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글은 미디어오늘 2012-08-03일자 기사 '총체적 불황 그림자, 이명박 정부 임기 내 터질까'를 퍼왔습니다.
[경제신문 톺아읽기]미국·유럽 경제위기 여파, 백화점 안 가고 병원 안 간다
백화점에서의 신용카드 사용실적이 큰 폭으로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소비자들이 좀처럼 지갑을 열지 않았다는 것이다. 몸이 아파도 치료를 미루면서 이른바 ‘동네 병원’의 매출이 감소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왔다. 반면 보건소를 찾는 환자는 크게 늘었다. 장기화 되고 있는 ‘불황’의 한 단면들이다.
나라 밖으로 눈을 돌려 봐도 신통치 않다. 폭염과 이상기후 등의 여파로 식량 생산이 급감하면서 ‘에그플레이션’ 공포가 엄습하고 있다. 정부는 곡물비축량을 늘리고, 관련업계와 축산농가에 대한 금융지원을 확대하겠다는 대책을 내놨다.
미국과 유럽의 경제위기의 여파가 아시아 국가들에게 미치고 있다는 소식도 들린다. 중국과 인도, 한국 등 이들 나라에서 소비되는 생필품 등의 수출에 크게 의존해왔던 아시아 국가들이 주문 물량 감소로 인한 타격을 받고 있다는 분석이다.
유로존 재정위기는 여전히 ‘현재 진행형’이다. 2일 열린 유럽중앙은행(ECB) 금융통화정책회의에서도 ‘특단의 조치’는 나오지 않았다. 유럽 증시는 폭락을 거듭했고, 독일 중앙은행은 ECB에게 ‘경기부양에 나서지 말라’고 경고했다.
다음은 3일자 주요 경제일간지 1면 머리기사 제목이다.
매일경제 (“저금리로 역마진” 보험사 비상경영)
머니투데이 (부산 컨테이너 확 낮아지고 수출車 넘치던 울산도 한산)
서울경제 (ECB 특단 조치 나오지 않았다)
아주경제 (‘스태그디플레이션’ 덮치나 / 내년 경제도 ‘가시밭길’ 예고)
파이낸셜뉴스 (불황의 그늘, 아파도 병원 안 간다)
한국경제 (도곡동 주유소 ‘1원 전쟁’)
백화점 카드 매출 대폭 감소…정기세일 실적은 ‘10분의 1’
소비자들이 지갑을 닫고 있다. 2일 여신금융협회가 발표한 ‘2012년 상반기 카드승인실적 분석’ 자료에 따르면, 올 해 상반기 백화점의 카드승인실적은 꾸준히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1월에 전년 동기 대비 22.7% 감소한 것을 비롯해 매월 두 자릿수 감소세를 보인 것이다. 6월에는 지난해 같은 달에 비해 18.3% 감소했다. 이는 올해 상반기 전체 카드승인 실적(253조2000억원)이 전년 동기 대비 16.1% 늘어난 것과도 상반되는 결과다.

▲ 머니투데이 3일자 10면
카드 승인 1건당 평균 매출액도 감소했다. 승인 1건당 매출액 평균은 1월 9만4517원에서 6월에는 6만8812원까지 줄어들었다. 지난해 6월(8만6739원)과 비교하면 20% 넘게 감소한 수치다. 그만큼 ‘알뜰소비’가 늘어난 셈이다. 이는 백화점 매출 감소세로 이어졌다. 지식경제부가 발표한 바에 따르면 백화점 3곳의 6월 매출은 전년 대비 2% 감소했다. 매일경제와 머니투데이가 각각 8면과 10면에서 이 같은 소식을 전했다.
롯데, 현대, 신세계 등 ‘빅3’ 백화점들의 올 여름 정기세일 실적도 크게 줄었다. 서울경제 17면에 실린 기사를 보면, 백화점들은 예년보다 세일 기간을 2주나 늘려 사상 최장기간(1개월) 동안 행사를 진행했지만, 실적은 1%대 증가하는데 그쳤다. 지난해 세일 기간 동안 롯데와 현대, 신세계가 각각 9%, 10.1%, 12%의 매출 신장률을 기록했던 것과 비교하면 10분의 1 수준이다.
한편 카드로 공과금을 내는 사람도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여신금융협회 자료에 따르면, 6월에 카드로 공과금을 납부한 승인실적은 전년 동월 대비 145.8%나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 서울경제 3일자 17면
동네병원 환자 ‘감소’, 보건소 환자는 ‘증가’
파이낸셜뉴스는 1면과 5면에서 ‘병원에 가지 않는 서민들’의 소식을 전했다. 몸이 아파도 병원을 찾지 않거나, 병원비 부담을 덜기 위해 보건소를 찾는 환자가 늘어났다는 분석이다. 이 신문은 “서울시내 25개 보건소 중 가운데 설문에 응답한 14개 보건소를 분석한 결과, 8개 보건소에서 환자가 저년 동기 대비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며 이 같이 전했다.
이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동안 용산구는 18.9%, 은평구는 14.6%(전년 동기 대비) 많은 환자들이 보건소를 찾았다. 성북구와 영등포구, 종로구, 양천구, 서대문구, 강북구 등도 보건소를 찾은 환자가 증가했다. 반면 ‘동네의원’을 찾는 환자는 크게 줄었다는 분석이다. 이 신문은 “감기 등의 경증 환자가 주로 찾는 중소병원은 환자 수가 20~40%가량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전했다.

