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글은 미디어오늘 2013-03-31일자 기사 '국제대회유치 ‘모럴해저드’ 부추기는 입법 신중해야'를 퍼왔습니다.
[장달영의 LAW&S] 염동열 의원 조세특례제한법 일부 개정안 철회돼야
최근 입법예고된 법안 중에 염동열 의원 등 13명의 국회의원이 발의한 조세특례제한법 일부개정법률안이 있는데, 그 제안 이유가 “평창 동계올림픽과 관련된 정부의 지원은 지방자치단체 및 대회 준비위원회에 집중되어 있으며 동계올림픽을 성공적으로 개최하기 위하여 막대한 비용을 들여 관련 인프라를 구축한 지방공기업 등은 혜택을 보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므로 지방공기업의 재정 부담을 완화하기 위하여 세제상의 혜택을 부여하기 위함”이다.
그 주요 내용을 보면, “지방공사가 평창 동계올림픽 개최에 사용하기 위하여 수입하는 물품에 대하여 부가가치세를 면제하고(안 제106조 제2항 제19호), 내국인이 지방공기업 등으로부터 2018년까지 동계올림픽 특별구역 안에 위치한 별장 및 콘도미니엄을 매입하는 경우 그 금액을 손금에 산입할 수 있도록 하고, 별장 및 콘도미니엄에 대해서 부가가치세를 면제하며(안 제121조의24 신설) 동계올림픽 특별구역에 위치한 골프장 입장행위에 대한 개별소비세를 면제한다(안 제121조의25 신설)”는 것이다.
위 제안 이유와 주요 내용에서 알 수 있듯이 위 개정법률안 발의의 목적은 최근 이슈가 되고 있는 2018 평창동계올림픽 무대가 될 강원도 평창 소재 ‘알펜시아 리조트’의 분양률 저조로 인한 경영난 문제와 이로 이한 강원도 지방공기업인 ‘강원도개발공사’의 부채 및 재정 문제와 관련하여 알펜시아 리조트 분양이 더 잘 이루어지게 하고 강원도개발공사의 재정 부담을 덜어주려는 것이다.
김진선 평창동계올림픽조직위원회 위원장이 강원도지사 재임 당시에 평창동계올림픽 유치를 위해 2004년부터 강원도개발공사로 하여금 1조 6,836억 원 규모의 사업비를 들여 시행한 알펜시아 리조트 건설·분양 사업에 대해서는 그 동안 여러 문제가 제기되었다. 강원도와 강원도개발공사가 평창동계올림픽 유치를 위해 무리하게 사업을 추진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를 받으면서 사전 타당성 검토 부실 문제를 안고 시작한 알펜시아 리조트 사업은 2006년 두 번째 올림픽 유치에 실패하면서 무리하게 설계 변경한 문제가 드러났고 심지어는 알펜시아 리조트와 관련하여 강원도개발공사 관계자들의 부정비리 논란까지 불거졌었다.

알펜시아 리조트 스포츠 파크에 설치된 스키점프대. ©알펜시아리조트 홈페이지
이러한 문제를 안고 태어난 알펜시아 리조트가 그나마 분양이 계획대로 이루어졌으면 이른바 ‘산고(産苦)의 보람’이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2010년 5월 준공한 이후에 분양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았고 이로 인해 지난해 말 기준으로 강원도개발공사의 부채는 9천199억 원, 이자지급액만 451억 원에 달하고 하루 이자만 1억여 원에 이르러 강원도개발공사는 파산직전에 몰려 있다. 더 심각한 것은 위 알펜시아 및 강원도개발공사의 재정문제로 인하여 강원도도 재정압박을 받고 있어 결과적으로 강원도 예산 운영에 심각한 문제를 일으키고 다른 분야의 재정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사실이다.
