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글은 시사IN 2012-10-22일자 기사 'MBC 신뢰도, 2년만에 ‘3분의1 토막’'을 퍼왔습니다.
언론매체 신뢰도 조사 결과 MBC의 신뢰도가 2년 만에 3분의 1로 떨어졌다. 가장 신뢰하는 매체로 KBS가 꼽혔고, 다음으로 (한겨레) (조선일보) YTN 순이었다. (조선일보)는 불신도 1위로 나타났다.
(시사IN)은 2007년 9월부터 올해 10월까지 네 차례에 걸쳐 ‘언론 신뢰도 조사’를 했다. ‘한국 언론매체 중에 가장 신뢰하는 매체를 순서대로 두 개 꼽는’ 방식이다. 그간의 조사 결과를 보면, 응답자들은 대체로 인쇄 매체보다 방송 매체를 신뢰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KBS와 MBC의 신뢰도가 높았다. 그런데 올해 조사 결과는 예년과 달랐다. 2012년 가장 신뢰하는 언론매체(1순위 응답 기준)로는 KBS(20.7%)가 꼽혔다. 다음으로 (한겨레)(13.5%), (조선일보)(9.4%), YTN(8.9%), MBC(6.9%) 순이었다.
가장 두드러진 것은 ‘MBC의 신뢰도 저하’ 현상이다. 이전 조사와 추이를 비교해보면 결과가 확연히 드러난다. 2010년 조사에서 ‘MBC를 신뢰한다’는 응답은 18.0%였는데(1순위 응답 기준), 이번 조사에서는 6.9%로 11.1%포인트가 떨어졌다. 복수 응답을 기준으로 했을 때도 마찬가지다. 31.1%에서 17.4%로 13.7%포인트 감소했다.

ⓒ뉴시스 2010년 3월 MBC 김재철 사장(가운데)이 노조의 출근 저지에 막혀 발길을 돌리고 있다.
MBC 신뢰도 18%에서 6.9%로 하락
2007년 9월 처음 조사했을 때만 해도 일반인이 꼽는 신뢰도 1위 매체는 단연 KBS였다. 당시 KBS의 신뢰도는 27.3%로 2위에 오른 MBC와는 그 격차(11.2%포인트)가 컸다. 그러다가 2009년과 2010년 조사에서는 근소한 차이이긴 하지만 ‘MBC를 신뢰한다’는 응답이 ‘KBS를 신뢰한다’는 답변보다 많이 나왔다(2009년 MBC 19%-KBS 18.4%, 2010년 MBC 18%-KBS 17.8%). KBS에 이병순·김인규 사장이 취임한 후 끊임없이 공정성 시비가 불거진 탓이 컸다. 누리꾼 사이에 KBS는 ‘김비서’로 불리고, MBC는 ‘마봉춘’이라는 친근한 애칭으로 통했다. 그러던 것이 겨우 2년 만에 상황이 뒤바뀌었다. KBS의 신뢰도가 높아져서라기보다는 MBC의 신뢰도가 ‘추락’하면서 격차가 확 벌어졌다.
정연우 한국언론정보학회장(세명대 교수·광고홍보학과)은 ‘김재철 효과’로 이를 설명했다. 그는 “2009년만 해도 조·중·동에 대한 거부감이 높고 MBC는 (PD 수첩)이나 뉴스 보도가 괜찮다는 인식이 강했다. 그런데 김재철 사장의 기행이 이어지고, 그의 퇴진을 요구하며 노조가 170여 일 동안 장기간 파업을 하면서 결국 신뢰도 저하로 이어졌다”라고 말했다.
MBC의 추락세는 ‘가장 신뢰하는 방송 프로그램’을 묻는 질문에서도 나타난다. ‘TV 프로그램뿐만 아니라라디오 프로그램까지 포함해 가장 신뢰하는 프로그램’을 물었다. KBS (뉴스9)를 꼽는 이가 가장 많았는데(21.5%), 이 조사 결과에서도 이전 조사에서 비교적 응답이 많았던 MBC 프로그램이 하락세를 보였다. MBC (뉴스데스크)는 2007년에 신뢰도가 14.7%에 이르렀는데, 꾸준히 하락세를 보이더니 이번에는 5.8%로 낮아졌다. (PD 수첩)의 경우 2010년에 ‘가장 신뢰하는 프로그램’ 2위(11.8%)였는데, 이번에는 신뢰도 2.3%로 곤두박질쳤다.

