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10월 10일 수요일

네이버는 새누리당 편들고 다음은 안철수 편들고?


이글은 미디어오늘 2012-10-09일자 기사 '네이버는 새누리당 편들고 다음은 안철수 편들고?'를 퍼왓습니다.
[현장] “검색어 조작 문제” vs “편향적 편집 우려”… 국감 막무가내 ‘공방’

국내 포털 사이트의 1,2위 업체인 네이버와 다음의 대표이사들이 차례로 ‘추궁’을 당하는 진풍경이 벌어졌다. 9일 오후 이어진 국회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회의 국정감사장에서다. 여당은 다음을, 야당은 네이버를 지목해 공정성을 문제 삼았다. 포털의 ‘정치 중립’을 주문한 대목이지만, 의원들의 질의는 ‘편파적’이었다.

새누리당 이상일 의원이 포문을 열었다. 이 의원은 먼저 김상헌 NHN 대표이사를 증인석에 불렀다. 뉴스캐스트의 ‘낚시성 기사’에 대해 대책 마련을 요구하던 이 의원은 갑자기 ‘볼드체 제목’에 대해 말을 이었다. “(뉴스 기사에) 굵은 글씨를 사용하느냐”는 이야기였다. 

김 대표는 “사용하지 않고 있다”고 답했다. 네이버는 뉴스캐스트 편집을 언론사에게 맡기고 있다. 사용하지 않는 이유를 묻는 질문에 김 대표는 “어떤 뉴스가 중요한 것이냐에 대해서 실제 뉴스를 생산하는 언론사가 선정하는 것이 옳은 것 아니냐고 판단해서 2009년 뉴스캐스트를 도입했다”고 말했다.


“다음에는 여당에 부정적 기사만 있다”…?

이 의원은 이어 최세훈 다음커뮤니케이션 대표를 증인석에 세웠다. “기사 제목에 볼드체를 계속 사용하는 까닭이 무엇이냐”는 질문이었다. 최 대표는 “하루 2만여 건의 기사 중 독자들이 관심있을 만한 기사를 중심으로 볼드체를 하는 경우가 있다”고 답했다.

이 의원은 “문제는 굉장히 편향적이라는 것”이라고 최 대표를 몰아 세웠다. 이어 한광옥 전 새천년민주당 대표의 새누리당 입당 소식을 전한 다음의 뉴스 페이지 캡처 사진을 들고 나왔다. “다음은 부정적으로 되어 있고, 네이버는 그 분의 워딩으로 처리를 했다”는 지적이었다. 다음의 뉴스 편집이 ‘편향적’이라는 근거로 제시한 것이다. 

그러나 언론사들이 자체 편집을 하고 있는 네이버에는 ‘부정적 기사’가 없었다고 보기 어렵고, 다음에는 유독 부정적인 기사만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 또 이 같은 자료를 근거로 삼기 위해서는 적어도 해당 페이지를 캡처한 시각이나 기준 등을 공개해야 하지만, 그런 설명은 없었다.

▲ 증인석에 나란히 선 김상헌 NHN 대표와 최세훈 다음커뮤니케이션 대표. ⓒ이치열 기자 truth710@

그럼에도 ‘질타’는 이어졌다. 같은 당 홍지만 의원은 박근혜 후보가 과거사 사과 기자회견을 하기로 한 날 “다음에서는 (관련) 기사가 없었다”고 지적했다. “‘물타기 편집’이 있었다”는 의혹도 제기했다. 안철수 후보의 다운계약서 작성 논란에 대한 기사도 상대적으로 덜 비중있게 다뤄졌다는 주장이었다. 여당 의원들이 들고 나온 자료 중 상당수는 지난 8월 초, 한국인터넷미디어협회가 주최한 토론회에서 변희재 대표가 주장한 내용들이었다.

최 대표는 “여러가지 형태로 공정성과 중립성을 지키기 위한 노력을 하고 있다”고 의혹을 일축했다. 그는 “열린 이용자 위원회라는 기구도 구성했고, 2009년 이후부터는 (국내에서) 유일하게 뉴스 통계를 거의 실시간으로 24시간 내내 공개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 대표는 “특정 시간대의 화면을 보고 오신 걸 (자료로) 보여주시는 것”이라며 “특정 시간 대에는 특정 후보의 기사가 많이 나올 수도 있다”고 말했다.

불똥은 무소속 안철수 후보와 다음커뮤니케이션의 창업자인 이재웅 ‘SOPOONG 대표의 ’친분‘으로 튀었다. 홍 의원은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와 민주통합당 문재인 후보에 대한 ’편향적 편집‘를 이유로 “이재웅 다음 창업자가 안철수 무소속 후보와 가까운 관계라서 그런 것 아니냐”고 따졌다. 이재웅 대표는 트위터에이에 대한 불만을 표시하기도 했다.

