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글은 미디어오늘 2013-04-09일자 기사 '시진핑이 북한에 경고?… 중국의 ‘다중화법’ 모르시나'를 퍼왔습니다.
[백병규의 글로벌 포커스] 중국 언론, 미국언론과는 정반대 해석… “일본·미국 겨냥”
지난 한 달여간 고조돼온 한반도 위기 상황은 (디펜스21) 편집장 김종대 씨가 (한겨레) 칼럼에서 잘 지적한 것처럼 ‘북-미 군사연습’과도 같다. “실제 전쟁은 아니지만 전쟁이나 다름없는 각본을 만들어 서로를 시험해보는 ‘도상 전쟁’ 이었다.” “작용과 반작용으로 이어지는 군사적 대응을 통해 미국과 북한은 지난 20년간 제각기 발전시켜온 전쟁 프로그램을 가동해보는 절호의 기회”였다는 것. “북한과 미국이 서로 대항군으로 편성되어 상대방의 의도와 능력을 시험해보는 전쟁게임, 곧 북-미 군사연습”이었다는 것이다.
미국은 지난주부터 호흡조절에 들어갔다. 군사적 대응을 자제하고, 4월에 예정돼 있었던 대륙간 탄도 미사일 미닛트맨3의 발사 시험도 연기했다. 미국으로서는 ‘도상전쟁’을 이제는 끝낼 때라고 판단한 것 같다. ‘도상전쟁’의 강도가 세지고, 치열해지면서 자칫 ‘실전’으로 비화될 개연성을 우려한 것이다. 북한과는 직접 상관이 없는 대륙간 탄도미사일 발사 시험을 연기한 것은 미국으로선 나름 성의를 보인 것이다.
북-미 ‘도상전쟁’ 미국 이제 끝내자고 하지만…

[백병규의 글로벌 포커스] 중국 언론, 미국언론과는 정반대 해석… “일본·미국 겨냥”
지난 한 달여간 고조돼온 한반도 위기 상황은 (디펜스21) 편집장 김종대 씨가 (한겨레) 칼럼에서 잘 지적한 것처럼 ‘북-미 군사연습’과도 같다. “실제 전쟁은 아니지만 전쟁이나 다름없는 각본을 만들어 서로를 시험해보는 ‘도상 전쟁’ 이었다.” “작용과 반작용으로 이어지는 군사적 대응을 통해 미국과 북한은 지난 20년간 제각기 발전시켜온 전쟁 프로그램을 가동해보는 절호의 기회”였다는 것. “북한과 미국이 서로 대항군으로 편성되어 상대방의 의도와 능력을 시험해보는 전쟁게임, 곧 북-미 군사연습”이었다는 것이다.
미국은 지난주부터 호흡조절에 들어갔다. 군사적 대응을 자제하고, 4월에 예정돼 있었던 대륙간 탄도 미사일 미닛트맨3의 발사 시험도 연기했다. 미국으로서는 ‘도상전쟁’을 이제는 끝낼 때라고 판단한 것 같다. ‘도상전쟁’의 강도가 세지고, 치열해지면서 자칫 ‘실전’으로 비화될 개연성을 우려한 것이다. 북한과는 직접 상관이 없는 대륙간 탄도미사일 발사 시험을 연기한 것은 미국으로선 나름 성의를 보인 것이다.
북-미 ‘도상전쟁’ 미국 이제 끝내자고 하지만…

▲ <뉴욕타임스>와 <워싱턴포스트> 등 미국 주요 언론들은 일제히 시진핑 주석이 북한에게 경고의 신호를 보냈다고 평가했다. 사진=지난 7일 보아오 아시아포럼 개막연설을 보도한 미국 CBS 온라인 기사.
하지만, 북한은 아직 이를 끝낼 생각이 아닌 듯싶다. 무수단급으로 추정되는 중거리 미사일을 동해 지역으로 이동해 발사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평양 주재 외국 대사관에는 “안전을 보장할 수 없다”면서 대피를 권고했다. 여기서 한 발 더 나아가 개성공단의 조업을 중단시켰다. 또 한국에 있는 외국인들에게 대피 및 소개 대책을 세우라는 담화를 발표했다.
