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글은 미디어오늘 2013-04-24일자 기사 '기자와 영업의 벽 붕괴, ‘앵벌이 언론’ 전락'을 퍼왔습니다.
언론사들 최근들어 기사로 ‘광고영업’하는 행태 기승… “스스로 도태시키는 행위”
최근 기업체 홍보 담당자들 사이에서는 중견기업인 일진그룹의 홍보담당 임원의 사표 소식이 화제가 됐다. 황 아무개 홍보담당 상무는 지난 15일, ‘사옥이전 협찬금을 안 냈다고 악의적인 기사로 보복을 당했다’고 주장하며 서울경제신문을 ‘횡포’의 대상으로 지목했다.
서울경제 담당 부장은 미디어오늘과의 통화에서 “정상적인 취재활동의 일환이었고, 일관된 관점에서 기사를 써왔다”며 “(황 전 상무의 주장은) 전혀 사실무근이고 명예훼손에 해당한다”고 반박했다. “사실이 아니기 때문에 상대할 가치가 없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이 사건의 ‘광고협박’ 진위 여부와는 관계없이 언론계와 홍보업계는 이 사건을 두고 “터질 게 터졌다”는 반응들을 보였다.
홍보업계 관계자 A씨는 “좋은 기사로 기업을 칭찬하면서 협찬을 받거나 악의적인 기사를 쓰면서 돈을 요구하는 건 기본적으로 흔한 유형”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비즈니스 모델’이 이미 하나의 상식으로 자리 잡고 있는 셈이다.
기업체 홍보·광고 관계자들은 하나같이 말을 아꼈다. 어렵게 입을 연 관계자들도 구체적인 사례에 대해서는 언급을 꺼렸다. ‘보복을 당할 수 있다’는 이유 때문이었다. A씨는 “특히나 요즘 분위기가 살벌하다. 언론에 대한 불만이 극에 달했다고 보시면 된다”면서도 “언론사한테 밉보이는 짓을 안 하려고 서로 몸 사리는 곳이 한두 군데가 아니다”라고 전했다. “‘걸리면 죽는다’는 말이 떠돌아 다닌다”는 것이다.
언론사들의 ‘영업 방식’에 대해 A씨는 조심스레 불만을 터뜨렸다. “요즘 실적이 다 안 좋은데 오너가 무능해서 (경영을) 못한 것처럼 몰아가고, 방만한 경영을 했다고 한다”며 “사실은 맞는데 맥락을 고려하지 않고 기사를 쓰면 결국 악의적인 것 아니겠냐”고 말했다.

언론사들 최근들어 기사로 ‘광고영업’하는 행태 기승… “스스로 도태시키는 행위”
최근 기업체 홍보 담당자들 사이에서는 중견기업인 일진그룹의 홍보담당 임원의 사표 소식이 화제가 됐다. 황 아무개 홍보담당 상무는 지난 15일, ‘사옥이전 협찬금을 안 냈다고 악의적인 기사로 보복을 당했다’고 주장하며 서울경제신문을 ‘횡포’의 대상으로 지목했다.
서울경제 담당 부장은 미디어오늘과의 통화에서 “정상적인 취재활동의 일환이었고, 일관된 관점에서 기사를 써왔다”며 “(황 전 상무의 주장은) 전혀 사실무근이고 명예훼손에 해당한다”고 반박했다. “사실이 아니기 때문에 상대할 가치가 없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이 사건의 ‘광고협박’ 진위 여부와는 관계없이 언론계와 홍보업계는 이 사건을 두고 “터질 게 터졌다”는 반응들을 보였다.
홍보업계 관계자 A씨는 “좋은 기사로 기업을 칭찬하면서 협찬을 받거나 악의적인 기사를 쓰면서 돈을 요구하는 건 기본적으로 흔한 유형”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비즈니스 모델’이 이미 하나의 상식으로 자리 잡고 있는 셈이다.