최 대표는 “이재웅님은 지금 SOPOONG 대표”라며 “이사회에서도 빠진 게 5년이 다 되어 간다”고 반박했다. “전혀 간섭을 안 하고 계시고 (다음의) 지배구조가 이사회를 독립적으로 운영하면서 경영을 하고 있다”는 설명이었다. 그러자 홍 의원은 “이런 사례를 더 찾아서 문제제기 할 수 있다는 점을 알라 달라”며 ‘엄포’를 놨다. 

“네이버 검색조작, 100명이면 된다던데…”

야당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민주통합당 신경민 의원은 NHN 김상헌 대표를 증인석에 불러 세웠다. 신 의원은 ‘안철수 룸살롱’ 사건을 근거로 검색어 조작 의혹을 제기했다. 신 의원이 거론한 ‘사건’은 지난 8월 ‘안철수 룸살롱’ 검색 결과는 그대로 노출이 되고, ‘박근혜 룸살롱’ 검색 결과는 성인 인증절차 화면이 뜨는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됐던 것이다.

신 의원은 “이건 차별 아니냐”며 따져 물었다. 김 대표는 “원래 ‘룸살롱’이라는 단어는 청소년에게 유해한 단어이기 때문에 19세 인증을 받아야 한다”면서도 “사람의 이름과 함께 결합이 된 경우 검색 횟수가 일정 수준을 넘거나 관련 이슈가 있으면 이에 해당되는 사회적 사안을 검색한 행위로 본다”고 해명했다. 8월21일 김 대표가 직접 해명했던 내용 그대로다.

신 의원은 “제 머리로는 납득이 안 된다”고 질타했다. 또 네이버가 검색서비스 관련 로직과 데이터 등을 한국인터넷자율정책기구(KISO)에 맡겨 검증을 받겠다는 등의 대책을 내놓은 것에 대해서도 “제대로 되겠느냐”고 따졌다. 김 대표가 KISO의 이사장으로 활동하고 있다는 점을 문제삼은 대목이다. 김 대표가 “KISO의 이사회는 운영위와 별도로 운영된다”며 해명하자 신 의원은 더 이상의 답변을 듣지 않은 채 질문을 바꿔 김 대표를 몰아 세웠다.

신 의원은 “업계에서는 100명이 5시간 동안 (특정 검색어를 입력하는 것으로) 어뷰징이 가능하다고 하는데 수긍하느냐”고 물었다. 김 대표가 “시간과 상황에 따라 다를 수 있다”고 답하자 신 의원은 “얼추 업계에서 얘기하는 걸 인정하는지, 안 하는지 말씀해 달라”고 재촉했다. 김 대표는 “네이버의 하루 평균 방문자가 1500만 명이고 검색어가 1억 건”이라며 “그렇게 봤을때 100명이 큰 숫자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고 답했다. 신 의원은 “믿음이 가지 않는다”고 쏘아 붙였다. 

▲ 방송통신위원회를 상대로 국회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회가 진행한 국정감사에서 증인과 참고인들이 선서를 하고 있다. ⓒ이치열 기자 truth710@

“최선을 다하겠다”는 속 빈 답변, 누구 책임?

질문이 구체적이어야 답변도 구체적일 수 있다. 몇몇 의원들은 ‘질의’를 가장한 ‘연설’을 했고, 익숙한 문제들을 ‘재탕’해가며 맥 빠진 질문을 던진 의원들도 여럿이었다. 제대로 조사도 해보지 않고 아예 엉뚱한 질문을 내놓은 의원도 있었다. 국민의 대표라는 직함이 부끄러울 정도였다.

의원들의 불성실한 자세도 해마다 반복되어 온 문제다. 피감기관과 관계자들이 국정감사가 진행되는 내내 자리를 지키고 있었던 데 반해, 여야 할 것 없이 의원들은 수시로 자리를 비웠다. 오랜 기다림 끝에 저녁 늦게서야 증인석에 선 김만복 전 국정원장이 “의원님들이 안 계셔서….”라고 말끝을 흐릴 정도였다. 피감기관의 관계자들의 얼굴에는 내내 불만이 가득했다. 애초 성실한 답변을 기대하는 게 무리인 것처럼 보였다.

이계철 방통위원장이 이날 가장 많이 꺼낸 말은 “최선을 다하겠다”였다. 방송 공공성과 통신요금 인하에 대해서, 또 ICT정책 발전과 산업 진흥에 대해서도 최선을 다하겠다는 말이었다. 그 이상의 뾰족한 답변은 없었다. 책임을 회피하고 ‘수수방관’으로 일관했다. 일선 과장들은 ‘자료가 없다’거나 ‘공개할 수 없다’며 버텼다. 굳게 닫힌 관료들의 입을 여는 건 결국 국회의원들의 몫이다. 피감기관을 상대로 ‘호통’을 치는 것만으로는 되지 않는 일이다. 

허완 기자 | nina@mediatoday.co.kr  

댓글 없음: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