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글은 시사IN 2013-04-17일자 기사 '“우리 가족에게 지옥이 된 편의점”'을 퍼왔습니다.
높은 매출을 장담하는 본사 직원만 믿고 편의점을 연다. 가게 바로 옆에 또 편의점이 들어선다. 24시간 영업을 강요당하며 빚만 늘어가는데, 폐점하면 엄청난 위약금을 내야 한다. 편의점주가 당하는 불공정 계약의
소박한 꿈은 100일 만에 악몽으로 변했다. 지체장애가 있는 서른 살 큰딸, 갓 대학생이 된 둘째 딸 그리고 열두 살 막내딸을 뒷바라지하기 위해 큰맘 먹고 뛰어든 편의점 창업이었다. 혼자 세 딸을 키우는 공아무개씨(48)는 지난해 9월 대구 달성군에 편의점 세븐일레븐을 차렸다. 부동산 실장, 분식점 운영을 하며 평생 모은 돈 5000만원을 투자했다. 소상공인센터에서 3000만원 대출도 받았다. 주변에 이미 편의점 3개가 있었지만 하루 120만~130만원의 매출은 어렵지 않다는, 세븐일레븐 모기업인 롯데 본사 직원의 말을 믿었다. 첫 달 영업은 나쁘지 않았다. 열심히만 하면 장밋빛 미래가 곧 열릴 거라는 생각에 가슴이 부풀었다.
이런 믿음은 채 한 달도 가지 못했다. 공씨 가게에서 25m 떨어진 거리에 새로운 마트가 문을 열었다. 편의점과 똑같이 24시간 운영을 했다. 공씨 가게의 매출은 급격히 떨어졌다. 당장 인건비라도 줄이려고 아르바이트생 대신 자신의 근무시간을 늘렸다. 주말에도 하루 15시간씩 근무를 했다. 지하철로 왕복 2시간이나 되는 출퇴근 시간도 아까워 편의점 한구석에 마련된 5㎡ 남짓한 창고에 이불을 가져다놓고 쪽잠을 잤다. 큰딸과 막내딸은 친정에 맡겼고, 지난해 고3이던 둘째 딸은 야간자율학습을 마치고 도와주러 왔다.

높은 매출을 장담하는 본사 직원만 믿고 편의점을 연다. 가게 바로 옆에 또 편의점이 들어선다. 24시간 영업을 강요당하며 빚만 늘어가는데, 폐점하면 엄청난 위약금을 내야 한다. 편의점주가 당하는 불공정 계약의
소박한 꿈은 100일 만에 악몽으로 변했다. 지체장애가 있는 서른 살 큰딸, 갓 대학생이 된 둘째 딸 그리고 열두 살 막내딸을 뒷바라지하기 위해 큰맘 먹고 뛰어든 편의점 창업이었다. 혼자 세 딸을 키우는 공아무개씨(48)는 지난해 9월 대구 달성군에 편의점 세븐일레븐을 차렸다. 부동산 실장, 분식점 운영을 하며 평생 모은 돈 5000만원을 투자했다. 소상공인센터에서 3000만원 대출도 받았다. 주변에 이미 편의점 3개가 있었지만 하루 120만~130만원의 매출은 어렵지 않다는, 세븐일레븐 모기업인 롯데 본사 직원의 말을 믿었다. 첫 달 영업은 나쁘지 않았다. 열심히만 하면 장밋빛 미래가 곧 열릴 거라는 생각에 가슴이 부풀었다.
이런 믿음은 채 한 달도 가지 못했다. 공씨 가게에서 25m 떨어진 거리에 새로운 마트가 문을 열었다. 편의점과 똑같이 24시간 운영을 했다. 공씨 가게의 매출은 급격히 떨어졌다. 당장 인건비라도 줄이려고 아르바이트생 대신 자신의 근무시간을 늘렸다. 주말에도 하루 15시간씩 근무를 했다. 지하철로 왕복 2시간이나 되는 출퇴근 시간도 아까워 편의점 한구석에 마련된 5㎡ 남짓한 창고에 이불을 가져다놓고 쪽잠을 잤다. 큰딸과 막내딸은 친정에 맡겼고, 지난해 고3이던 둘째 딸은 야간자율학습을 마치고 도와주러 왔다.