기업체 홍보·광고 관계자들은 하나같이 말을 아꼈다. 어렵게 입을 연 관계자들도 구체적인 사례에 대해서는 언급을 꺼렸다. ‘보복을 당할 수 있다’는 이유 때문이었다. A씨는 “특히나 요즘 분위기가 살벌하다. 언론에 대한 불만이 극에 달했다고 보시면 된다”면서도 “언론사한테 밉보이는 짓을 안 하려고 서로 몸 사리는 곳이 한두 군데가 아니다”라고 전했다. “‘걸리면 죽는다’는 말이 떠돌아 다닌다”는 것이다.
언론사들의 ‘영업 방식’에 대해 A씨는 조심스레 불만을 터뜨렸다. “요즘 실적이 다 안 좋은데 오너가 무능해서 (경영을) 못한 것처럼 몰아가고, 방만한 경영을 했다고 한다”며 “사실은 맞는데 맥락을 고려하지 않고 기사를 쓰면 결국 악의적인 것 아니겠냐”고 말했다.

주요 신문사들의 광고특집 섹션들. 대부분 협찬비와 광고수주가 목적이다.
한 중견기업 홍보담당자 B씨는 “신문사들은 대부분 특집으로 광고를 요구한다. 광고와 해당 제품을 실어줄테니 얼마를 달라고 한다”며 “신문사들마다 돌아가면서 특집을 하다보니 매달 몇 번씩 다 응할 수가 없다. 선별해서 하다보면 왜 우리는 안 줬냐고 압박을 가해온다”고 말했다. B씨는 “요즘에는 광고 담당자나 기자의 벽이 허물어졌다”며 “기자들이 요청을 해오면 사실 부담이 된다”고 말했다.
기자들의 ‘영업’은 공공연하게 이뤄진다. 한 중소일간지는 기자들이 ‘영업’에 따른 성과급을 두둑하게 받아 높은 연봉을 받는 것으로 유명하다. 한 언론사는 독립채산제로 운영되는 지역취재본부 소속 기자들에게 지방자치단체나 지역기업 등을 상대로 각종광고나 협찬영업을 하도록 시키고, 이에 따른 인센티브를 지급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한 경제신문 기자 C씨는 “중소언론은 기자들이 거의 영업사원으로 일한다”며 “기사의 영향력이 적을수록 더 열심히 뛰어야 한다”고 말했다. 다른 기자 D씨도 “광고와 기사를 바꿔치기한 사례가 셀 수 없다”고 전했다.
최근에는 한 중앙일간지의 지역주재기자가 광고영업까지 맡게 돼 기자들 사이에서 논란이 일었다.
해당지역 취재기자들에 따르면 지역취재본부장을 맡고 있는 권 아무개 기자는 3월 말 취재와 함께 광고영업까지 겸직하게 됐다.
해당지역 시청 중앙지 출입기자들은 지난 16일 의견을 모아 권 기자에게 광고성 기사에 대해 우려를 표시했고 권 기자는 “나도 괴롭다”며 답답한 심경을 드러낸 것으로 전해졌다.
김병희 서원대 광고홍보학과 교수는 “기업의 홍보나 광고 책임자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너무나 많이 시달려서 굉장히 피곤해 있는 상태”라며 “광고영업하는 분들의 손에 광고 효과를 제시할 수 있는 그런 자료가 있는 게 아니라 협찬 공문만 있다는 것”이라고 전했다.
김 교수는 “이전보다 이런 사례가 많아졌다”며 “신생 언론사가 많이 생기면서 경쟁이 치열해졌고, 광고산업의 파이도 한정돼 있다”며 원인을 분석했다. 김 교수는 또 “이런 사례가 누적돼 언론에 대한 신뢰가 무너지면 전체의 생존 기반을 무너뜨리는 데 기폭제 역할을 할 수도 있다”며 “지금이라도 저널리즘 본연의 자세로 돌아가야 한다”고 말했다.
“우리가 우습냐”는 언론, 제 무덤 파고 있다
[해설] 영업사원 되어버린 기자들… 이대로는 존재 이유 사라져
기자들의 광고영업을 두고 기업이 불만을 터뜨리는 것은 결과론적 이야기다. 문제의 본질은 더 이상 기자와 영업사원의 구분이 없어졌다는 사실이다.
