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8월 1일 수요일

봉준호 감독의 ‘괴물’은 좌경화 영화?


이글은 미디어스 2012-08-01일자 기사 '봉준호 감독의 ‘괴물’은 좌경화 영화?'를 퍼왔습니다.
청와대의 우파영화 제작 등 국민의식 우경화 문건 드러나

‘문화를 통한 국민의식 우경화’ 계획이 담긴 7장짜리 청와대 문건이 공개됐다. 청와대를 상징하는 무궁화 문향이 찍혀 있는 문건다.
진선미 민주통합당 의원은 청와대 기획관리비서관실이 제작한 것으로 추정되는 (문화권력 균형화 전략)(작성일 2008년 8월 28일) 문건을 공개하고 문제를 제기했다. 이와 관련해 하금렬 대통령 실장 “문건은 없다”고 발뺌했지만 진 의원은 “문건내용이 99% 실행됐다. 청와대 문건이 확실하다”는 분석 결과를 재차 내놨다.

▲ 2008년 청와대 청와대 기획관리비서관실이 제작한 것으로 추정되는 '문화권력 균형화 전략' 문건ⓒ진선미 의원실

청와대가 바라본 ‘문화계’는 좌편향
해당 문건에는 ‘좌파세력의 문화권력화 실태’라면서 “좌파는 지난 10년간 정부의 조직적 지원 하에 한국민족예술인총연합(민예총) 중심으로 문화 권력의 주도세력으로 부상”이라는 내용이 적시돼 있다.
문건에 따르면, 민예총은 DJ집권 후 ‘문화아카데미’, ‘문화정책연구소’ 등을 설치해 문화예술계 전반에 대한 이념적 공감대 확산 및 현실 문화정책대안을 지속적으로 제시했다. 또한 1999년 문화연대가 결성되면서 문화전반에 걸쳐 전문가 그룹을 포섭·육성해 외연을 확장했다고 설명하고 있다.
2002년 문성근, 명계남, 이창동 등 700여 명이 ‘노무현을 지지하는 문화예술인의 모임(노문모)’를 결성하면서 실체적 권력집단화됐다고 설명했다. 이를 바탕으로 좌파를 문화관광부장관, 한국문화관광정책연구원장, 한국문화예술위원회, 국립현대미술관 등 주요 국립문화기관의 수장으로 임명해 제도권을 통한 좌파세력화가 시행됐다는 것이다. ‘문화부->위원회·국립문화기관->시민단체’로 이어지는 조직구조를 정립시켰다는 게 문건의 요지다.
“영화를 중심으로 좌경화를 추진했다”며 봉준호 감독의 (괴물)과 박찬욱 감독의 (공동경비구역JSA), 임찬상 감독의 (효자동이발사)를 문제의 영화로 꼽기도 했다. 문건에서 (괴물)은 반미 및 정부의 무능을 부각시켰으며 (공동경비구역JSA)는 북한을 동지로 묘사했다고 지적했다. (효자동이발사)를 통해 국가권력의 몰인정성을 비판했다고 깎아내렸다. 

▲ '문화권력 균형화 전략' 문건 내용 중

문화를 통한 청와대의 우경화 전략은
청와대는 문화를 통한 국민의식 우경화 전략으로 새로운 ThinkTank ‘문화정책포럼’을 형성하고 우파 실행기관으로 ‘한국문화산업연구소’ 설립을 제시했다. 문건은 “정부는 연구, 심포지엄, 출판 등에 필요한 비용을 지원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좌파집단에 대한 인적청산은 소리없이 지속실시’ 부분은 “예술위원회, 영화진흥위원회 등 핵심기관의 내부에는 아직 많은 수의 좌파실무자들이 근무하고 있다”며 “위원장을 교체한 이후 인적청산을 진두지휘하고 BH(청와대)는 민정(수석)을 통해 인적청산작업을 지속 감시하고 독려한다”고 명시했다. ‘좌파 고사’라고 문구도 눈에 띈다.
대규모 문화자본과 정부간 새로운 문화펀드(영진위를 통한 영화분야에 1000억 원 규모)를 조성하고, ‘창조문화센터’(장소는 삼성이 보유한 송현동 미국대사관 직원숙소부지)를 건립하도록 하고 있다.
해당 문건에는 ‘우파 영화제작’도 포함됐는데 CJ, KT, SKT 등 영화자본과 협력해 투자방향을 우파로 선회하도록 했다. 이 가운데, SKT는 “한국전쟁 영웅에 관해 시나리오 작업중”, “수백억 원 규모의 제작비 투자 예정”이라고 밝혔다.
또한 메이저신문과 협력해 좌파 행적을 밝히는 기획물을 연재한다는 방향도 설정했다. ‘좌파세력에 대한 정부지원금 평가 및 재조정’도 빠지지 않았다. 문건은 구체적인 시기까지 적시하면서 2009년 좌파단체 지원예산을 근절하도록 지시했다. 문화계에 대한 전면적인 우경화 재편이라는 평가가 가능하다.
문건에 따르면 “BH는 총괄기획”하며 문화부, 기재부, 방통위 등은 역할조정을 담당하도록 했다.
구체적인 재원 계획과 실행 일정도 포함돼 있는데, 2009년 정부지원금은 총 72억 원(문화정책포럼 및 한국문화산업연구소 지원 37억 원, 공모전 등 기타 지원사업 35억 원)과 영화 펀드투자는 영진위 기금을 활용해 약 300억 원을 조성하는 것으로 나타나 있다.
추진 시기로 2008년 9월 이명박 대통령에게 보고하고 10월 대기업 투자계획 발표 및 국회와 기재부 협의를 거쳐 문화부 예산변경 작업을 시행하도록 했다. 11월 SKT 우파영화 시나리오 및 제작사 선정을 완료하고 12월에는 예산을 확정하고 좌파단체 지원을 차단하도록 구체적으로 명시돼 있다.

