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4월 9일 화요일

북 “남한 기업 개성공단서 나가라”


이글은 한겨레신문 2013-04-08일자 기사 '북 “남한 기업 개성공단서 나가라”'를 퍼왔습니다.


10일부터 전면 가동중단 위기
입주기업들 “최소 인원 남기고 10일까지 철수 통보받아”
김양건 대남담당 비서 “공단의 운명, 경각에 이르렀다”


북한이 8일 개성공단에 입주해 있는 남쪽 기업들에 10일까지 최소 인원만 남기고 철수해 달라고 ‘최후통첩’을 했다. 북한은 또 김양건 노동당 대남담당 비서 명의로 담화를 내어 개성공단의 북한 노동자들을 모두 철수시키고 공단의 존폐 여부를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10일은 앞서 북한이 평양 주재 각국 공관들에 유사시 철수 계획을 제출해 달라고 요구한 시한이어서 북한의 도발이 임박한 것 아니냐는 분석을 낳고 있다.

개성공단 입주기업의 한 대표는 (한겨레) 기자와 만나 “북한이 지난 4일, 오는 10일까지 최소한의 인원만 남기고 전원 철수하라고 통보한 데 이어 오늘(8일) 다시 10일까지 공단에서 나갈 것을 통보해왔다. 이제는 나갈 수밖에 없는 처지가 됐다”고 말했다. 다른 입주업체 관계자도 “북한 개성공단 관리위원회로부터 ‘체류 인원을 1명만 남기고 철수하라’는 통보가 왔다”고 했다.

다른 입주업체 임원도 “개성공단 관리위원회에서 체류 인원을 절반으로 줄이라고 연락을 해왔다. (일률적으로) 1명은 아니고, 2명이 있는 곳은 1명이고, 10명 있는 곳은 5명, 이런 식으로 인원을 줄이라고 했다”고 전했다. 이는 북한이 ‘연락 거점’ 구실을 할 수 있는 최소한의 직원만 남기고 입주기업들이 남한으로 철수하라고 통보한 것으로 받아들여진다. 이렇게 되면 개성공단은 10일부터 전면적인 가동중단 사태에 접어들 가능성이 높다.

이런 가운데 김양건 대남담당 비서는 이날 오전 개성공단을 둘러본 뒤 담화를 내어 “남조선 당국과 군부 호전광들이 우리의 존엄을 모독하면서 개성공업지구를 동족대결과 북침전쟁 도발의 열점으로 만들어보려 하는 조건에서 공업지구사업을 잠정중단하며 그 존폐 여부를 검토할 것이다. 개성공업지구에서 일하던 우리 종업원들을 전부 철수한다”며 “이후 사태가 어떻게 번져지게 되는가 하는 것은 전적으로 남조선 당국의 태도 여하에 달려 있다”고 밝혔다. 북한 근로자들이 전원 철수하고 남한 기업들도 최소 인원만 남기게 되면 개성공단은 완전 가동중단과 동시에 존폐 기로에 놓이게 된다.

이에 청와대는 박근혜 대통령에게 상황을 보고하고, 곧바로 국가안보실 차원의 긴급회의를 소집해 북한의 의도 파악에 나섰다. 윤창중 청와대 대변인은 “정부는 북한의 의도를 정밀 분석중”이라고 밝혔다. 통일부는 성명을 내어 북한의 조처에 대해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며 “북한의 무분별한 행동에 대해서는 차분하면서도 의연하게 대처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한반도 상황이 긴박하게 돌아가자 미국은 이번주로 예정된 제임스 서먼 주한미군사령관의 상·하원 군사위 청문회 출석을 연기했으며, 일본 방위성도 북한의 미사일이 영공에 진입할 경우 이를 요격하도록 자위대에 ‘파괴조치 명령’을 발령했다.

정부 당국자는 “김영철 북한군 정찰총국장이 7일 (지난 5일에 이어 또다시) 평양 주재 외교단과 무관단을 불러 미국과 남한이 위협을 가하고 있어 한반도 상황이 엄중하다는 식의 브리핑을 한 것으로 파악됐다”고 말했다.



강태호 이정훈 석진환 기자 
kankan1@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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