영국의 가디언은 얼마 전 한반도 상황 전개와 관련해 5가지 시나리오(외국 언론에선 한반도는 지금 ‘전쟁상태’)를 제시한 바 있다. 첫째, 미 본토나 태평양 상의 미군기지 공격. 둘째, 남한을 공격. 셋째, 추가적인 핵실험이나 미사일 발사. 넷째, 비군사적인 조치. 다섯째, 대화. 가디언의 베이징 특파원은 전문가들의 의견을 들어 미 본토나 미군기지 공격할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보았다. 현재로선 추가적인 핵실험이나 미사일 발사도 가능성이 별로 없는 것으로 판단했다. 또 비군사적인 조치도 개성공단 폐쇄라는 극단적인 방안이 남아 있지만, 이 역시 북한의 피해도 큰 만큼 선택하기 어려운 카드로 보았다. 북방한계선(NLL) 인근 등에 대한 국지적 도발 가능성, 그리고 긴장 상태가 수습되면 중장기적으로 남북한 대화 가능성을 조심스레 점쳤다.
하지만 이같은 예상은 빗나갔다. 미사일 추가 발사를 강력하게 시사하면서 대미 압박 수위를 높이고, 영변 원자로 재가동이라는 ‘히든카드’를 꺼내 들었다. 일단은 청와대와 군 당국에 의해 상시적인 움직임만 포착된 것으로 정리됐지만 추가 핵실험의 개연성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나아가 북한이 선택하기 어려울 것으로 본 개성공단 폐쇄 수순도 밟고 있다. 중장거리 미사일 발사가 시험발사라고 하더라도 현재의 상황에서는 정치․외교적으로 미국에 대한 공격 효과를 가질 수 있다는 점에서 여전히 유효한 카드다. 국지적 도발 가능성 역시 배제하기 힘든 상황이다. 북한으로서는 가능한 모든 시나리오를 총동원하고 있는 셈이다.
미국의 뜻대로 사태 수습의 기미가 없자 결국 중국 등판론이 나오고 있다. 북한에 대한 지렛대를 갖고 있는 중국이 사태 수습에 나서달라는 것이다. 미국의 (뉴욕타임스)는 최근 오바마 미 대통령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전화통화를 갖고 한반도 긴장완화를 위해 중국이 영향력을 행사해 줄 것을 ‘압박’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서방의 유력 매체들도 ‘중국의 개입’이 필요한 때라고 목소리를 높이기 시작했다.
이런 가운데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최근 발언이 주목되고 있다. 시 주석은 7일 하이난성 보아오에서 열린 ‘보아오 아시아 포럼’ 개막 연설에서 “누구도 자신의 이익을 위해 지역과 세계를 위험에 빠뜨려선 안 된다”고 말했다. “대화와 협상, 평화적 담판을 통해 갈등과 이견을 해소”할 것을 강조하기도 했다. 같은 날 왕이 외교부장도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과의 전화 통화에서 한반도 사태와 관련해 “중국은 어느 쪽이든 도발 언행을 해선 안된다고 생각하며 중국 대문 앞에서 일이 발생하는 것을 결코 용납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뉴욕타임스) 등 미국의 주요 언론은 이를 북한에 대한 중국의 ‘경고’로 해석했다. (뉴욕타임스)는 “중국이 북한의 행동에 제동을 걸 것임을 시사했다”고 해석했다. (워싱턴 포스트)도 “북한이 긴장을 고조시키고 있는 데 대해 중국이 우려를 표명했다”고 분석했다. 로이터와 같은 다른 서방언론들도 북한에 대한 중국의 경고라는 해석을 내놓았다.
