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글은 미디어스 2012-08-17일자 기사 '김승연 회장 치적 읊은 MBC 뉴스데스크'를 퍼왔습니다.
[분석]김승연 법정 구속 보도에서 드러난 '국민 비호감' 방송의 이유
배임과 횡령 혐의로 기소됐던 한화그룹 김승연 회장이 1심에서 징역 4년을 선고 받고 법정 구속됐다. 이번 판결은 그 동안 ‘재벌 총수는 감옥에 보내지 않는다’는 암묵적 관행에 복무해 왔던 사법부가 ‘경제 민주화’라는 시대적 요구에 부응했단 점에서 주목되고 있다. 재계 순위 10위권의 기업을 이끌던 김 회장은 이로써 생애 3번째로 구속 수감됐고, 비슷한 혐의로 재판을 진행 중인 이호진 태광그룹 전 회장, 박찬구 금호석유화학 회장 그리고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집단 ‘멘붕’에 빠질 것으로 보인다.
관련해, 방송 3사는 모두 김 회장의 법정 구속 사실을 헤드라인으로 보도했다. 판결의 배경과 향후 전망 등에 대해서는 별도의 분석 보도를 편성했다. 하지만 유독 MBC의 뉴스만 남달랐다. 가장 ‘임팩트’있는 판결문 문장을 누락하는가 하면, 사법부의 판결 배경에 대한 분석도 소홀히 한 채, 한화 그룹의 입장은 가장 적극적으로 반영했다. 무엇보다 김 회장의 계기로 ‘경제 악 영향론’을 또 들고 나오는 재벌 편향을 되풀이했다.

▲ MBC는 김승연 회장 구속에 대한 한화 그룹의 해명을 가장 적극적으로 전하며, 특히 김 회장의 치적을 그대로 읊어주는 보도를 보였다. 이는 총수 공백에 따른 경영 공백과 이에 따른 경제 위기 가능성을 설파하는 전형적인 물타기식 보도였다.
법원은 김 회장이 법정 구속되어야 하는 이유를 설명하며 “한화 직원들이 김 회장을 체어맨의 약자인 CM으로 지칭하며 신의 경지, 절대적인 충성의 대상으로 표현했다”는 점을 감안할 때, “불법 행위가 김 회장 모르게 이뤄지기 어렵다”고 밝혔다. 한화 그룹 내에서 김 회장의 절대적 위상을 설명하는 동시에 왜 김 회장이 구속되어야 하는 가를 가장 압축적으로 설명하는 판결문 대목이었다. KBS와 SBS는 이 대목을 당연히 보도했다. 하지만 MBC는 이 문장을 누락했다. MBC는 대신 김 회장이 "범행의 최대 수혜자이면서도 실무자에게 책임을 떠넘기는 등 반성하지 않고 있어 엄하게 처벌했다"는 점을 강조하며, 흡사 도의적 책임 혹은 간접적 연관성을 법원이 적극적으로 문제 삼았다는 뉘앙스로 보도했다.
MBC 뉴스의 소극성과 편향성은 이 뿐만이 아니다. KBS와 SBS는 법원의 이번 판결이 ‘경제 민주화’ 요구에 부응하기 위함이란 점을 주요한 맥락으로 설명했다. KBS는 ‘심층취재’ 꼭지를 통해 이번 판결이 향후 재벌 총수의 재판에 미칠 영향과 사회 각층의 반응을 살폈다. SBS 역시 “재벌 비리에 대한 ‘솜방망이 처벌’ 판결 공식이 깨졌다‘며 재판부의 이번 판결에 재벌기업들에 초비상이 걸렸다고 보도했다. SBS는 특히, 법원이 "재벌 총수들에게 면죄부를 주며 제시했던 경영공백 우려나 경제 발전 기여라는 정상참작 사유를 '양형기준에 없다'며 철저히 배척했다"는 점을 주목해 방송 3사 가운데 '경제 민주화' 요구에 가장 적극적인 언급과 비판적 문제의식을 보였다.

▲ 한화그룹 김승연 회장의 법정 구속과 관련해 KBS와 SBS는 '경제 민주화' 요구와 이번 판결의 의미를 연결지으며,'재벌 총수들에 대한 솜방망이 처벌 관행'을 집중 부각했다. 관련 보도 화면 캡쳐 SBS(좌), KBS(우)
하지만 MBC는 김 회장 법정 구속을 스트레이트 보도 이후 한화 그룹의 반응을 주요하게 전했다. 한화의 해명 중심으로 문제를 재구성한 것이다. 이 리포트는 한발 더 나아가 재계의 반응을 전하며 "거세진 경제민주화 요구 속에 오늘 판결까지 더해졌다며 재벌때리기가 심해지지 않을까 걱정 섞인 해석이 나오고 있다"고 보도했다. 앞서, SBS 뉴스가 적극적으로 비판한 '경영공백 우려'나 '경제 발전 기여론'의 구태를 MBC가 답습한 셈이다.
MBC의 이러한 경향성은 타사 뉴스에선 거의 언급되지 않은 김승연 회장의 치적을 그대로 읊어주는 기자의 멘트에서도 그대로 드러났다. MBC 기자는 “김 회장이 직접 이라크 정부 관계자들을 접촉해 성사시킨 신도시 건설사업, 세계 1위를 목표로 미국 기업까지 인수합병해 추진한 태양광 사업. 회장 이름을 내걸고 밀어 부쳤던 사업들이 동력을 잃게 될 것”이라며 김 회장의 치적을 강조하고 그의 공백이 대단한 경제적 위기라도 되는 것처럼 바람을 잡았다. 이 기자는 특히, “재계에 대한 반감이 커 경제단체마저도 우군이 돼줄 수 없는 상황, 한화는 물론 SK도 외롭고 힘든 싸움을 벌어야 할 것으로 예상된다”는 마무리를 통해 SK그룹에 대한 배려도 잊지 않았다.
김승연 회장 구속 관련 방송 3사의 뉴스 구성을 보면, 그나마 KBS와 SBS가 시대적 흐름과 요구를 인식하며, 국민적 눈높이에서 사건을 전달하고 해석하려 노력한 반면 MBC의 경우 친재벌 언론의 논조와 전혀 다름없는 보도 행태를 벌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SBS가 인터뷰 한 김영희 변호사는 “한국의 재벌들이 사익 추구행위를 해서 기업의 많은 재산들을 빼돌리는 부분들이 있기 때문에 오히려 그런 부분을 바로 잡아나감으로써 경제가 더 잘 될 수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 동안 한국 언론은 재벌들의 사익 추구행위를 제대로 비판하지 않은 채 오히려 이러한 상황이 전개될 때마다 실체가 없는 ‘경영 공백 우려’와 ‘경제 위기론’을 적극적으로 설파하며 물타기를 해왔다. ‘경제 민주화’가 대선의 최대 화두로 떠오른 것은 결국, 언론의 이런 행태에 대한 대중적 ‘탄핵’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KBS와 SBS는 분위기를 간파하고 자세를 고쳐 잡는 모습이지만 MBC는 아직도 청산해야 할 구태를 고스란히 보여준 셈이다. 16일 MBC 뉴스데스크는 김재철 사장 체제의 MBC가 왜 ‘국민 비호감’ 방송으로 전락하고 있는지를 날 것으로 보여줬다.
김완 기자 | ssamwan@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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