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글은 미디어스 2012-10-19일자 기사 '10월 18일 뉴스는 SBS가 위너!'를 퍼왔습니다.
[대선보도, 비평으로 뚫다]재차 분명히 입증된 공영방송의 타락
편집자주> 미디어스가 언론연대와 함께 오늘부터 대선보도 감시 기획 (대선보도, 비평으로 뚫다)를 시작합니다. 매주 월-금, 대선보도를 점검·비판하는 칼럼을 발표합니다. 이번 기획의 필진은 전규찬 언론연대 대표, 이기형 경희대 교수, 김동원 공공미디어연구소 연구팀장, 홍성일 문화연대 미디어문화센터 운영위원, 홍명교 한예종 영상원생입니다. 매주 한 차례 주간 대선보도 모니터 보고서도 게재할 예정입니다. 언론의 평향성과 자질에 대한 논란이 그 어느 선거보다 흉폭한 때에, 이번 기획이 대선을 이해하고 대선 보도의 지형을 파악하는데 큰 보탬이 되길 바립니다.
칼럼과 보고서는 페이스북(Facebook) 페이지 (http://www.facebook.com/bodo1219)와 블로그(http://bodo2012.tistory.com/)에서도 구독할 수 있습니다. SNS를 통해 대선보도를 비판적으로 이해할 수 있는 각종 콘텐츠를 모아 제시하고 네티즌들과 소통할 계획입니다. 많은 관심을 바랍니다.
하루의 뉴스를 갖고도 우리는 많은 것을 읽을 수 있다. 중대한 차이를 간파할 수 있다. “이명박 대통령이 역대 대통령으로선 처음으로 연평도를 전격 방문해, 통일이 될 때까지 NLL을 목숨 걸고 지켜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10월 18일 저녁 MBC (뉴스데스크) 오늘의 주요 뉴스는 이렇게 대통령의 연평도 방문을 두 번째 톱으로 올린다. 데스크는 혹 이렇게 쓸 수도 있었지 않을까? “이명박 대통령이 연평도를 전격 방문했습니다. 민감한 시기에 대통령의 방문을 두고 정치권의 해석이 분분합니다.” 물론 그렇게는 절대 쓸 수 없는 MBC이기에, 뉴스는 “북방한계선 NLL문제가 뜨거운 이슈로 부각된 상태에서 이명박 대통령이 현직 대통령으로서는 처음으로 연평도를 전격 방문”했다는 되풀이 말로 끝난다.

▲ 18일 KBS 뉴스9 화면 캡쳐
북한의 위협을 강조하고 안보의 태세를 다지는, NLL의 사수를 강조하는 이런 보안의 뉴스와 대선은 결코 무관하지 않다. 분위기 조성도 여론의 형성에, 그래서 궁극적으로 후보자 선택에 영향을 미친다고 할 때, 이런 뉴스 서비스가 지금의 대선 정국에서 누구를 이롭게 하고 거꾸로 누구를 불리하게 할지는, 설명이 필요 없을 정도로 명백하다. 그래서 보도 방식을 심각하게 시비하지 않으면 안 된다. KBS (9시뉴스)를 봐도, 여전히 고개는 심각하게 갸우뚱해진다. 이상하고 불편하다. 헤드라인부터가 무척이나 살벌하다. “백배, 천배 보복…NLL, 목숨 걸고 지켜야.” 섬뜩하고 선정적인 제목이다. 그렇게 잔뜩 긴장감을 조성하는 대통령 동정의 뉴스를 KBS는 톱뉴스로 때리고 있다.
“이명박 대통령이 현직 대통령으로는 처음으로 연평도를 전격 방문했습니다. 최근 정치권에서 논란이 되고 있는 북방한계선, NLL에 대해서는 목숨을 걸고 지켜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MBC와 똑같이, NLL을 목숨 걸고 지켜야 한다는 대통령의 육성을 충실게 전달하고 있다. 명백히 “대선 정국 개입”이며 “이번 방문의 정치적 의도를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고 한 민주통합당 대변인의 말을 짧게 옮겨, 그래서 나름의 공정성과 균형감은 지킨 기사라 할 것인가? NLL 논란을 갖고 새누리당이 죽은 대통령을 저주하는 것은 물론이고 살아있는 문재인 후보를 연일 때리고 있는 상황에서, 이처럼 대통령의 발언을 목청 높여 옮기는 뉴스의 의미를 시청자들은 어떻게 정리할 것인가?

▲ 18일 MBC 뉴스데스크 화면 캡쳐
대통령이 연평도를 가니 기자도 쫒아가는 게 마땅하고, 현직 대통령의 첫 방문이니 톱으로 뽑는 게 당연하며, 대통령이 실제로 “목숨” 어쩌고 했으니 카메라도 그 입을 고스란히 비춰야 했다고, 그래서 이런 식으로 보도하지 않을 수 없다고 항변할 것인가? 그렇다면 공영방송이 아닌 민영방송 SBS의 같은 날 뉴스를 한번 보자. 놀랍게도 같은 아이템이 (8시 뉴스)에서는 ‘오늘의 주요뉴스’ 다섯 번째로 밀려 있다! KBS와 MBC와 달리, SBS는 평상시 이명박 대통령에 대해 반감이 있는 채널인가? 현직 대통령의 첫 연평도 방문이 지닌 뉴스 가치를 모르는, 싸가지 없는 저질의 상업채널이어서 그랬을까? 정수장학회와 대선후보의 동정에 관해 세 번째와 네 번째로 다룬 뒤, SBS는 다음과 같이 연평도 방문을 보도한다.
“이명박 대통령이 오늘(18일) 연평도 군부대를 전격 방문했습니다. 통일이 될 때까지는 NLL, 즉 북방한계선을 목숨 걸고 지켜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민주통합당은 정치적 의도를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면서 경계했습니다.” 언뜻 보면, MBC나 KBS의 뉴스와 다를 바 없다. 그러나 중대한 차이가 있다. 대통령의 발언이 지닌 정치적 뉘앙스를 정확하게 간파하고 있기에, 데스크는 그 의도를 의심하는 야당의 반응을 갖고 적절하게 균형을 맞추려 한다. 공정한 뉴스 제공의 노력이다. “대선에 영향을 미치겠다는 의도로 연평도를 방문했다면 대선에서 국민의 준엄한 심판을 면치 못할 것”이라는 대변인의 인용도 KBS의 그것에 비해 훨씬 강력하다. 대체 이런 서비스의 차이를 어떻게 평가하고 이해할 것인가?
2012년 10월 18일 저녁 뉴스의 결정적 일례는 공영방송이 얼마나 퇴락했는지를 재차 분명히 입증한다. 민영방송인 SBS가 대선 상황임을 고려해 최대한 뉴스 처리에 신중하고 공정하려는 모습이 역력한 반면에, 공영방송이라는 MBC와 KBS의 뉴스 취급은 한 마디로 낙제점 그 자체다. 저질이다. 자신들에게 위임된 공론매개의 책임 대신에, 권력선전의 의무에 더 많은 열의를 보인다. 선거와 무관한 뉴스를 통해서도, 선거에 깊숙이 개입한다. 그렇기에 더 위험하다. 대선 기간 내내 이렇게 불량 서비스로 일관할 것인가? 예리하고 기민한 비평의 칼날들이 대선 끝까지 당신들을 악착같이 추적할 것인데? 날카롭게 비리를 폭로하고 주저 없이 부정을 베어내는 비평의 플레이를 시작한다. 당신들, 어찌 두렵지 않은가?
전규찬 / 언론개혁시민연대 대표 | mediaus@mediau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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