중국 언론 “영유권 분쟁 일본과 필리핀, 미국 겨냥한 발언”
하지만, 시 주석과 중국 지도부의 행보에 대해서는 다른 해석도 나오고 있다. (크리스천 사이언스 모니터)의 피터 포드 군사외교 전문위원은 지난 8일 분석 기사에서 “한반도 긴장 완화라는 목표에서는 미국과 중국이 공동의 이해를 갖고 있다”면서도 “북한에 대한 미국과 중국의 입장은 기본적으로 다르기 때문에 두 나라가 얼마나 공동보조를 취할 수 있을지는 의문”이라고 보았다.

▲ 중국 언론과 전문가들은 시 주석의 발언이 북한 보다는 영유권 분쟁을 일으키고 있는 일본과 필리핀, 그리고 그 배후의 미국을 겨냥한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사진=홍콩 명보 인터넷 홈 페이지.
특히 중국 언론과 전문가들은 전혀 다른 해석을 내놓고 있기도 하다. 중국 외교부의 싱크 탱크인 중국국제문제연구소의 지아 쭈동 위원은 8일 홍콩 명보와의 인터뷰에서 “시 주석의 발언은 (북한을 지칭했다기보다는) 오히려 중국과 영토 분쟁을 일으키고 있는 일본과 필리핀, 베트남, 그리고 타국의 내정에 개입하고 있는 미국을 겨냥한 발언”이라고 달리 해석했다. (베이징뉴스)가 시 주석의 발언을 보도하면서 “북한이 6자회담에 복귀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한편 6․25 전쟁 이후 줄곧 북한을 압박하고 있는 미국의 군사․외교 전략을 강도 높게 비판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중국은 미국의 이른바 ‘아시아 중시전략’이 이 지역에서 중국의 영향력이 커지는 것을 저지하기 위한 노림수가 있다고 보고 있다. 또 천안함 사건과 북한의 연평도 포격 사건, 일본 및 남지나해의 영유권 분쟁 등을 계기로 동아시아에서 미국의 군사력 증강 배치 등을 우려하고 있다. 남서해 쪽으로 미 항모의 전진 배치 시도에 대해 중국이 강력하게 반발하고, 이에 대응해 사상 최대 규모의 중․러 합동해상훈련을 서해상에서 실시한 것 등이 대표적인 사례이기도 하다.
한반도 긴장 상황과 관련한 중국 역할론과 관련해 중국이 종전 6자회담과 같은 다자협상 대신에 미국이 직접 나설 것을 주문하는 것도 이런 전략적 판단에 따른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중국으로서는 북한의 긴장 고조 행위가 골칫거리이기는 하지만 미국의 동아시아 진출 전략에 제동을 걸 수 있는 지렛대가 될 수도 있다는 계산도 가능하다.
중국 외교부의 훙레이 대변인은 지난 8일 정례 브리핑에서 한반도 긴장 상황과 관련해 ‘관련국들의 대화와 접촉’에 나설 것을 주문하면서 북․미간 직접 대화를 촉구했다. 북한 핵 문제의 유일한 해법은 ‘대화’와 ‘담판’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그런 점에서 북한과 중국은 한 목소리를 내고 있는 셈이다. 시 주석의 발언을 북한에 대한 경고로 해석하고 중국의 영향력 행사를 기대하고 있는 미국 주요 언론들의 ‘희망적인 분석’과는 상당히 거리가 있다.
핵 문제에 대한 북한의 전향적 태도 변화를 전제로 북한과의 대화에 소극적이었던 미국이 그렇다고 북한과 직접 대화에 나설지는 불투명하다. 그러나 ‘전략적 인내’로만은 한반도 위기 상황을 관리하는 데 한계가 명확해진 만큼 미국으로서도 중국만 쳐다보고 있기도 어렵게 됐다. 오는 12일부터 한․중․일 3국을 방문하는 존 케리 미 국무장관의 행보가 주목되는 까닭이다. 한국 정부의 대응도 중요한 변수다.
백병규 언론인 | bkb21@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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