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8월 10일 금요일

시청자우롱 MBC 뉴스조작 실무자만 징계하나


이글은 미디어오늘 2012-08-09일자 기사 '시청자우롱 MBC 뉴스조작 실무자만 징계하나'를 퍼왔습니다.
뉴미디어 부장 등 징계절차…"전형적인 꼬리자르기, 외국에선 사장 물러날 일"

MBC가 시청자를 우롱했다는 비판을 받았던 올림픽 뉴스영상 조작 사태에 대해 실무책임자에게만 책임을 묻는 징계 절차에 들어가 내부에서 전형적인 꼬리자르기가 아니냐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MBC는 파업 기간 권재홍 보도본부장의 일방적 주장을 뉴스데스크를 통해 전달해 사유화 논란을 일으키고, 언론중재위원회까지 가서 보도의 사실 여부를 다투면서 끝까지 잘못을 인정하지 않았다. 반면 뉴스조작 논란은 시청자를 속이는 행위가 명백히 드러나면서 관련자 문책 없이 넘어갈 경우 채널 이미지가 실추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면서 징계 절차에 착수한 것으로 보인다.
MBC는 지난 27일 뉴스데스크에서 구글의 SNS망을 이용해 영국 런던과 서울의 주요 지점을 연결, 실시간 응원 모습을 쌍방향으로 중계하는 리포트를 내보면서 한 사무실에 모여있는 있는 직원들의 모습을 비추고 배현진 아나운서가 "이곳은 또 서울의 한 기업체 사무실인데요. 다들 모여 계시네요"라고 말했다. 하지만 화면에 나온 곳은 여의도 MBC 사옥 6층 뉴미디어뉴스국 사무실로 밝혔졌고, 기업체 직원이라고 하는 것도 뉴미디어뉴스국 소속 계약직 직원으로 드러났다.
앞서 민주방송실천위원회는 지난 31일 보고서를 통해 이 같은 내용을 폭로했으나 MBC는 일주일이 지나도록 사과나 입장을 밝히지 않고 징계 등 후속대책도 내놓지 않았다.
MBC의 무대응을 지켜보던 시민들은 올림픽에서 실수를 연발한 MBC가 이제는 뉴스까지 조작하고 있다며 비판을 쏟아냈고, MBC는 관련 실무 책임자를 인사위원회에 회부할 것이라고 밝혔다.
결국 권재홍 보도본부장은 지난 8일 특보를 통해서 "SNS 생방송관련 ‘기업체 사무실’로 표시한 것에 대해서는 경위서를 받고, 인사위원회에 회부할 예정"이라며 "같은 회사 내에서 일방적인 매도는 곤란하지만 방송 사고에 대한 타당한 지적에는 고맙게 생각하고 있다"고 밝혔다.
황용구 보도국장은 9일 미디어오늘과 통화에서 "실무적인 선에서 오류가 있었던 것 같다"며 "객관화해서 하려고 한 것인데 오류가 났다. 지나치게 확대돼 보도된 측면도 있지만 회사에서 중하게 여겨서 징계 절차를 밟고 있다"고 전했다.
MBC는 징계 대상자를 공식적으로 밝히지 않았지만 이번에 새로 조직 개편돼 신설된 뉴미디어뉴스국 소속 SNS뉴스부의 황태선 부장이 징계 대상자에 오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황 부장은 뉴스 조작 논란을 일으킨 장면을 제작했던 실무 담당자로서 자막 표기를 통해 의도적으로 사실 왜곡을 한 당사자이다. 황 부장은 뉴스 조작 논란 설명 요구에 대해 "할 말이 없다"며 말을 아꼈다.

▲ ⓒ미디어오늘 자료사진

황 부장이 뉴스 조작 논란을 일으켰던 실무 책임자라면 관리 책임자로  뉴미디어뉴스국 윤영무 국장도 징계 대상에 포함될 전망이다. 민실위는 보고서를 통해 황태선 부장이 "(윤영무) 국장이 (문제의) 기사를 다 봤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윤영무 국장은 런던 현지에 있어 상황을 정확하게 모른다는 입장이지만 황 부장의 말대로라면 사실 왜곡 여부를 사전에 인지했을 가능성이 높다.
MBC 관계자는 "인사위와 징계 대상자만이 징계 현황을 알 수 있다"며 "윤영무 국장의 경우 사전에 사실 왜곡 여부를 몰랐을 가능성도 있어 윤 국장이 징계 대상자에 포함됐는지 논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MBC가 징계 절차에 착수한다고 밝힌 데 대해 MBC 노조는 최근 특보를 통해 "실무부서로 책임을 돌리는 전형적인 꼬리 자르기를 하고 있다"며 뉴스 조작 화면이 사전 녹화물이라는 점에서 윗선에서도 충분히 인지하고 고의적인 조작일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MBC 노조는 이에 따라 권재홍 보도본부장, 황용구 보도국장, 최기화 부국장, 문호철 편집 1부장도 징계 조치할 것을 요구했다.
이를 두고 김경환 상지대 교수(언론광고학부)는 9일 "이번 경우는 실수도 아니고 의도적으로 팩트를 방송사에서 왜곡한 것"이라며 "시청자들을 우롱한 것이다. 외국 같으면 사장이 물러날 일"이라고 비판했다.
실제 지난 2008년에는 일본 공중파 TV인 간사이 TV가 시사교양프로그램에서 낫토(일본의 청국장)의 다이어트 효과가 있다고 하면서 실험을 했지만 예상 밖의 결과가 나오자 실험 데이터를 조작했다. 하지만 조작 사실이 드러나면서 프로그램이 폐지되고 사과 방송까지 해야 했다. 나아가 일본민간방송연맹에서 간사이 TV는 제명을 당하고 사장까지 사임하는 일이 벌어졌다.
김 교수는 "MBC에서 일어난 일은 A라는 사실이 있는데 B라고 주장한 사실 조작이다. 논란이 많은 공정성 문제가 아니라 객관성 자체가 틀린 뉴스를 내보낸 건데 이에 엄격하지 않고 아무도 책임을 지지 않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며 "실수와 조작은 엄연히 다르다. 이런 식이라면 MBC 뉴스는 조작해도 아무 것도 아닌 것처럼 될 수 있다"고 꼬집었다.
김 교수는 "소스를 준 사람이 의도적으로 왜곡한 게 아니라 방송사 자체가 조작을 한 것인데 잘못을 걸러내야 할 데스크도 걸러내지 못했다"며 "채널 스테이션 이미지가 나빠지니까 실무자 책임을 물어 징계하는 정도로 하고 꼬리자르기를 하고 있는 것이다. 윗선도 더욱 엄하게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재진 기자 | jinpress@media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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