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글은 민중의소리 2012-08-13일자 기사 '전국수녀연합회, “밀양송전탑 몸으로 막을 수도 있어”'를 퍼왔습니다.
경남시민사회·밀양주민대책위·정당, 공동대책위원회 구성....“한전 경거망동 하지 말라”

ⓒ주민대책위 밀양 주민들이 밀양댐 인근 공사자재 야적장에서 헬리콥터의 이륙을 막으며 공사를 저지하고 있다.
송전탑 건설을 두고 갈등을 빚고 있는 한국전력과 밀양주민의 힘겨루기가 96번 송전탑 건설부지를 두고 집중되고 있다.
한국전력은 밀양시 단장면 동화전 마을과 용회마을을 경유하는 95번, 96번 송전탑 건설에 집중하고 있다. 주민은 한국전력이 대선구도가 잡히기 전에 단장면에서 송전탑 한 기를 먼저 세워 기선을 제압하고 이어 상동면과 산내면 그리고 부북면으로 공사현장을 옮기는 전술로 판단하고 있다. 때문에 단장면의 송전탑 건설현장을 두고 주민과 한국전력이 한 치의 양보없이 대립하고 있는 형국이 됐다.
그동안 고령의 주민들은 폭염에 쓰러지면서도 송전탑을 막기 위해 매일 새벽 송전탑 건설부지로 2시간을 넘게 산을 올랐고 공사를 중단시켜 왔다. 하지만 한국전력 측은 고소고발, 손해배상청구, 공사방해금지 가처분 등으로 주민을 압박하는 동시에 새벽시간과 우천에도 불구하고 송전탑 공사에 속도를 냈다.
이 과정에서 문정선 밀양시 의원과 주민이 송전탑 자재를 운반하는 헬리콥터 저지에 성공하면서 새로운 국면이 형성됐다. 하지만 단장면 96번 송전탑부지는 철탑 기둥을 세울 땅파기가 상당부분 진행됐다. 주민은 4개 중에서 2개는 완성된 상태라고 전했다.
주민들의 혼신을 다한 저항에도 불구하고 송전탑 공사가 조금씩 진행되면서 주민들의 위기감도 커졌고 저항도 거세졌다. 그리고 문정선 밀양시 의원이 몸을 던져서 공사를 막으면서 민주통합당 차원의 지원을 불러왔다. 이와함께 경남시민사회단체도 공동대책위를 구성해 송전탑 저지를 결의하면서 밀양 송전탑 반대 투쟁은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었다.
13일 경남시민사회단체와 민주통합당, 통합진보당, 진보신당 추진위는 밀양주민과 함께 공동대책위를 구성해 송전탑 공사를 저지하기로 결의했다. 같은 날 전국수녀연합회 소속 수녀 대표 27명도 밀양을 방문하고 공사를 저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민주통합당은 당 차원의 진상조사위원회를 구성했고, 민주당 소속 대선 후보들의 밀양방문도 시작됐다.

