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글은 경향신문 2012-10-11일자 기사 '‘그때그때 달랐던’ 최교일의 배임죄 적용'을 퍼왔습니다.
ㆍKBS 정연주 땐 확신없이 기소ㆍ시형씨는 혐의 있는데도 덮어
이명박 대통령 일가를 의식해 ‘내곡동 사저 의혹’ 관련자들을 기소하지 않았다는 취지의 최교일 서울중앙지검장(50) 발언 여파가 계속되고 있다. 야당과 시민단체는 그의 사퇴를 요구하고 있다.
그가 이번 사건에서 적용 가능할 것으로 보고도 적용하지 않은 ‘배임’ 혐의를 과거에는 무리하게 적용한 사실도 다시 거론되고 있다. 현 정부 검찰의 대표적인 ‘무리한 수사’로 꼽히는 정연주 전 KBS 사장(66)의 배임 혐의 수사를 최 지검장이 이끌었기 때문이다. KBS는 정 전 사장의 취임 2년째이던 2004년 8월 국세청을 상대로 낸 법인세 부과 취소 소송 등 여러 건의 조세소송 1심에서 승소했다. 정 전 사장은 항소심이 진행 중이던 이듬해 11월 서울고법의 조정 권고를 받아들여 556억원을 환급받고 소송을 취하했다.
검찰은 현 정부 출범 첫해인 2008년 정 전 사장의 행위는 배임이라며 수사를 벌였다. 항소심에서 승소했다면 2448억원을 돌려받을 수 있었는데 소송을 포기하고 556억원만 돌려받아 KBS에 1892억원의 손실을 끼쳤다는 것이다. 검찰은 정 전 사장을 같은 해 8월 배임 혐의로 불구속기소했다. 법원의 중재를 받아들인 사항을 배임으로 보고 법원에 처벌해달라고 요청한 것이다. 당시 법조계에서는 “2심에서 조정을 권고한 판사도 배임죄의 교사범으로 처벌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우스갯소리까지 나왔다.
최 지검장은 정 전 사장을 기소하던 날 기자가 ‘100% 유죄라고 할 수는 없었던 것 아니냐’고 묻자 “처음 시작할 때 검토 단계에서는 확신할 수 없었지만 법률 검토하고 조사가 진행되면서 수사팀에서는 배임 혐의에 대해 점점 확신을 갖는 쪽으로 간 것 같다”고 말했다. 이는 지난 8일 기자간담회에서 “(내곡동 사저 매입을 추진했던) 김태환씨(전 청와대 경호처 부장)를 기소하면 배임에 따른 이익 귀속자가 대통령 일가가 된다. 이걸 그렇게 하기가…”라고 밝힌 그의 발언과 대비된다.
전자는 없는 혐의를 만들어나간 반면, 후자는 혐의가 있음에도 대충 덮었다는 뜻으로 읽힐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 1월 대법원에서 정 전 사장에 대해 무죄가 확정됐다. 법원은 “정 전 사장이 개인적 이익을 목적으로 조정을 추진해 KBS에 재산상 손해를 입혔다는 사실이 증명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검찰의 수사가 무리했다는 점을 인정한 것이다.
두 사건은 수사 절차도 확연히 달랐다. 정 전 사장의 경우 출석 요구에 불응하자 출국금지한 뒤 체포해 조사했다. 반면 시형씨는 배임 혐의 외에 부동산실명제법 위반이 의심되는 상황에서 한 차례도 부르지 않고 서면조사만을 했다. 최 지검장은 정 전 사장을 기소할 때 서울지검 1차장검사로 수사를 지휘했다. 그는 법무부 검찰국장을 거쳐 ‘검찰의 꽃’이라는 서울지검장이 됐다. 그는 내곡동 수사 때 지검의 최고 책임자였다.
구교형 기자 wassup01@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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