▲ 파이낸셜뉴스 3일자 5면
강남의 한 피부과 원장은 이 신문과의 인터뷰에서 “피부과의 경우 당장 급한 치료가 아니기 때문에 경기에 영향을 많이 받는다”며 “체감적으로 30% 이상 환자가 줄어든 것 같다”고 말했다. 경기도의 한 병원 원장은 “관절과 척추가 아파 내원하는 환자와 수술건수가 줄었다”며 “당장 생활에 지장을 주는 환자들만 어쩔 수 없이 수술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에그플레이션 우려 확산…국외 곡물생산이 답?
에그플레이션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 전 세계 옥수수와 밀, 콩 생산량의 절반 가까운 양을 차지하는 미국 중서부 곡창지대에 ‘50년 만의 기록적 가뭄’이 닥친 여파라는 분석이다. 곡물 생산이 급감하면서 콩과 옥수수 가격은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밀은 한 달 사이에 50%나 폭등했다. 2008년에 한 차례 몰아쳤던 ‘식량 위기’가 재연될 조짐을 보이는 것이다.
쌀을 제외한 주요 곡물의 대부분을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 우리 사정에선 ‘악재’ 요건이다. 우리나라는 옥수수와 밀은 수요량의 99%를, 콩은 92%를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곡물자급률은 26.7%에 불과하다. 정부는 국외 곡물생산량을 2018년까지 38만톤으로 늘려 곡물 자주개발률을 10%로 높이는 ‘국외 농업개발 10개년 계획’을 2009년부터 시행하고 있다.

▲ 머니투데이 3일자 4면
2일 과천 정부청사에서 열린 ‘제42차 물가관계장관회의’에서 박재완 기획재정부 장관은 “곡창지대인 미국 중서부지방, 남미와 흑해연안의 가뭄으로 국제 곡물가격이 급등하면서 에그플레이션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며 “국제곡물의 안정적인 확보와 관련업계·축산농가의 어려움을 덜어주기 위한 장·단기 대책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일단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를 중심으로 국내 식용콩의 재고보유를 두 배(4개월분)로 늘리기로 했다. 밀과 공, 옥수수의 경우 연간 식용 소비량의 12% 수준인 55만톤을 해외에 비축하는 방안도 추진할 계획이다. 올해 말까지로 예정됐던 주요 곡물에 대한 할당관세 ‘0%’ 적용도 내년까지 유지키로 했다.

▲ 매일경제 3일자 사설
매일경제는 사설에서 “식량을 안정적으로 확보하는 일이 갈수록 절실해지고 있다”며 “국외 농업개발을 통해 곡물 자주개발률을 획기적으로 높일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서울경제는 사설에서 “문제는 곡물공급 부족과 가격급등 현상이 기상조건에 따라 생기고 사라지는 일과성이 아니라 꾸준히 만성화할 가능성이 높다는 데 있다”며 “식량안보 문제를 심각하게 짚어 볼 때”라고 지적했다.
미국·유럽발 경제위기 여파 아시아 제조업 ‘강타’
미국과 유럽의 경제위기가 아시아의 제조업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아시아 국가들의 주요 수출 대상국인 이들 나라가 경제위기를 맞으면서 수출이 감소하고 있는 탓이다. 아시아 국가들의 높은 수출의존도가 미국·유럽의 경제위기 국면과 맞물려 경제성장률 둔화로 나타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아주경제와 머니투데이가 각각 3면에서 이 같은 소식을 전했다.
1일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중국의 7월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는 전월보다 0.1포인트 하락한 50.1을 기록했다. HSBC은행이 집계한 같은 지수는 이보다 낮은 49.3%를 기록했다. 제조업의 경기를 나타내는 PMI는 50을 넘으면 경기 확장을, 그 이하면 위축됐다는 것을 의미한다. ‘세계의 공장’인 중국의 경기침체가 진행되고 있다는 것이다.