ⓒ구자환 기자 밀양 송전탑 경과지 마을을 방문한 전국수녀연합회 소속 수녀들이 부북면 평밭마을 농성장에서 미사를 올리고 있다.
전국수녀연합회, “공사현장에서 직접 몸으로 막을 수도 있다”
밀양 송전탑 건설이 강행되면서 그동안 이를 주시하던 수녀들도 송전탑 반대운동에 나서기 시작했다.
밀양 송전탑은 상동면에 있는 가르멜 수녀원을 통과하고 있다. 이 때문에 가르멜 수녀원도 송전탑 반대에 주민과 뜻을 함께 하고 있다. 하지만 완전 봉쇄수녀원인 까닭에 현장에 직접 나서는 못하고 있다. 하지만 가르멜 수녀원 원장은 “다른 곳에 송전탑이 모두 세워지더라도 이곳에는 절대 송전탑이 세워지지 못할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이날 밀양시청 앞 농성장에 도착한 경기도 양주시 ‘성가소비녀회 작은 여종들’과 ‘한국여자수도자 장상연합회 탈핵위원회’ 등 각지에서 수녀들이 모였다. 보라마을 이치우씨의 분신 이후 두 번째 밀양을 방문한 수녀들은 송전탑을 반대하고 있는 상동면과 부북면 등을 찾아 현장을 방문하고 주민들의 이야기를 들었다. 홍보를 담당하고 있는 수녀는 “송전탑 반대 운동에 우리가 행동으로 나선 것”으로 의미를 부여했다.
주민에 따르면 전국수녀연합회는 송전탑 반대 운동에 결합하기 위해 주민과 의견을 교환해 왔다. 하지만, “꼭 필요할 때 집중해서 도와 달라”는 주민의 뜻을 받들어 상황을 면밀히 주시해 왔다.
소피아 수녀는 “지난 4월 이치우 어른이 분신했을 때 1차 방문했다”며, “밀양에서 어른들이 쓰러지면서도 외롭게 투쟁하고 있어 사안이 심각하다고 판단돼 전국 수녀대표들만 급히 내려왔다”고 말했다.
그는 “집중적인 도움이 필요할 때는 언제든지 내려 올 것”이라며, “필요한 상황이고, 주민들의 요청이 있다면 송전탑 건설현장에서 공사를 직접 몸으로 막아 나설 수도 있다”고 말했다.
전국수녀연합회는 오는 9월 3일 자체적인 희망버스를 기획하고 있다. 전국수녀원연합회 소속 회원은 1만 명이다.

ⓒ구자환 기자 경남시민사회·밀양주민대책위, 정당이 밀양송전탑 공동대책위원회 구성하고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구자환 기자 경남시민사회·밀양주민대책위·정당이 공동대책위원회를 구성하고 '한전은 경고망동 말라'고 경고했다.
경남시민사회·밀양 주민들, 공동대책위 구성해 공사 막는다
같은 날 경남시민사회단체와 밀양주민대책위, 그리고 정당대표는 밀양 공동대책위를 구성해 송전탑 공사를 저지하기로 했다.
‘밀양 송전탑 공사중단과 백지화를 위한 공동대책위원회’는 민주통합당 경남도당이 농성하고 있는 한국전력 밀양지사에서 가진 결성 기자회견을 통해 “국민의 생명을 위협하지 마라”며 송전탑 공사 중단을 요구했다.
공동대책위원회는 밀양4개면 주민대책위와 이치우열사분신대책위, 그리고 경남시민사회단체와 민주통합당, 통합진보당, 진보신당 추진위로 구성됐다.
공동대책위원회는 “지금 한전이 하고 있는 송전탑 건설사업은 국가의 횡포이고 공익이라는 명분으로 국민의 삶을 희생시키는 것이고, 국민의 기본적인 살 권리를 파괴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또, “지난 1월 이치우열사가 분신한 이후 한전은 90일간 공사 중단과 대화를 약속하고도 아무것도 하지 않고 시간을 보냈다”며, “추운 겨울 산비탈을 기어오르고 미끄러지며 공사를 막았던 밀양 주민들은 또다시 기록적인 폭염 속에서 공사를 막아 나섰고, 결국 실신하는 사고까지 연거푸 발생했다”고 강조했다.
공동대책위는 “한전은 주민들과 협의하겠다고 하면서 오직 돈으로만 주민들을 현혹시키고 오만불손한 내용의 유인물을 배포하는 등 주민들을 와해시키는데 혈안이 되어 있다”고 비난하고 “정말 주민들과 협의를 하고자 한다면 지금처럼 돈으로 칠갑하는 협상조건은 모두 폐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주민들은 보상이 아니라 제대로 된 송전탑 사업, 주민피해를 최소한으로 줄이는 사업, 주민들이 납득할 수 있는 사업을 하라고 하는데, 한전은 무조건 돈을 더 주고 추가로 주고 숙원사업도 별도로 협의해 주겠다고만 한다”며, “국민이 낸 돈으로 국민들을 핍박하는 한전을 언제까지 두고 볼 수만은 없다”고 강조했다.
공동대책위는 “지금 밀양주민들은 내 한 몸 희생해서 막을 수 있다면 기꺼이 내놓겠다고 한다”며, “어떤 이유 어떤 목적이든 사람부터 살려야 한다는 절박감에 밀양 송전탑 공사 중단과 백지화를 위한 공동대책위원회를 결성한다”고 밝혔다.