ⓒ시사IN 이명익 서울 도심의 풍경. 길 하나를 사이로 두 개의 편의점이 마주 보고 영업을 하고 있다.
그래도 월매출이 절반 이하로 줄었다. 하루 50만~60만원씩 벌어서는 빠져나가는 돈을 감당할 수 없었다. 물건 원가를 정산하고 남은 돈은 평균 450만원가량. 그중에 35%를 본사가 가져갔다. 남은 돈에서 전기세 등을 내면 공씨 손에는 225만원 정도가 쥐여졌다. 이 중 가게 월세 125만원을 내면 남는 돈은 100만원이었다. 여기서 야간·주말 아르바이트생에게 나가는 인건비 150만원 정도를 제하면 오히려 마이너스였다. 자기 인건비는커녕 일을 돕는 둘째 딸 용돈도 줄 수 없었다. 벌이가 시원찮은 야간에는 잠깐 문을 닫아서 인건비를 아껴볼까 생각도 했지만, 롯데와의 계약상 24시간 영업을 해야만 했다.
석 달을 버티다 대출 빚도 못 갚겠다는 불안감이 엄습해 폐점을 알아봤다. 그랬더니 더 기가 찬 대답이 돌아왔다. 7900만원이 계약해지 위약금으로 청구된다고 했다.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던 공씨는 지난해 12월26일, 가게 문을 연 지 딱 석 달째 되던 날 유서를 썼다. “너희 대학등록금 마련한다고 시작한 편의점이, 수능일에 도시락도 못 챙겨주고 수능 다음 날부터 오늘까지 야간근무에 투입되고… 잘살아보려고 한 게 모두에게 지옥이 되어버렸구나.” 유서를 남기고 그녀는 농약을 마시려 했지만, 남겨질 아이들이 눈에 밟혔다.
석 달을 버티다 대출 빚도 못 갚겠다는 불안감이 엄습해 폐점을 알아봤다. 그랬더니 더 기가 찬 대답이 돌아왔다. 7900만원이 계약해지 위약금으로 청구된다고 했다.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던 공씨는 지난해 12월26일, 가게 문을 연 지 딱 석 달째 되던 날 유서를 썼다. “너희 대학등록금 마련한다고 시작한 편의점이, 수능일에 도시락도 못 챙겨주고 수능 다음 날부터 오늘까지 야간근무에 투입되고… 잘살아보려고 한 게 모두에게 지옥이 되어버렸구나.” 유서를 남기고 그녀는 농약을 마시려 했지만, 남겨질 아이들이 눈에 밟혔다.

자료:공정거래위원회
세븐일레븐, 점주 입단속 나서
공씨는 어떻게든 해결책을 찾으려고 발버둥 치는 중이지만 뾰족한 수가 없다. “빚까지 내면서 편의점을 차린 이유는 열심히 하는 만큼 먹고살 수 있다고 생각해서다. 막상 현실은 노예처럼 이용만 당하고 일을 그만둘 자유조차 없다. 누구든 편의점 한다는 사람이 있으면 말리고 싶다.” 그녀는 눈물을 흘렸다.
공씨 사례에서 알 수 있듯, ‘편의점 사장=부자’는 이제 옛말이다. 지난 1월, 적자에 시달리다 편의점에서 자살한 30대 주인의 사연이 알려지면서 대기업인 편의점 본사의 횡포와 불공정 계약 사례 등이 봇물 터지듯 터져 나왔다. 공씨와 같은 근접 출점(가까운 곳에 비슷한 편의점을 내주는 것)뿐만 아니라 과도한 해지 위약금, 24시간 심야영업 강요, 허위·과장 정보 제공으로 인한 피해 등이 그 내용이다.
국회에서도 가맹사업법 개정안이 발의되었다. △가맹계약서 사전등록 의무화를 통한 정보 투명화 △영업지역 보호 △24시간 심야영업 강요 금지 △과도한 위약금 설정 금지(현행 위약금 산정 방식은 실제 손해액이 아닌, 10~12개월분의 기대 이익을 요구한다) 등을 담고 있다. 개정안을 대표 발의한 민주통합당 민병두 의원은 “대기업과 자영업자 간의 갑을 관계가 불공정한 점은 반드시 시정되어야 한다. 편의점 문제도 이제 동네에서 실천하는 경제민주화 이슈가 되었다”라고 말했다.
프랜차이즈별 대응은 제각각이다. CU는 4월2일 가맹 계약 절차에서 투명성을 높이겠다고 밝혔다. 허위·과장 광고 논란에서 벗어나기 위해 좀 더 명확하게 점주에게 정보 공개서를 보여주고 점주 입문교육까지 철저히 하겠다는 내용이다. 개정안 내용 가운데 ‘계약 진입 과정에서의 불공정’ 문제 중 일부를 받아들인 것이다. 반면 세븐일레븐은 4월4일 오명석 세븐일레븐·바이더웨이 가맹점주협의회 회장을 허위사실 유포에 따른 명예훼손 등의 혐의로 경찰에 고소했다. 본격적인 입단속에도 나섰다. 점주들을 대상으로 대외활동(방송 인터뷰 등)을 전면 금지한다는 새로운 확약서를 받고 그 대가로 폐점 위약금을 할인해주기도 했다.
김은지 기자 | smile@sisa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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