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글은 미디어오늘 2013-04-26일자 기사 '홍준표, 기자 향해 “내말 녹취해서 야당에 넘길거지”'를 퍼왔습니다.
브리핑 자리서 “매체 입장에서 쓸텐데”라며 대답도 거부… 기자들 “언론에 과민 반응” 경남도 “일방적 주장”
브리핑 자리서 “매체 입장에서 쓸텐데”라며 대답도 거부… 기자들 “언론에 과민 반응” 경남도 “일방적 주장”
홍준표 경남도지사가 공개적인 기자회견 자리에서 ‘어차피 마음대로 쓸 텐데 답변이 무슨 소용이냐’며 특정 언론사 기자들의 질문에 답변을 거부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다음 날 홍 지사는 해당 기자를 불러 사과 의사를 밝혔지만, ‘언론을 통제하려 하는 것 아니냐’는 기자들의 불만이 나온다. 경상남도는 관련 사실을 인정하면서도 ‘언론 통제’ 우려에 대해서는 “일방적인 주장”이라고 반박했다.
지난 23일 오후, 홍준표 지사는 도청 소회의실에서 ‘서민의료대책’을 발표하는 브리핑을 가졌다. 최근 논란을 빚고 있는 ‘진주의료원 사태’에 대한 대책 차원으로 △서민 무상의료 △지방의료원 저소득층 전문병원으로 기능 전환 △보건소 및 보건지소 시설 개선 등의 내용을 발표한 것이다.
‘사건’은 브리핑이 끝나갈 무렵에 터져 나왔다. 경남도청을 출입하는 한겨레 최상원 기자가 질문을 하려 하자 홍 지사는 “대답 안 하겠다. 뭐라고 말해도 한겨레 입장에서 기사를 쓸 건데, 그냥 아무렇게나 써라”고 언급하며 “그게 서로 편할 것”이라고 말했다.
홍준표 지사는 또 “내 말을 녹취해서 야당 의원들에게 넘겨줄 거냐”, “허락 없이 녹음하면 통신비밀보호법 위반이다”, “기자가 그러면 안 되지” 등의 발언을 쏟아냈다. 홍 지사는 또 내일신문 기자에게도 ‘내가 이렇게 말해도 그렇게 안 쓸 것 아니냐’는 취지로 답변을 거부했다. 당시 도청 소회의실에는 경남도청 출입기자를 비롯한 취재진 수십 명이 기자회견 내용을 취재하고 있었다.

홍준표 경상남도 도지사. ©연합뉴스
한겨레 최아무개 기자는 25일 통화에서 “(당시에는) 나한테 왜 저런 말을 하는지 몰라 당황을 했다”며 “다음날 홍 지사가 따로 불러 사과를 했다”고 말했다. 이에 따르면 홍 지사는 ‘도청 출입하는 기자 중에 녹음 파일을 야당 의원들에게 넘겨준 기자가 있었다. 그 기자 들으라고 한 말인데, 미안하게 됐다’는 취지로 사과를 했다.
한겨레 관계자는 “지역주재기자는 한겨레를 대표해서 현장에 간 것”이라며 “아무리 평소에 (한겨레 보도로) 감정이 있었다고 해도 특정 매체를 그렇게 매도한 것은 굉장히 유감”이라고 말했다.
경남도청을 출입하는 한 언론사 기자는 “언론보도에 대해 상당히 과민하게 반응한다는 느낌은 분명히 있다”며 “(김두관 도지사 시절과 비교해) 180도 달라졌다”고 말했다. 이 기자는 “언론중재위나 사법처리 등을 공언하기도 했고, 공보실을 통해 사실과 다른 보도를 하면 엄정하게 대처하겠다는 방침을 수차례 밝혔다”며 “언론을 통제하려는 것 아니냐고 해석하는 기자들도 있다”고 전했다.
이 기자는 또 “그날(23일) 기자회견에서도 ‘답변하지 않겠다’는 말을 수차례 했고 (홍 지사의) 답변이 매우 불성실했다”며 “내부적으로 홍 지사의 기자회견 태도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는 기자들이 많이 있다”고 전했다.
정장수 경상남도 공보특보는 “진주의료원 상황과 관련해서 상당히 편향적인 프레임을 가지고 써온 매체가 있어서 지사님도 ‘내가 뭐라고 해도 그렇게 쓸 건데, 답변 하나 안 하나 무슨 소용이냐’, 그렇게 말씀하셨다”고 관련 사실을 일부 인정했다.
다만 정 특보는 홍 지사가 ‘답변 안 하겠다는 말을 수차례 해 ‘불성실’한 태도를 보였다는 지적에 대해 “진주의료원의 향후 상황에 대해 민감한 부분이 있기 때문에 그 자리에서 즉답을 할 수 없다는 취지로 대답을 못 하겠다고 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언론통제’ 우려에 대해 정 특보는 “취임 후 두 달 사이에 정정보도와 언론중재위까지 갔던 게 다섯 번이나 있었다”며 “그런 상황을 두고 언론 통제라고 하면 일방적인 주장”이라고 말했다. 그는 “사실을 기초로 비판해야 하는데 잘못된 사실로 비판하면 감당하기 어려운 것 아니겠냐”며 “전혀 근거 없는 주장이라고 밖에 생각이 안 된다”고 말했다.
허완 기자 | nina@mediatoday.co.kr
허완 기자 | nina@media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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