ⓒ구자환 기자 밀양 주민들이 밀양댐과 접해 있는 공사자재 야적장에서 농성을 하고 있다. 주민들은 콘크리트 차량의 출입을 저지하거나, 공사 자재를 나르는 헬리콥터를 저지하고 있다.

ⓒ민주통합당 경남도당 문정선 시의원이 96번 송전탑 공사현장에서 비닐천막을 설치하고 밤샘 농성을 하고 있다. 문 의원은 한국전력 관계자들이 주민을 속이며 공사를 하고 있어 자리를 비울 수 없다고 없다. 문 의원은 지난 7일부터 산속 농성을 시작해 96번 송전탑에서는 2박3일째 농성중이다.
밀양주민대책위, "현장에서 공사를 저지할 인원이 절실"
주민들은 한국전력 측 공사관계자가 하루도 빠짐없이 공사장에 들러 상황을 파악하고 있다고 말했다. 주민이 자리를 비우는 사이에 송전탑 공사를 서둘러야 한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주민들은 폭염과 우천에도 24시간 동안 공사현장에 설치한 천막농성장을 비우지 않고 강력하게 공사를 저지하고 있다.
특히, 민주통합당 문정선 시의원의 현장투쟁이 주민에게 힘과 용기가 되고 있다. 문 시의원은 단장면 일대 송전탑 건설현장 일대를 돌아가며 방문해 몸으로 부딪히며 공사를 저지하고 있다.
지난 7일부터 단장면 81번 송전탑에서 노숙을 하며 공사를 저지했던 문 시의원은 지금은 산 속에 있는 96번 송전탑 공사현장에서 비닐천막을 치고 이틀 동안 나 홀로 농성을 하고 있다. 주민들도 마찬가지로 멧돼지와 지네가 출현하는 열악한 환경과 폭염, 우천에 굴하지 않고 농성장을 지키며 공사를 막고 있다.
문 시의원은 시민단체 간담회에서 “한국전력이 이장을 구슬려서 공사를 하지 않는다고 마을 방송을 했지만, 오전 7시에 96번 송전탑으로 인부 6명이 와서 조립작업을 시작했다”며, “한국전력이 비겁하게 주민을 속이면서 공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어제는 천막을 뚫으려고 해서 커트 칼로 동맥을 자르겠다고 위협해서 공사를 막아냈다”며, “96번 송전탑은 기둥에 콘크리트를 붓고 조립만 하면 되는 단계에 왔다”고 현장지원을 호소했다.
김준한 신부(이치우열사분신대책위 공동대표)는 “현장의 상황이 매일 매일 다르게 변해 계획적으로 하는 것은 포기했다”며, “매일 현장에서 공사를 저지할 수 있는 인원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또, “9월 말 탈핵희망버스 등 전국 집중행사도 준비되고 있고 9월초에는 수녀들의 희망버스도 있지만 문화코드가 아니라 현장중심으로 가야 한다”고 말했다.
장영달 민주통합당 경남도당 위원장은 중앙당에서 “밀양 송전탑 진상조사위원회가 구성됐고, 힘 있고 권력 있는 지역을 벗어나 힘없는 지역으로 송전탑이 돌아간 이유 등에 대해 조사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송전탑 문제는 80대 노인들의 생존권 싸움”이라며, “국책사업이라고 밀어붙이는 것은 용납할 수 없는 일”이라고 덧붙였다.
박선희 통합진보당 경남도당 부대표는 “당내 상황으로 관심을 가지지 못해 죄송하다”며 “당내상황과 관계없이 최선을 다해 힘을 모으겠다”고 밝혔다.
한편, 고립된 채 송전탑 반대를 하고 있는 경북 청도군 각북면 삼평1리 주민들도 이날 밀양을 찾았다.
경북 청도군의 송전탑 경과지의 대부분 마을은 한국전력과 공사를 합의했으나 삼평1리 주민만은 반대하고 있다. 이 때문에 주민들은 용역경비와 싸우며 25번 26번 송전탑 공사를 저지하고 있다. 현재 용역경비들은 폭력 사건이 문제가 되면서 철수한 상태다.
구자환 기자 hanhit@v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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