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8월 7일 화요일

방문진 김재우 논문 표절, '문대성이 기가 막혀'


이글은 미디어스 2012-08-07일자 기사 '방문진 김재우 논문 표절, '문대성이 기가 막혀''를 퍼왔습니다.
"본인이 썼다면, 이렇게 단순하게 베낄 순 없다"…돈 주고 '학위' 샀나?

▲ 논문 표절 의혹이 제기된 방송문화진흥회 김재우 이사장ⓒ미디어스

김재우 방송문화진흥회 이사장의 논문 표절 양상에 비하면, ‘문도리코’라 불리며 논문 표절의 대명사처럼 굳어진 문대성 의원의 논문 표절은 세발의 피라고 할 만하다. 민주통합당 신경민 의원의 분석을 보면 김 이사장의 논문 표절 방식은 ‘기존 석박사 학위 논문’을 베끼는 수준을 넘어 연구기관의 보고서를 무단으로 가져다 쓰고, 언론의 기사도 연구의 일부인양 베낀 것은 물론 심지어 백과사전에 있는 내용까지 그대로 가져다 썼다. 물론, 어떠한 인용 부호나 각주도 달지 않았다.
지난 총선 당시 여러 후보의 논문 표절 사례들을 검토하고 분석해봤던 입장에서 김 이사장의 논문은 그 양상이 가장 악질적인 ‘범죄’라고 할 만하다. ‘과도한 인용’까지도 표절의 범주에 넣는 까칠한 기준이 아니더라도 그렇다. 논문 표절을 판정하는 방식은 간단하다. “자신의 견해가 아닌 타인의 연구 성과를 자신의 성과로서 원용한 논문”은 결코 용인될 수 없다. 표절이다. 김 이사장의 논문은 누가 보더라도 학계의 기준을 위반한 것이고, 정당한 방법으로 학위를 취득하는 다수의 사람들에게 모욕감을 주는 반윤리적 행위다.
김 이사장의 논문을 보면, 실제 이 논문을 김 이사장이 직접 작성했는지도 의문스럽다. 논문 표절 형태가 정말 저급하고 매우 조잡하기 때문이다. 김 이사장의 논문은 단일한 출처로부터 아무런 변형도 주지 않고 텍스트를 그래도 긁어다 베낀 페이지가 수십 페이지에 달한다. 한 마디로 베껴도 이렇게 무성의하게 베낄 수가 있을까 싶을 정도이다.
논문 표절 여부를 검증하는 학자들은 이런 방식에 대해 “본인이 직접 논문을 작성한다면, 최소한 이렇게 단순하게 베끼지는 못 한다”고 말한다. 자신의 이름을 걸고 제출되는 학위 논문에는 최소한의 질적 수준이라도 유지하고픈 욕심이 발동하기 마련이고, 연구자로서의 양심적 자각도 작동하기 때문이다. 인두겁을 쓰고 남의 논문을 토씨 하나 바꾸지 않고 단순 무지하게 베끼는 것은 쉽지 않다는 지적이다. 그래서 보통은 같은 연구 공동체에 있는 이들의 논문을 베끼면서 ‘공동연구를 했다’는 자기 주문을 거는 것이 논문 표절의 일반적 행동 패턴이다. 그런데 김 이사장의 논문은 이러한 최소한의 자기 합리화조차 찾아볼 수 없는 수준이다. 이처럼 단순한 ‘ctrl-c/ctrl-v'로 작성된 논문의 경우 보통 ’대필‘을 의심하기 마련이다.
김 이사장의 논문은 처음부터 끝까지 ‘짜깁기’로 이뤄져있다. 어떻게 이해하더라도 이 논문은 학위 취득을 위한 의례적 차원의 문서 작업이라고 밖에 이해하기 힘든 수준이다. 김 이사장은 (주)벽산의 대표이사로 재직 중이던 지난 2005년에 이 논문을 발표했는데, 충분한 사회적 지위를 획득한 이가 ‘돈’을 무기로 학위를 샀다는 것 외엔 딱히 이해하기 힘들다. 만에 하나 김 이사장이 뒤늦게 만학도의 열정으로 학위를 취득한 것이라면, 그래놓고 왜 이제 와서 경제학 박사와 전혀 상관없는 방송문화진흥회의 이사장을 맡아 언론계의 지탄의 대상이 되는 ‘노욕’을 부리는 것인지도 납득하기 어렵다.
일반적으로 박사논문 심사는 한 번의 예심과 세 번의 본심으로 진행된다. 심사위원은 총 5인이며 그 중 한 명 이상은 외부 대학의 교수가 지정되어, 논문 심사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의혹을 미연에 방지한다. 김 이사장의 논문도 당연히 이 절차를 거쳤을 것이고, 관례대로라면 당연히 김 이사장은 이 자리들에 참석했을 것이다. 그 때, 김 이사장은 심사위원들에게 자신의 연구 성과를 설명하며 뭐라 뭐라 둘러대고 거짓말을 했어야 했을 것이다. 본인의 연구 성과는 전무한 짜깁기 논문을 제출했단 사실을 곧이곧대로 심사위원들에게 고했다면 당연히 그의 논문은 통과되지 않았을 것이다. 이처럼 목적을 위해서는 기꺼이 거짓말을 할 수 있는 자가 방송의 관리 감독을 맡아도 되는 것일까?
김 이사장이 물러나야 하는 이유는 이것으로 충분하다. 국민의 정부 이후 ‘논문 표절’은 고위 공직자와 사회 지도층의 도덕적 수준을 가늠하는 최소한의 정말 최소한의 잣대로 사용되어 왔다. 이 정부 들어 부동산 투기를 비롯한 각종 논란에 휩싸였던 이들이 고위직에 임명이 강행되어왔지만 그래도 거기에 논문 표절까지 겹칠 경우 ‘더 이상은 안 되겠다’는 대중적 여론이 형성되곤 했다. 위장전입과 탈세가 일종의 ‘먹고 사는 문제’ 차원에서 묵과되었다면, 논문 표절의 경우 일종의 마지노선이 되어왔던 사안이기도 하다.
김재우 이사장의 ‘부적격성’은 따로 설명하지 않아도 될 만큼 이미 차고 넘친다. 평생을 방송과 전혀 인연 없이 살던 그가 방문진 이사장이 될 수 있었던 이유는 MB의 고대 경영대 1년 후배라는 점 말고 딱히 근거를 발견하기도 어렵다. 거듭 강조하지만, 방송문화진흥회는 공영방송을 관리 감독하는 기구이다. 사회 모든 분야를 통 털어서 가장 높은 수준의 도덕적 원칙과 공정함이 작동해야 마땅한 공적 기구이다. 이런 기구의 이사장을 ‘무자격자’이면서 동시에 ‘지적 범죄자’로 두겠다는 것은 공동체 전체의 참을 수 없는 치욕이다. 다른 걸 다 떠나서 김재우 이사장이 아무 일 없었다는 듯 업무를 수행한다면 그건 문대성 의원에게 너무 가혹한 일이 되지 않을까? 그야말로 문대성이 기가 막히지 않겠느냐 이 말이다. 

김완 기자  |  ssamwan@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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