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8월 2일 목요일

[사설]KTX 뭐가 문제인지 정말 국민은 궁금하다


이글은 경향신문 2012-08-01일자 사설 '[사설]KTX 뭐가 문제인지 정말 국민은 궁금하다'를 퍼왔습니다.

KTX 안전사고가 한동안 뜸하다 싶더니 최근 두 건이나 잇따라 발생했다. 둘 다 핵심 부품의 고장에서 비롯됐다고 하니 평소 한국철도공사(코레일)의 안전관리 상태가 얼마나 허술했는지 잘 보여준다. 찜통더위 속에 승객들은 불안으로 떨어야 했다. 코레일이 그동안 몇 차례나 발표한 KTX 안전관리 대책은 과연 무엇이었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 코레일은 최근의 잇단 사고에 대해 김황식 국무총리가 안전 불감증을 강하게 질책하자 어제 서둘러 또 대책을 내놓았다. 그러나 솔직히 말해 그런 코레일에 신뢰가 통 가지 않는다. 코레일은 일회성·면피성 대책이 아니라 실효성 있는 대책으로 국민에게 KTX의 안전 운행을 똑똑히 보여줘야 한다. 총리의 질책이 무서워서가 아니라 국민의 안전을 위해서다.

코레일이 이번에 발표한 KTX 안전사고 방지 대책의 핵심은 내년 상반기까지 주요 부품을 모두 바꾸고 올해 말까지 ‘한국형 운전취급 및 중정비 매뉴얼’을 새로 만드는 것이다. 주요 부품에 문제가 있으면 제때 교체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그러나 한국형 매뉴얼 작성은 얼핏 보면 뚱딴지같은 말로 들린다. 코레일은 8년 전 프랑스 테제베(TGV)를 도입한 뒤 TGV 중정비 매뉴얼을 적용해 왔으나 한국 실정과는 맞지 않다고 설명했다. 한국이 프랑스보다 습도가 높고 언덕길이 많아 부품 노후화가 프랑스보다 훨씬 빨리 진행되는 만큼 교체 주기를 단축해야 한다는 얘기다. 사실이 그렇다면 누구라도 한국형 중정비 매뉴얼의 필요성을 인정할 것이다. 문제는 그런 매뉴얼의 필요성을 인식하고 만드는 시기에 있다. 코레일이 TGV를 도입한 지 8년이 지나서야 두 나라의 지형과 기후 차이를 운운하고 있으니 정말 한심하다는 생각이 들 수밖에 없다.

KTX의 안전사고 문제가 끊이지 않는 데는 정부 책임도 크다. 정부가 직접 나서서 코레일의 안전관리 시스템 전반에 대해 철저히 점검해야 한다. 부품의 문제인지, 정비 인력의 문제인지, 아니면 복합적인 문제인지 정밀 진단할 필요가 있다. 국민으로서는 도대체 코레일의 어느 부분이 문제인지 정말 궁금하기 짝이 없다. 프랑스와 기후와 지형이 달라 부품이 얼마나 조기 노후화되고 있는지도 충분히 검증돼야 할 것이다. 안전사고가 날 때마다 대책을 발표하는 것은 국민을 우롱하는 처사다. 시간이 좀 걸리더라도 제대로 된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언제까지 KTX 승객이 목적지에 내린 뒤에야 안도의 한숨을 내쉬는 일을 보고만 있을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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