▲ 아주경제 3일자 3면
아시아 경제규모 3위의 인도의 PMI는 전월보다 3포인트 하락한 52.9였다. 일본의 7월 PMI는 전월(49.9)보다 하락한 47.9를 기록해 최근 3년 간 최저치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호주는 40.3, 우리나라는 전월보다 2.2포인트 감소한 47.5를 기록했다. HSBC 프리데릭 뉴만 이코노미스트는 “유럽의 경기침체가 아시아 경제의 발목을 잡기 시작했다”며 “앞으로 아시아 수출부문에 타격이 더 커질 전망”이라고 전했다.
우리나라도 예외가 아니다. 머니투데이가 1면과 3면에서 보도한 바에 따르면, ‘수출 쇼크’는 심각한 상황이다. 수출 감소세가 피부로 느껴질 정도라는 것이다. 2일 국토해양부에 따르면 올 상반기 항만을 통한 수출입 물동량 증가율은 3.5%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10%에 비해 3분의 1 수준으로 떨어졌다. 항공화물 수송량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4% 감소했다.
7월 수출은 33개월 새 최대 폭으로 감소했다. 1일 발표된 지난달 수출액은 448억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8.8% 감소했다. 이는 2009년 10월 수출액이 8.5% 감소한 이후 가장 큰 폭의 감소치다. 머니투데이는 이와 관련해 자동차, 조선, 철강, 석유화학, 가전 업계 등의 표정을 차례로 전했다.
ECB 총재는 양치기 소년?…‘드라기 쇼크’
유로존 위기는 좀처럼 안정화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2일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 열린 유럽중앙은행(ECB) 정례 금융통화정책회의는 ‘특단의 대책’ 없이 끝났다. 마리도 드라기 ECB 총재는 “위기국가의 국채 매입도 고려하고 있다”며 “몇 주내에 어떤 방법이 적절한지 밝힐 것”이라고 말했다. ‘추가적인 조치’를 취할 수 있다는 점도 강조했다.
그러나 시장은 ‘폭락’으로 반응했다. ‘특단의 대책’을 공언했던 드라기 총재의 말과는 달리 발권력 동원, 무제한 국채매입 등 파격적인 ‘한 방’이 없었다는 평가 때문이다. 국채매입의 시기와 방법도 뚜렷하게 언급되지 않았다. 이날 스페인과 이탈리아 국채 금리는 오히려 급등했고, 스페인 증시는 한 때 5%가 넘게 폭락하는 등 크게 출렁였다.

▲ 한국경제 3일자 3면

▲ 서울경제 3일자 14면
한국경제는 3면에서 “시장은 ‘더 이상 ECB를 믿을 수 없다’는 반응”이라며 “기대가 너무 컸고 그만큼 실망도 컸다”는 피터 딕슨 코메르츠뱅크 이코노미스트의 말을 전했다. 이 신문은 “ECB가 발권력을 동원하지 않을 경우 국채매입에 쓸 수 있는 돈은 800억유로 정도밖에 없어 재원이 부족한 상태”라고 분석했다. 서울경제는 14면에서 “당장 실행될 수 있는 구체적 방안은 단 하나도 나오지 않았다”며 ‘드라기 쇼크’라는 제목을 달았다.
이날 회의에서 ‘한 방’이 나오지 못한 데에는 독일의 반대가 한 몫 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드라기 총재는 “단 한 명이 ECB의 국채매입에 반대했다”고 말했다. 독일 중앙은행인 분데스방크(Bundesbank)의 총재 옌스 바이트만 이었다. 바이트만 총재는 이날 회의에 앞서 “ECB는 물가안정이라는 본연의 업무를 벗어나 월권하지 말라”고 ‘엄포’를 놓았다. 탄탄한 제조업과 내수에 힘입어 유로존의 여타 국가와 달리 ‘선전’하고 있는 독일은 인플레이션이 우려된다는 이유로 국채매입을 반대해왔다.
허완 기자 | nina@media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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