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4월 1일 월요일

원세훈 수사, 국정원 밀접한 ‘공안부’ 맡아 우려


이글은 경향신문 2013-04-01일자 기사 '원세훈 수사, 국정원 밀접한 ‘공안부’ 맡아 우려'를 퍼왔습니다.

ㆍ서울지검 공공형사수사부 배당… “부적절” 지적

검찰은 원세훈 전 국가정보원장(62)에 대한 수사를 서울중앙지검의 공안3부 격인 공공형사수사부(최성남 부장검사)에 배당했다. 수사는 채동욱 검찰총장 지명자의 임명절차가 마무리되는 4월 초부터 본격화할 것으로 보인다. 검찰은 그 사이 원 전 원장을 출국금지하고, 고소·고발 내용에 대한 법리를 검토하고 있다.

앞서 민주통합당 진선미 의원은 국정원 인트라넷의 ‘원장님 지시·강조 말씀’ 내용을 폭로했다. 여기에는 원 전 원장이 지난 대선 과정에서 사이버 선전·선동에 대처하고 4대강 사업, 세종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등 이명박 정부의 주력 사업을 홍보할 것을 직원들에게 주문하는 듯한 내용이 담겨 있다. 검찰은 서울 수서경찰서가 수사 중인 국정원 직원 댓글 사건이 송치되면, 이를 병합수사 할 예정이다. 

민주당 등 야당은 이번 사건을 원 전 원장이 국가정보기관을 사유화하고 국기를 문란케 한 중대사건으로 규정했다. 검찰 수사 후에는 국회의 국정조사도 예고돼 있다. 지난 정권 때 벌인 ‘코드수사’로 최대 위기에 봉착한 검찰로서는 수사에 한 점 의혹도 남기지 말아야 하는 상황이다. 국정원에 대한 압수수색 등 강도높은 수사가 불가피할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된다. 

그러나 공공형사수사부가 업무상 밀접한 관계에 있는 국정원의 수장 출신 인사를 제대로 수사하기는 부담스러울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된다. 검찰이 어떤 결과를 내놓건 수사를 놓고 또 다른 시빗거리가 생길 개연성도 크다. 한 검찰 간부 출신 변호사는 “검찰의 수사결과를 국민이 신뢰할 수 있겠느냐를 생각할 때 공안부가 수사하는 게 부적절할 수 있다”고 말했다. 게다가 이번 사건은 정치적 폭발력이 매우 크다. 

공안부가 국정원에 대한 수사에 나섰다가 무혐의 처분한 사건을 특수부가 재수사해 처벌한 전례도 있다. 서울중앙지검 공안2부는 2002년 대선 직전 국정원이 휴대전화를 도청했다는 의혹을 수사했지만 도청의 증거를 찾지 못하고 무혐의 처리했다. 그러나 2005년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가 이 사건을 다시 맡아 국정원이 도청한 증거를 찾고 관련자를 기소했다. 당시 상황에 대해 한 검찰 인사는 “특수부가 국정원과 이해관계가 없고, 실물 증거를 찾는 데 많은 경험을 갖고 있는 점이 도움이 됐을 것”이라고 말했다. 

공안부 검사들은 이 같은 지적에 일부 수긍하면서도, 이번 사건은 선거 개입이나 국정원법 위반에 대한 판단이 중요하므로, 그 전담인 공안부가 수사를 해야 한다는 반응을 보였다. 대안으로 공안부가 특수부, 첨단범죄수사부와 함께 수사팀을 꾸리는 방안도 거론된다.

조미덥 기자 zorr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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