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4월 19일 금요일

[사설]더 큰 불행 없도록 진주의료원 즉각 정상화해야


이글은 경향신문 2013-04-18일자 기사 '[사설]더 큰 불행 없도록 진주의료원 즉각 정상화해야'를 퍼왔습니다.

진주의료원 폐업 사태 와중에서 환자가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지난해 10월 뇌출혈로 진주의료원에 입원한 80세 할머니 왕일순씨가 퇴원 압박을 받고 인근 목화노인병원으로 옮긴 지 43시간 만인 어제 새벽 숨을 거뒀다. 사망한 왕씨는 최근 폐렴 증세도 보이는 등 상태가 위중해 다른 병원으로 옮기면 안되는 환자라는 게 김용익 민주당 의원 등 의료 전문가의 소견이었다. 전국보건의료산업노조는 “홍준표 도지사의 폐업 강행이 결국 환자를 죽음으로 내몰았다”고 주장하고 있고, 경남도는 “왕씨의 사망은 진주의료원 휴업조치와 무관하다”고 반박하고 있다. 진주의료원은 지난 2월26일 폐업 결정 발표 이후 170여명의 환자가 퇴원하고 지금은 29명만 남아 있는 상태다.

왕씨의 죽음이 병원을 옮긴 탓이든 그와 무관한 것이든, 또 병원을 옮긴 것이 자발적이든 강제적이든 홍 지사는 무리한 폐업 강행에 대한 책임을 통감해야 한다. 경남도는 폐업이 법적으로 결정되지도 않은 상태임에도 환자에게 퇴원을 요구하고 지난 3일 휴업을 강행한 데 이어 직원의 사직을 종용하는 등 사실상 폐업 절차를 밟아왔다. 환자를 강제 퇴원시키지 말라는 각계의 요구와 정부·정치권의 정상화 권고도 묵살한 채 도청과 도의회를 경찰과 차벽 등 이른바 ‘준표산성’으로 막은 채 폐업 조례안 처리를 주도한 것도 홍 지사다. 

왕씨의 사망은 진주의료원 폐업의 부당성과 공공의료의 중요성을 다시 한 번 확인해준 사건이라고 할 수 있다. 30년간 공공의료기관에 몸담았던 박찬병 전 삼척의료원장은 지난 9일 경향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진주의료원을 폐업하겠다는 건 돈 없는 환자들은 죽으라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럴 바에는 헌법 36조 3항의 보건권을 없애고 국가가 ‘돈 없으면 죽으라’로 선언하라”고 했던 그의 고언이 예언처럼 맞아들어간 것 같아 참담할 따름이다.
홍 지사의 고집과 함께 또 하나 이해할 수 없는 것은 박근혜 대통령과 새누리당이다. 박 대통령은 진주의료원 사태와 관련해 “도민의 판단에 따르겠다”며 애매한 태도를 보였다. 장관 인사는 여론과 국회의 반대를 무릅쓰고 강행하면서 공약사항인 ‘공공의료 확대’에 배치되는 진주의료원 폐업은 도민 판단을 존중하겠다는 것은 이중적이다. 말로는 진주의료원의 ‘정상화’를 외치며 당 소속 홍 지사와 경남도의원에게 아무 조치도 취하지 않는 새누리당도 마찬가지다. 공공의료 후퇴의 방관자가 되지 않으려면 진주의료원 정상화를 위한 적극적 조치를 취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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