업계 관계자 A씨는 “편집국장이 광고국장으로 오는 사례가 많다”고 전했다. 한편으로 언론과 기업들은 각종 광고와 협찬으로 ‘공생관계’를 맺고 있기도 하다.
주요 일간지와 경제지들이 경쟁적으로 쏟아내고 있는 ‘특집섹션’을 통한 광고·협찬 요구는 이미 일상적인 일이 됐다. 각종 행사나 시상식 등을 명목으로 기업들에 손을 벌리는 언론사도 부지기수다. 한 언론사 기자 D씨는 “건설포럼을 열었다 치자. 그럼 건설사에 상을 주고 광고를 해달라는 식이다. 이 경우 포럼을 준비한 기자들에게 암암리에 일정액을 챙겨준다”고 설명했다. D씨는 “갓 입사한 어린 기자들이 처음부터 광고영업을 맡으며 타성에 젖어버리는 게 제일 심각한 문제”라고 말했다.
신생 매체나 인터넷 매체의 ‘광고영업’은 도를 넘었다는 지적이다. 대기업 홍보담당자 E씨는 “제도권 언론은 그나마 팩트를 가지고 기사를 키우거나 죽이는 식으로 (거래를) 요청하지만 우후죽순 생겨나는 인터넷 언론은 하루에도 한두 번씩 전화가 와 막무가내로 노골적인 ‘딜’을 하려고 한다”고 토로했다.
제조업계 중견기업 홍보담당자 F씨도 “경영환경은 안 좋아져서 예산을 절감해야 하는데 매체는 늘어나는 환경이다 보니 광고를 다 할 수도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는 “요청을 거부하면 ‘우리는 왜 안 해주냐’, ‘우리가 우습냐’, ‘매운 맛을 보여주겠다’ 그렇게 나오는 곳도 있다”고 밝혔다.
지역신문도 상황은 크게 다르지 않다. 광주전남민언련 박태호 사무국장은 “지역신문의 경우 기자들이 광고를 받아오는 업무가 기사작성보다 중요한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지역신문들 중 상당수는 기자들에게 월급 대신 광고 유치 성과에 따른 ‘인센티브’를 지급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지역의 건설 현장의 사소한 흠집을 잡아 기사를 매개로 ‘협박’을 일삼던 기자들이 구속된 사례도 적지 않다.
이 같은 언론과 기업 간의 ‘불편한 동거’는 각종 ‘특집섹션’을 통해 공생 관계를 형성한다. E씨는 “기업 입장에선 언론을 활용하는 측면도 있다. 서로서로 도움이 된다면 엄청난 폐해가 있다고 보기엔 무리가 있다”고 말했다.
한 중견기업 홍보 담당자 G씨는 “저희는 지면을 사오는 개념으로 생각한다”며 “발행부수에 따라 단가가 책정되어 있고, 그대로 집행이 된다”고 말했다. 그는 “홍보성 기사들이 분명 있지만, 좋은 기사를 써서 좋은 내용이 반영되면 공존 공생하는 것 아니겠냐”고 말했다.
김병희 서원대 교수는 “우리나라 광고 산업 전체 규모가 10조원인데, 이걸 가지고 모든 매체가 나눠야 하는 상황”이라며 “파이는 정해져 있는데 인터넷 매체나 종편, 포털 등 식구는 늘어나면서 갈수록 전체 신문광고비가 매년 줄어들고 있는 추세”라고 분석했다.
그러나 언론사와 기업들의 이 같은 ‘불편한 동거’가 영원히 지속되긴 어렵다. ‘위기’를 핑계로 저널리즘 정신을 망각한 채 ‘생존’을 도모하려다 자칫 제 무덤을 파는 상황이 벌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김 교수는 “저널리즘의 중요한 가치는 공공성과 신뢰성인데 그게 무너지면 언론의 존재 이유가 없다”고 경고했다.
허완·정철운 기자 nin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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