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4월 15일 월요일

[사설] 홍준표 지사의 독선, 더 이상 안 된다

이글은 민중의소리 2013-04-15일자 사설 '[사설] 홍준표 지사의 독선, 더 이상 안 된다'를 퍼왔습니다.

공공병원을 확충하고 지방의료원 및 지역거점병원 활성화를 대선공약으로 내건 박근혜 정부가 출범한 지 하루만인 지난 2월 26일, 홍준표 경남도지사가 진주의료원 폐업을 결정하였다. 

경남도는 진주의료원의 적자와 부채 누적을 폐업 결정의 이유로 들었다.

경남도 복지보건국이 도의회에 제출한 자료를 보면, 진주의료원 부채는 2012년 기준으로 279억원이고, 의료원의 자기자본금은 330억원이다. 의료원이 신축된 2008년 이후 연평균 56억원의 적자를 내고 있는데, 건물 신축에 따른 감가상각비 30억원을 빼면 실제 적자는 연평균 26억원이다. 경남도의 진주의료원에 대한 지원금은 연평균 12억원 정도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작년에 전국 지방의료원 34곳이 모두 적자를 냈고 적자 규모는 평균 19억원이었다. 진영 보건복지부 장관조차 "수익성 문제를 앞세우면 본질이 가려진다. 본질은 공공의료의 전반적 문제다. 공공의료 발전을 위해서는 폐업하지 말고 정상화를 해야 한다. 의료법 59조의 업무개시 명령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국회 보건복지위는 '진주의료원 정상화 촉구결의문'을 만장일치로 채택했다.

민자사업으로 건설된 거가대교와 마창대교의 경우, 민자사업자에 대한 최소운영수입보장제에 따라 경남도는 작년 한 해에만 232억원(거가대교)과 142억원(마창대교)을 지출했다. 만일 재정적자가 가장 중요한 문제라면 홍준표 지사는 진주의료원 폐업에 앞서 우선 거가대교와 마창대교 폐쇄부터 검토해야 할 것이다.

홍 지사는 "(진주의료원은) 강성노조의 해방구"라는 표현까지 동원하면서 마치 노조 때문에 진주의료원 폐업이 불가피한 것처럼 여론을 호도했다. 홍 지사는 한 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이번 일로 내가 내년에 재선이 안 되면 그건 나의 자업자득이고, 노조 또한 (진주의료원 폐업은) 그동안 패악을 저지른 것에 대한 자업자득”이라고 밝혔다. 진영 장관이 진주의료원과 경남도청을 방문해 "진주의료원이 정상화해 지방의료원으로서, 공공의료기관으로 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찾기 위해 왔다"고 발언한 다음날이었다.

6년간 임금동결, 7개월의 임금체불에도 불구하고 연차휴가 반납, 토요 무급근무 등 고통분담을 감내하면서 경영개선을 위한 구조조정에 합의한 노조가 강성노조인가? 박석용 진주의료원노조 위원장은 "우리가 정말 강성노조라면 2008년부터 임금체불이 시작돼 직원들이 신용불량에 가까운 상태가 된 지금까지 파업을 한 차례도 하지 않았다는 게 말이 되느냐"고 항변한다.

어느 면으로 보나 진주의료원 폐업은 더 이상 강행할 명분이 없다. 

그런데 노사협상으로 대화의 물꼬가 트이는 듯 하던 진주의료원 사태가 갑자기 악화되고 있다. 진주의료원 폐업을 허용하는 조례 개정안이 경남도의회 문화복지위원회에서 날치기 처리됐다. 야당 의원들의 반대를 폭력으로 제압하고 '경남도 의료원 설립 및 운영 조례 일부 개정안'을 가결한 새누리당 도의원들은 이 조례안을 18일 본회의에서 강행 처리할 태세다.

정부와 국회가 나서서 노사 대화로 정상화 방안을 찾아가려는 와중에 이런 날치기극이 벌어진 데 대해 의회민주주의를 유린한 폭거라는 비난 여론이 쏟아지는 것은 당연하다. 나아가 이번 날치기의 원인 제공자로서 진주의료원 사태를 주도해온 홍준표 지사에게 관심이 쏠리는 것이 자연스런 귀결이다. 홍 지사가 각계의 반대 여론은 물론 심지어 청와대와 정부의 의중에도 역행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합당한 근거도 제시하지 못한 채 여론의 반발을 무릅쓰고 막무가내로 진주의료원 폐업을 강행하는 홍준표 지사의 저의가 무엇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 ‘아무도 손대지 못하는 일을 자신이 총대를 메고 해낸다’는 이미지를 연출하기 위하여 홍 지사가 무리수를 두고 있다는 지적이 한낱 근거 없는 비판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 오죽하면 새누리당 내부에서조차 홍 지사의 독선적인 행태에 대해 "경남공화국을 만들려고 하느냐" "노이즈 마케팅 이제 그만하라"는 불만이 터져 나오겠는가. 총선에서 낙선한 후 1년 만에 홍준표 지사는 전국적인 정치 이슈의 중심에 섰다는 점에서, 여야를 막론하고 박근혜 대통령 외에 존재감 있는 정치인이 사라진 작금의 정치판에서 홍 지사는 거의 유일하게 뉴스의 인물로 주목받게 됐다는 점에서 이런 지적은 근거가 있어 보인다.

민심은 천심이다. 무상급식을 볼모로 주민투표를 강행하였던 오세훈 전 서울시장의 정치적 야욕은 성난 민심의 심판을 피할 수 없었다. 가난한 환자들의 목숨과 힘없는 노동자의 생존권을 정치적 희생양으로 삼으려는 불순한 정치적 저의는 엄정한 주민의 심판을 면치 못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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