정에는 객관적이고 권위 있는 판정이 필수적인데 MBC의 1일 보도에는 외부 전문가의 코멘트가 전무하고 의혹 제기의 주체가 누구인지에 대한 언급이 전혀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MBC는 ‘의혹이 제기됐다’는 서술로 전달자적 입장을 취했다. 따라서 결국 MBC는 논문 표절 여부를 어떻게 검증한 것인지를 분명히 밝혀야 하는 상황이다.
또한 안 후보 측의 지적대로 당사자에 대한 확인이 전무한 상황에서 의혹제기 보도가 편성된 것 역시 성급했던 것으로 보인다. 이는 언론의 가장 기본적인 사실 관계 의무를 져버린 것으로 MBC가 이미 뉴스의 방향을 정해놓고 안 후보 측에 요식적으로 전화 한 통 걸었던 것이 아닌가 하는 추정을 가능하게 한다.
더욱이 안 후보 측의 해명에 따르면 이번 보도는 새누리당 출입 기자에 의한 것이다. 지난 번 안 후보 ‘다운계약서’ 유출이 새누리당에 의한 것이었다는 점에서 새누리당의 ‘오더’를 받아 MBC가 안 후보를 공격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될 수 있을 것으로 예측된다.
현재 MBC 뉴스의 편향성 논란이 뜨거운 상황이다. 만약, MBC의 안 후보 논문 표절 의혹 단독 보도가 사실이 아니라 안 후보를 겨냥한 맞춤형 네거티브였던 것으로 드러날 경우, MBC 뉴스는 이번 대선에서 사실상 생명력을 잃어버릴 것으로 보인다.
김완 기자 | ssamwan@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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