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8월 8일 수요일

검증은 없고 검토만 했던 ‘고리 1호기 안전’


이글은 경향신문 2012-08-07일자 기사 '검증은 없고 검토만 했던 ‘고리 1호기 안전’'을 퍼왔습니다.

ㆍTF, 핵심 설비 현장확인 소홀 옛날 자료 검토에 치중

정부의 고리 원전 1호기의 재가동에 ‘OK’ 사인을 했던 태스크포스(TF)의 역할에 의구심이 제기되고 있다. 지역주민과 시민단체들은 태스크포스가 핵심 사안은 검증하지 않고 과거 자료 검토에만 치중했다며 이들의 활동에 의문을 제기했다. 

태스크포스는 지역주민이 추천한 전문가 7명과 한국수력원자력이 추천한 3명 등 모두 10명으로 구성돼 있다. 지난달 16일부터 지역주민들이 갖고 있던 고리 1호기 안전성에 대한 의문점을 파악하고, 최종 판단을 위한 자료를 확보하는 작업에 착수했다. 22일에는 한수원이 낸 안전성평가보고서를 검토했다. 이어 8월2일에는 동부산관광호텔에서 원자로용기 자동초음파탐상검사에 대한 설명회를 열고, 4일에는 고리 1호기를 방문해 주제어실과 비상발전기 등에 대한 설명을 들었다. 6일에는 최종 답변서를 겸한 보고서를 냈고, 정부는 이를 토대로 고리 1호기 재가동에 들어갔다. 

하지만 태스크포스의 활동은 현장검증보다는 자료검토에 치중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주요 검토자료도 6년 전에 나온 ‘고리 1호기 원자로압력용기의 안전성평가 보고서’가 사용됐다. 이 보고서는 고리 1호기수명연장과 관련해 2006년 한국원자력연구원이 낸 자료다. 2004년 나온 ‘시편의 신뢰여부에 대한 평가서’ 검토에 주력했다.

10년 가까이 된 묵은 자료를 검토한 것이다. 그러나 지역주민들과 시민단체 등이 요구해온 시편 추출은 하지 않았다. 시편은 압력용기 안에 들어있는 금속성 물질로, 원자로의 현재 상태를 가장 확실하게 보여주는 결정적인 재료다. 

통합진보당 김제남 의원실 김용국 보좌관은 “시편을 추출해 상태를 정밀하게 파악해야 원자로의 안전성을 일부나마 파악할 수 있다”면서 “이 작업을 못한 것은 고리 1호기 안전성을 담보할 수 없는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김 보좌관은 “고리 1호기가 압력용기 외에 다른 부분에도 문제가 있을 수 있는데 압력용기에만 초점을 맞춘 것도 태스크포스 활동이 미흡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고리 원전 1호기 지역 주민들은 당초 재가동의 전제 조건으로 원자로 안전성 평가에서 가장 중요한 압력용기 등 주요 핵심 설비에 대한 재검증을 요구했다. 이들은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고리 1호기를 무조건 폐쇄해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해왔다. 한국원자력안전위원회가 지난달 4일 고리 1호기에 대한 재가동 승인을 한 이후에도 정부가 즉시 재가동을 하지 못한 것은 지역주민들과 이 문제에 대한 합의를 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김명국 장안읍발전위원회 사무차장은 “시편 추출 등을 포함해 전반적인 검증이 주민의 요구사항이었지만 정부가 절대로 받아들일 수 없다고 맞서는 바람에 할 수 없이 자료검토만 한 것”이라며 “고리 1호기 안전성에 대한 의문은 여전히 남아있다”고 말했다.

최병태 기자 cbtae@kyunghyang.com

댓글 없음: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