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글은 경향신문 2012-08-02일자 기사 '‘사고 트라우마’ 코레일 직원 1300명 중 1명만 치료'를 퍼왔습니다.
ㆍ코레일, 소속장 면담 거쳐 심리치료 대상 37명 선발
열차 사상사고를 겪은 기관사들이 심각한 정신적 후유증을 겪고 있다는 보도(경향신문 7월9일자 1·3면 보도)에 따라 코레일이 직원들에 대한 심리치료 대책을 발표했다.
코레일은 전체 2만5000여명의 직원 중 소속 부서장 면담을 통해 37명을 뽑아 심리치료를 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치료 대상자 중 정작 최근 5년간 사상사고를 경험한 직원은 단 1명에 불과했다. 코레일은 2007년부터 올해 6월까지 5년6개월 동안 사상사고를 경험한 직원(기관사·철도반원·차장·역무원)이 1306명으로 조사됐다고 밝혔다. 승객 투신 사고를 겪은 기관사뿐 아니라 사체를 처리한 직원도 포함된 숫자다.
하지만 코레일은 이들 사상사고 경험자에게 체계적인 심리치료 대책은 마련하지 않았다. 대신 코레일은 6월12일과 24일 각 소속 부서장에게 공문을 보내 전 직원을 면담하고 심리치료가 필요한 직원을 파악해 보고하라고 지시했다. 이런 방법으로 선발된 심리치료 대상은 37명에 불과했다.
이들 중 본인이 치료를 원한 직원은 15명, 부서장이 치료가 필요하다고 추천한 직원은 22명이다. 또 업무상 스트레스를 이유로 선정된 사람은 7명에 불과했다.
치료 대상자 중 사상사고를 경험한 직원은 단 1명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코레일 측은 이 직원도 사상사고와 직접 상관없는 이유로 스트레스를 호소해 치료대상으로 선정됐다고 설명했다. 코레일은 심리치료 대상자를 정신과 전문의들에게 의뢰, 개별상담을 진행하고 정신과 치료가 필요하다고 판단되면 비공개로 치료를 지원키로 했다.
하지만 전문가가 아닌 부서장 면담을 통해 정신과 치료 대상자를 선정한 것이 적절했느냐는 논란이 있다.
철도노조 관계자는 “심리상담에 필요한 전문적 지식이 없는 현장사업소 관리자들에게 전문의도 어려운 개별면담을 시켜 심리치료 대상을 골라냈다는 것을 이해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시간이 걸리더라도 정신과 전문의가 사상사고 유경험자들을 전수면담해야 한다”고 말했다.
서울대 의과대학 정신과학교실 정도언 교수는 “비전문가가 전문가의 역할을 대신할 수는 없는 일이다. 심리치료가 필요한 직원들을 전문가가 선정토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부서장 면담이 제대로 이뤄졌는지도 문제다.
코레일 소속의 한 기관사는 “소속 사업소 소장과 면담을 한 적이 없다. 현장 관리자들에게 소장이 ‘문제 있는 직원이 있느냐’고 물어본 정도인 것으로 안다”며 “혹시 면담을 했다고 하더라도 상사인 소장에게 정신적 문제를 솔직히 털어놓기는 어려웠을 것”이라고 말했다.
코레일 관계자는 “사상사고를 경험했다고 모두 우울증이나 공황장애 등 정신질환으로 이어지는 게 아니므로 치료 대상자 선정에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본인이 심리치료를 원한다면 해줘야겠지만 사상사고 경험자 1306명 중 한 사람도 사상사고 스트레스를 이유로 심리치료를 신청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남지원 기자 somnia@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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