▲ '문화권력 균형화 전략' 문건 내용 중

진선미 의원, “소름끼치는 시나리오…실행률 99%”
진선미 의원은 지난 달 31일 ‘문화권력 균형화 전략’의 문건 전체인 10페이지를 분석한 결과 “청와대는 문건은 사실상 99% 실행된 것으로, 청와대 문건이 확실하다”고 주장했다. 진 의원은 ThinkTank ‘문화정책포럼’ 기능으로 설정된 한국문화콘텐츠산업협회가 문건작성 3개월 뒤에 손병두 전 KBS이사장을 대표로 설립됐다고 지적했다.
또한 진선미 의원은 송현동 미국대사관 직원숙소 부지에 우파 문화정책을 마련하는 창조문화센터를 설립하기로 한 계획에 대해 “현재 대한항공이 2008년부터 7성급 호텔을 포함한 복합문화센터 설립을 추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문제는 해당 부지가 덕성여고와 풍문여고 부근으로 호텔을 지으려면 관할 교육청의 허가를 받아야 한다는 점이었다. 이에 대해 문화관광체육부는 ‘관광숙박산업 활성화 방안’을 발표해 유흥·사행 등 부대시설이 없는 관광호텔의 경우 학교환경위생정화구역 내에 설치할 수 있도록 하는 (관광진흥법) 개정안을 19대 국회에 제출하겠다고 밝힌 상태다. 청와대 지시에 따른 것이기 때문에 무리하게 추진하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게 진선미 의원실의 문제제기다.
문건 작성 두 달 뒤 영화진흥위원회는 800억 원대의 펀드를 조성하겠다고 발표해 문건의 신빙성을 높이기도 했다.
‘SKT와의 우파 콘텐츠 제작’과 관련해서는 SKT가 2008년 곧바로 베넥스인베스트먼트라는 펀드를 조성했다. 베넥스는 SK 최태원 회장이 회사자금을 횡령했다는 혐의를 받는 곳이다. 진선미 의원은 “최태원 회장이 2008년 광복절 특사로 사면된 점과 사면 직후 SKT의 영화산업 펀드를 청와대가 활용하려고 했다는 점을 고려할 때, 베넥스인베스트먼트 사태로부터 청와대도 자유로울 수 없다”고 비판했다.
‘좌파 인적청산’은 널리 알려진 대로 김정헌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위원장, 김윤수 국립현대미술관장, 한예종 황지우 총장을 비롯한 20 여명의 문화예술 기관장이 이명박 정권 출범 이후  교체됐다. 이 밖에도 문화미래포럼 출신 조희문 교수가 영화진흥위원장으로 오면서 독립영화전용관과 영상미디어센터 위탁운영자 선정에서 석연치 않은 이유로 진보성향의 단체들이 탈락해 논란이 불거진 바 있다.
진선미 의원은 “소름끼치는 시나리오들이 고스란히 현실화되고 있음을 확인했다”며 “문화예술은 인간의 가장 자유로운 정신의 산물인데 (청와대는)그것을 일방적으로 좌경화됐다고 단정하고 좌파세력을 척결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고 비판했다.

권순택 기자  |  nanan@mediau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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