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8월 18일 토요일

젊은층에 빚 늘려 집 사라는 정부


이글은 경향신문 2012-08-17일자 기사 '젊은층에 빚 늘려 집 사라는 정부'를 퍼왔습니다.

ㆍ40세 미만 직장인 가상소득까지 인정ㆍDTI 도입 취지 무색… 부실대출 키울 듯

앞으로 40세 미만 무주택 직장인들은 총부채상환비율(DTI)을 적용받을 때 현 소득에다 ‘10년간 예상소득’이 추가로 반영돼, 은행권에서 돈을 빌릴 때 최대 25%까지 더 대출받을 수 있게 된다. 6억원 이상의 집을 살 때는 현 DTI 규제(서울 50%, 수도권 60%)에 최대 15%포인트의 우대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역모기지(주택을 담보로 노후자금을 대출받는 것) 대출은 DTI 규제를 아예 받지 않는다. 소득이 없어도 보유한 자산만 있으면 은행이자율만큼 소득으로 인정받는다.

금융위원회는 17일 이 같은 내용의 ‘DTI 규제 보완 방안’을 발표했다. 금융위 안은 다음달부터 은행권에 먼저 적용된다. 금융위는 “상환능력을 감안하여 부채를 조달함으로써 가계, 금융기관, 금융시장, 한국 경제의 건전한 성장과 발전을 도모하기 위해 DTI 규제 보완 방안을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정부 방안은 국민들의 빚을 늘려 침체된 주택시장을 살려보겠다는 의도로 해석된다. 젊은층에 대해 “주택구매능력을 키워줄 테니 월세 살지 말고 집을 사라”는 촉구도 담겨있다. 젊은층의 월세 선호 현상을 깨 ‘월세 집중→ 주택수요 하락→주택공급 하락→주택경기 침체’의 악순환 구조를 깨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정부 방안은 DTI ‘틀’을 깨면서 도입 취지마저 무색케 하고 있다. 특히 경제가 회복되지 않으면 늘어난 대출의 대부분은 ‘악성 부실대출’로 바뀌어 한국 경제를 위협할 가능성이 높다. 정부가 40세 미만 주택 구매자에 대해 적용할 DTI에 10년간 예상소득을 반영키로 한 것은 ‘있지도 않은 가상소득’을 인정하겠다는 것이다. ‘역모기지’에 대해 DTI 규제를 적용하지 않기로 함으로써 ‘노후 안전판’도 깼다.

전문가들은 정부 방안에 대해 ‘시장 역행 조치’라며 주택경기에도 큰 효과를 내기는 어렵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정영식 삼성경제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은 “이번 대책은 부채를 늘리는 방식으로 현재의 문제를 뒤로 미루겠다는 발상”이라고 지적했고, 변창흠 세종대 교수는 “국민들에게 더 많은 대출을 받으라는 정부 대책은 시장 안정에 역행하는 조치”라고 비난했다.

김희연·박재현 기자 egghe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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