그래서 강원도와 강원도개발공사 등은 그 동안 분양률을 높이기 위한 영업활동과 정부에 대한 재정적 지원책 호소 등 다방면의 노력을 다하였으나 알펜시아 리조트와 강원도개발공사의 재정 위기는 전혀 나아질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평창동계올림픽의 성공적 개최를 기원하는 일부 국회의원분들이 강원도개발공사의 재정적 질식 위기에서 숨통을 열어 주려는 호의(好意)로 개정안을 발의한 것이다.
그러나 국회의원분들의 위 호의는 “조세의 감면 등 조세특례와 이의 제한에 관한 사항을 규정하여 과세의 공평을 기하고 조세정책을 효율적으로 수행함으로써 국민경제의 건전한 발전에 이바지함”을 목적으로 하는 조세특례제한법의 기본정신에 맞지 않는다. 조세특례제한법상 세액감면, 세액공제 등 조세감면은 중소기업의 보호육성, 투자촉진, 지역 간의 균형발전 등의 국민경제 차원의 목적과 일반적 적용대상을 범위로 하고 있는데 위 개정안처럼 지방공기업이라 하더라도 특정 기업에 대하여 세제 혜택을 둔 규정은 그로 인한 세수감소(위 개정안 비용추계서에 의하면 2014~2018년 기간 동안 총 880억 원의 세수가 감소)의 문제를 떠나 그 목적의 정당성을 인정하기도 어렵고 그와 유사한 조항을 찾기가 힘들다.
이른바 국제대회 개최 준비 지원 목적의 세제 혜택과 관련하여서는 조직위원회 및 지방자치단체를 대상으로 ‘고유목적사업준비금의 손금(損金)산입’, ‘국내제작이 곤란한 재화의 수입에 대한 부가가치세 면제’, ‘작성서류에 대한 인지세 면제’, ‘국내제작이 곤란한 수입물품에 대한 관세 경감’ 등이 규정되었을 뿐이다. 따라서 위 개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여 법률로서 확정될지는 의문이다.
위 문제보다도 필자가 더 우려하는 것은 위 개정안이 정말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여 법률로서 시행이 된다면 이른바 스포츠를 포함한 국제행사 유치와 관련하여 지방자치단체·관련단체의 ‘모럴 해저드’를 부추길 수 있다는 점이다. ‘경제적 효과 얼마, 생산효과 얼마’라는 손에 잡히지 않는 수치와 세계적 지역홍보라는 명분으로 지방자치단체·관련단체가 유치·개최한 국제행사와 관련하여 그 동안 재정적자 등 여러 문제가 발생하였다. 형식적인 사전타당성 검토의 문제 등 여러 원인이 있지만(이와 관련한 국제스포츠이벤트 유치·개최와 관련한 법제도적 문제점에 대해서는 나중에 얘기하겠다) 일단 유치만 시키고 보자, 나중에 정부의 재정적 지원을 받을 수 있다라는 안일한 생각, 이른바 ‘모럴 해저드’가 주요 원인 중의 하나라는 것이 일반적 인 시각이다.
강원도와 평창동계올림픽조직위원회 이외에 강원도개발공사에 대한 조세특례는 한시적이라고 얘기할 수 있겠지만, 만약 다른 국제스포츠이벤트를 유치하여 개최하는 지자체, 바로 내년 인천아시안게임을 개최하는 인천이 형평성을 내세워 같은 조세특례를 요구하면 이를 거부할 명분이 있는가? 이후 국제스포츠이벤트를 유치·개최한 지방자치단체가 국회의원 선거에서 지역민의 선택을 받아야 정치생명을 연장하는 지역 국회의원을 통하여 이번 경우와 같은 조세특례제한법 개정안을 발의하고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면 이 조세특례는 상례(常例)가 되는 것 아닌가?
그렇다면 목적의 정당성, 방법의 적절성을 인정하기가 어렵고 앞으로 국제스포츠이벤트 유치와 관련한 ‘모럴 해저드’를 부추길 수 있는 이번 개정안은 철회되어야 마땅하다. 아무리 올림픽이라고 하더라도 말이다.
장달영 법무법인 에이펙스 파트너변호사 | dychang@apexlaw.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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