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4월 23일 화요일

“정규직화 이행하라” 현대차 비정규직, ‘분노의 농성’ 돌입


이글은 민중의소리 2013-04-22일자 기사 '“정규직화 이행하라” 현대차 비정규직, ‘분노의 농성’ 돌입'을 퍼왔습니다.

“절망에 빠진 사내하청 노동자들이 극단적인 선택을 하고 있다”


현대자동차 사내하청노조와 금속노조 비정규투쟁본부 소속 조합원들은 22일 오후 서울 양재동 현대자동차 본사 앞에서 모든 사내하청 정규직 전환과 신규채용 중단, 정몽구 회장 구속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마친 뒤 노숙농성을 위한 천막을 설치하는 과정에서 경찰과 현대차 소속 용역, 서초구청 관계자(노란모자)들과 마찰을 빚고 있다.ⓒ이승빈 기자


현대자동차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자살과 분신 등 사회적 문제가 잇따르는 가운데, 전국 각지의 현대자동차 노동자들이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이행’을 주장하면서 현대차 본사 앞에서 노숙농성에 돌입했다. 

현대자동차 울산, 아산, 전주 3지회 조합원과 해고자, 금속노조비정규투쟁본부 소속 조합원 등 80여명은 22일 오후 서울 서초구 양재동 현대기아자동차 본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들 중 20여명이 같은 장소에서 농성을 시작할 것을 밝혔다. 노숙농성에 들어갈 이들은 이날부터 다음 달 15일까지 농성을 계속할 예정이다. 

이날 현대차 측은 대형 버스 2대를 정문에 세워두고 조합원 등의 출입을 봉쇄했다. 경찰은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경찰 1개 중대 70명을 정문 주변에 배치했다. 사측은 본사 직원과 사설보안업체 직원 500여명을 정문과 인도 주변에 배치했다. 이날 현장에 나온 현대차 직원 등은 ‘노동법 준수’ ‘기업경쟁력이 국가경쟁력입니다’, ‘기업경쟁력 제고’ 등이 적힌 어깨띠를 두르고 있었다. 

금속노조에 따르면 사측은 농성에 대응하기 위해 사전에 직원과 보안업체 직원 등을 선정, 시간 장소에 따라 배치할 것을 치밀하게 계획했다. 이같은 대응은 농성 돌입에 앞서 드러나며 논란이 일기도 했으며, 이와 관련 ‘민중의소리’는 사측과 통화를 시도했으나 답변을 들을 수 없었다.
금속노조에 따르면 사측은 농성에 대응하기 위해 직원과 보안업체 직원 등을 시간 장소에 따라 배치할 것을 사전에 치밀하게 계획했다.ⓒ금속노조 제공


농성에 앞서 비정규직지회 등은 사측에 면담을 요청하고 본사에 들어가려 했으나, 현대차 직원과 사설보안업체 직원, 경찰 등의 저지로 정문으로 들어가지 못하고 수차례 마찰을 빚었다. 현대자동차 비정규직지회 등은 면담이 저지되자 천막을 펼치고 농성에 돌입하려 했으나, 사측 직원 등은 천막을 피거나 노숙장을 만드는 것을 저지했다. 

이 과정에서 서초구청 직원 10여명도 천막 설치를 막기 위해 현장을 찾아왔고, 노동자들과 서로 밀치는 등 소동이 빚어지기도 했다. 약 2시간 동안 현대자동차 비정규직지회 등은 몇차례 천막을 더 피려고 했으나, 결국 저지당했고 노숙농성을 시작하기로 결정했다. 
현대자동차 사내하청노조와 금속노조 비정규투쟁본부 소속 조합원들은 22일 오후 서울 양재동 현대자동차 본사 앞에서 모든 사내하청 정규직 전환과 신규채용 중단, 정몽구 회장 구속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마친 뒤 노숙농성을 위한 천막을 설치하는 과정에서 경찰과 현대차 소속 용역, 서초구청 관계자(노란모자)들과 마찰을 빚고 있다.ⓒ이승빈 기자


촉탁계약직 노동자의 자살과 비정규직 노동자의 분신...극단적 상황 더해져

현대차 비정규직지회 등이 이처럼 날을 세우는 것은 최근 벌어진 촉탁계약직 노동자의 자살과 비정규직 노동자의 분신 등 극단적인 상황이 더해지는 것과 관계가 있다. 앞서 지난 14일 울산시 남구 옥동에서 현대자동차 울산공장 전 촉탁계약직 근로자 공모(29)씨가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공씨는 현대차 사내하청업체에서 16개월 근무하다가 지난해 9월 현대차의 촉탁계약직으로 전환돼, 계약기간 6개월이 끝난 지난 1월 회사를 나왔고, 이후 실직자가 된 자신의 처지를 비관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공씨처럼 현대차 사내하청 근로자로 일하다가 지난해 8∼9월 촉탁계약직으로 자리를 옮긴 인원은 1천 500명으로 집계되고 있다. 촉탁계약직은 주로 산업재해, 출장 등으로 결원이 생겼을 때 회사가 단기적으로 고용하는 형태로, 비정규직의 또 다른 유형으로 논란의 소지를 안고 있다.