(뉴스데스크) (PD 수첩) 신뢰도도 곤두박질
이들 프로그램과 관련해서는 안팎으로 비판이 일고 있다. 10월11일 언론개혁시민연대(언론연대)가 (대선보도, 이대로는 안 된다)라는 토론회를 열었는데, 전규찬 한예종 교수(언론연대 대표)는 “MBC (뉴스데스크)는 ‘데스크 뉴스’다. 최근 안철수 후보의 논문 표절 의혹을 제기한 보도는 악의적이고 비상식적이다. 그런 보도를 하고도 둔감한 것을 보고 심각성을 느껴 이런 토론회를 마련했다”라고 말했다.
이 자리에 참석한 정영하 전국언론노조 MBC본부 위원장은 그동안 노조에서 제기했던 여러 불공정 보도를 사례로 들었다. MBC 노조는 지난 7월18일부터 9월23일까지 (뉴스데스크)와 타사 뉴스 프로그램(KBS [뉴스9], SBS [8뉴스])이 박근혜 후보와 안철수 후보에 대한 검증 보도를 얼마나 했는지 정량적으로 분석했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KBS는 박근혜 후보에 대해서는 총 483초, 안철수 후보에 대해서는 262초를 다루었다. SBS는 박근혜 후보 검증에 632초, 안철수 후보 검증에 337초를 할애했다. 두 방송 모두 검증 보도 비율이 ‘박근혜:안철수=2:1’에 가깝다. 그런데 MBC (뉴스데스크)는 박근혜 후보의 과거사 인식 문제에 대해 357초를, 안철수 후보의 개인 문제에 대해서는 584초를 다루었다.
정영하 MBC노조 위원장은 “방송 3사의 보도가 크게 다르기 어려운데, MBC (뉴스데스크)만 유독 안철수 후보에 대한 검증 보도가 2대1로 많았다. 이렇게 다른 것은 어떤 목적이 있다고밖에 볼 수 없다”라고 말했다. 그는 170일 동안 파업을 하게 된 가장 큰 이유도 ‘공정성’ 문제라고 말했다.
“예전에 김문수 도지사가 ‘관등성명을 대라는’ 119 발언 보도가 누락되었다. 그때 데스크가 ‘누락 이유’에 대해 ‘공무원은 당연히 관등성명을 대야 하는 것 아닌가’라고 말해 기자들이 폭발했다. 내부적으로는 그게 파업의 도화선이 되었다고 분석한다. 이러다 국민들이 MBC 문 닫으라고 요구하겠구나 하는 위기의식이 컸다.”

KBS·YTN·네이버, 불신도 낮아
(PD 수첩)도 마찬가지다. 최승호 PD, 강지웅 PD, 이근행 PD 등 제작진은 파업을 이유로 해직되었고, 이전에 (PD 수첩)의 성가를 올렸던 한학수 PD, 이우환 PD 등 다른 제작진도 거의 100% (PD 수첩) 제작에서 배제되었다. 최근에는 (PD 수첩)의 작가들까지 ‘해고’해 현재 (PD 수첩)은 불방 사태를 겪고 있다. 10월12일 서울 여의도 MBC 정문에서는 ‘(PD 수첩) 정상화와 해고 작가 복귀를 위한 첫 번째 촛불 문화제’가 열렸다.
이번 조사는 가장 불신하는 언론 매체도 조사했다. 가장 불신하는 언론매체(1순위 기준)로는 (조선일보)(26.2%)가 가장 많이 꼽혔다. 2007년 이후 네 차례 조사에서 매번 (조선일보)를 가장 불신하는 매체로 꼽는 응답이 가장 많았다. 그 뒤를 (한겨레)(9.4%), MBC(8.5%), (오마이뉴스)(4.5%), (동아일보)(4.3%), (중앙일보)(4.2%), KBS(3.2%)가 이었다.
이들 매체가 오차범위 내에서 불신도를 다툰 것에 비하면 (조선일보)의 불신도는 상당히 도드라진다. 이른바 ‘조·중·동’ 중에서도 (조선일보)에 대한 불신도가 높게 나타난 것이다. 중복 응답을 감안할 경우에도 (조선일보)의 불신도가 가장 높다(33.8%). 중복 응답 기준으로는 불신도가 (동아일보)(16.2%), (중앙일보)(15.9%), MBC(14.5%), (한겨레)(12.9%) 순으로 높다.
(동아일보)와 (중앙일보)는 1순위 기준보다 중복 응답을 기준으로 했을 때 불신도가 상승하는데, 이는 불신하는 언론으로 먼저 (조선일보)를 꼽고, 그 다음으로 두 신문 가운데 한 신문을 꼽는 응답자가 많았다는 뜻이다.

조사를 담당한 미디어리서치에 따르면, 한국 언론매체를 신뢰와 불신이라는 두 축으로 나누었을 때 (한겨레), (조선일보), MBC는 신뢰와 불신이 모두 높은 축으로 구분된다. 이들 매체에 대한 시각이 양분되는 것으로 분석된다. KBS·YTN·네이버는, 신뢰는 높고 불신은 낮은 축으로 구분되고, 그 외 매체들은 신뢰와 불신이 모두 낮은 축에 분포된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가장 신뢰받는 언론인으로는 손석희 성신여대 교수가 꼽혔다. 주관식으로 물었는데 17.4%가 손 교수를 거명했다. 손 교수는 2007년 첫 조사 이후 내리 가장 신뢰받는 언론인으로 꼽혔다(22~23쪽 딸린 기사 참조).



차형석 기자 | cha@sisa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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