지난 16일에는 기아차 광주공장 노조 비정규직분회 조직부장 김모(37)씨가 공장 안에서 분신을 시도해 병원으로 이송됐다. 김씨는 “비정규직 철폐하고 인간답게 살고싶다”, “비정규직의 고통을 자식에게 물려주지 말자”는 구호를 외친 뒤 불을 지른 것으로 전해졌다. 김씨는 기아차 광주공장이 10년 넘게 일한 사내하청 직원들을 배제하고 신규직원 채용을 강행하자 비정규직의 우선 채용을 요구하며 천막농성을 벌여왔다.

“절망에 빠진 사내하청 노동자들이 극단적인 선택을 하고 있다”
현대자동차 사내하청노조와 금속노조 비정규투쟁본부 소속 조합원들은 22일 오후 서울 양재동 현대자동차 본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모든 사내하청 정규직 전환과 신규채용 중단, 정몽구 회장 구속을 촉구했다.ⓒ이승빈 기자


현대자동차 비정규직지회 등은 농성 돌입에 앞서 이날 오후 2시쯤 본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현대차에 이어 GM대우차(한국지엠)에서도 ‘사내하청은 불법파견이므로 정규직’이라는 판결이 내려졌으나 재벌기업들은 법원 판결을 부정하고 정규직으로 전환시키기 않고 있다”면서 “이로 인해 절망에 빠진 사내하청 노동자들이 극단적인 선택을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들은 “자본은 불법파견을 통해 제조업 사내하청 노동자를 양산하고 확대하고 있는데, 박근혜 정권은 불법을 저지르고 있는 재벌총수를 비호하고, 비정규직 노예법인 사내하도급법을 추진하고 있다”면서 “우리는 현대기아차 본사 앞에서 불법파견의 책임자 현대기아차 정몽구를 구속시키는 투쟁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기자회견에 참석한 박현제 금속노조 현대자동차 울산 지회장은 “최근에 울산에서 있었던 촉탁계약직의 죽음은 개인의 문제가 아니고, 비정규직을 양산하고 촉탁계약직을 함으로써 발생되는 문제”라며 “이런 일들은 법을 이행했다면 결코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호선 현대자동차 아산 사내하청지회 해고자는 “철탑위에 현대차 노동자들이 올라간지도 곧 200일이 되지만 현대기아차 자본은 그 엄동설한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비정규직지회를 와해시키기 위해 갖은 방법을 동원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불과 며칠 사이 한 동지가 목숨을 거두고, 한 동지가 세 아이를 두고 분신을 했다”면서 “사회적 기업이라는 현대기아자동차 자본이 사회적 책임을 다하고 있나 보면 반사회적기업이라고 분리해도 무리가 아니다. 끝까지 투쟁해서 반드시 승리하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한편, 비정규직노조 등은 오는 26일 오후 4시 1000여명이 참석하는 대규모 집회를 계획하고 있다. 이들은 내달 8일과 15일에도 현대자동차 본사 앞에서 집회를 이어갈 예정이다. 
현대자동차 사내하청노조와 금속노조 비정규투쟁본부 소속 조합원들은 22일 오후 서울 양재동 현대자동차 본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모든 사내하청 정규직 전환과 신규채용 중단, 정몽구 회장 구속을 촉구했다.ⓒ이승빈 기자


현대자동차 사내하청노조와 금속노조 비정규투쟁본부 소속 조합원들은 22일 오후 서울 양재동 현대자동차 본사 앞에서 모든 사내하청 정규직 전환과 신규채용 중단, 정몽구 회장 구속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마친 뒤 면담을 요구하며 경찰 및 현대차 소속 용역들과 몸싸움을 벌이고 있다.ⓒ이승빈 기자


현대자동차 사내하청노조와 금속노조 비정규투쟁본부 소속 조합원들은 22일 오후 서울 양재동 현대자동차 본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모든 사내하청 정규직 전환과 신규채용 중단, 정몽구 회장 구속을 촉구했다.ⓒ이승빈 기자


현대자동차 사내하청노조와 금속노조 비정규투쟁본부 소속 조합원들은 22일 오후 서울 양재동 현대자동차 본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모든 사내하청 정규직 전환과 신규채용 중단, 정몽구 회장 구속을 촉구했다.ⓒ이승빈 기자


현대자동차 사내하청노조와 금속노조 비정규투쟁본부 소속 조합원들은 22일 오후 서울 양재동 현대자동차 본사 앞에서 모든 사내하청 정규직 전환과 신규채용 중단, 정몽구 회장 구속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마친 뒤 노숙농성을 위한 천막을 설치하는 과정에서 경찰과 현대차 소속 용역, 서초구청 관계자(노란모자)들과 마찰을 빚고 있다.ⓒ이승빈 기자


현대자동차 사내하청노조와 금속노조 비정규투쟁본부 소속 조합원들은 22일 오후 서울 양재동 현대자동차 본사 앞에서 모든 사내하청 정규직 전환과 신규채용 중단, 정몽구 회장 구속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마친 뒤 면담을 요구하며 경찰 및 현대차 소속 용역들과 몸싸움을 벌이고 있다.ⓒ이승빈 기자


전지혜 기자 creamb@hanmail.net

댓글 없음: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