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4월 17일 수요일

박근혜 식 ‘소통정치’ 얼마됐다고, 벌써 드러내는 본색?


이글은 미디어오늘 2013-04-16일자 기사 '박근혜 식 ‘소통정치’ 얼마됐다고, 벌써 드러내는 본색?'을 퍼왔습니다.
윤진숙 임명 강행의지, 경제민주화 제동…야당 “박근혜 국회 입법권 침해하고 있다” 반발

박근혜 대통령이 정치권과 연일 소통행보를 벌이고 있지만 정작 국정운영은 ‘나홀로’라는 지적이 여전히 나온다. 국회와 야당을 무시하는 모습이 여전하다는 것이다. 이는 윤진숙 해양수산부장관 후보자에 대한 임명 강행의지와 경제민주화에 대한 박 대통령의 발언 때문이다.

박근혜 대통령은 윤 후보자에 대한 임명을 강행할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는 15일 국회에 윤 후보자의 인사청문경과보고서를 16일까지 보내달라고 요청했다. 민주통합당은 물론 새누리당도 윤 후보자 임명에 반대하는 기류가 강한 상태에서 국회가 16일까지 보고서를 보낼 리 없다. 하지만 박 대통령은 17일 윤 후보자를 임명할 수 있는 수순을 밟고 있는 것이다.

박 대통령은 이미 앞선 12일 민주통합당 지도부와의 오찬자리에서 윤 후보자에 대해 “쌓은 실력이 있으니 지켜보고 도와 달라”며 강행의사를 밝혔지만 그 자리에서도 설훈 민주당 비대위원은 “결단하시라”고 압박했다. 15일 민주당 최고위원회 모두발언에서도 윤 후보자에 대한 임명 강행이 박 대통령 소통의지의 가늠자가 될 수 있다는 경고도 나왔다.

박근혜 대통령이 12일 문희상 민주통합당 비상대책위원장 등 민주당 지도부를 만나 인사를 나누고 있다. ⓒ연합뉴스


박 대통령은 지난 10일 새누리당 지도부, 11일 국회의장단, 12일 민주통합당 지도부를 잇달아 면담했다. 박 대통령은 새누리당 지도부를 만난 자리에서는 “앞으로 당의 말을 많이 듣겠다”고 밝혔고, 국회의장단을 만나 “협조”를 부탁했다. 민주통합당 지도부를 만난 자리에서는 거듭된 인사실패에 대해 사과도 했다.
이 같은 상황에서 윤 후보자 임명을 강행할 경우 박 대통령의 소통 의지가 퇴색되고 다시 정치권을 무시한다는 비판에 직면할 수밖에 없다. 

민주통합당은 16일 예정된 야당 국회 상임위원회 간사단과의 청와대 만찬에 참석키로 했지만 윤관석 원내대변인은 이 자리에서 “윤 후보자의 임명 강행에 대해서도 반대 입장을 분명히 전할 것”이라고 밝혔다.

새누리당과의 관계도 마찬가지다. 이한구 원내대표가 임명 반대 입장을 공식적으로 밝혔고 황영철 의원은 16일 원내대책회의에서 “윤진숙 내정자에 대해 야당은 물론 여당 의원들이 어떤 생각을 갖고 있는지, 청와대가 잘 알고 있다”고 말했다.

경제민주화 관련 발언도 마찬가지다. 박 대통령은 15일 청와대 수석비서관 회의에서 “경제민주화와 관련 (국회)상임위 차원이기는 하겠지만 공약 내용이 아닌 것도 (논의대상에)포함되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국회 정무위에서는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이 논의되고 있는데, 박 대통령의 발언은 바로 이 법안을 겨냥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이에 대한 “입법권 침해”라는 야권의 반발이 만만치 않다.

경제민주화 문제도 마찬가지다. 문병호 민주당 의원은 16일 라디오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대선 때 (박 대통령이)뭔가 변신을 하나 싶었는데 결국 선거 끝나니 본심으로 돌아갔다”며 “박근혜 정부도 기존 이명박 정부처럼 대기업·부자 위주의 정책을 펴겠다고 선언 한 것으로 보고 앞으로 야당에서 강력하게 비판을 할 생각”이라고 경고했다.

문 의원은 박 대통령이 국회 입법 전에 사실상 지침을 준 것이라는 지적에 대해 “경제민주화는 우리나라의 가장 중요한 이슈로 떠올라 대통령이 좀 더 의지를 갖고 추진을 해야 되는데 오히려 찬물을 끼얹어 유감”이라며 “이 문제는 국회에서 충분히 논의를 해서 서로가 윈윈 할 수 있는 해법을 찾아볼 것”이라고 말했다.

윤관석 대변인도 “경제민주화는 박근혜 대통령의 공약이자 국민과의 약속이고 사회양극화를 해소할 시대적 가치이자 정의적 개념”이라며 “그리고 경제민주화를 둘러싼 정책과 입법과정은 국회와의 소통이 존중되어야한다”고 지적했다. 윤 대변인은 “어제 경제민주화와 관련한 박근혜 대통령의 발언은 국회의 입법논의는 무시한 발언”이라고 말했다.

김미희 통합진보당 원내대변인도 박 대통령의 발언에 대해 “박근혜 대통령이 대선 후보 당시 내세운 경제민주화 관련 공약마저 내팽개치려는 의도가 아닌지 걱정된다”며 “무엇보다 박근혜 대통령의 이 발언은 국회의 입법권을 침해하려는 의도가 담겼다는 점에서 우려를 금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김 대변인은 “며칠 전 새누리당과 민주통합당 중심의 6인 협의체에서 경제민주화관련 법안 21개를 개정하기로 합의를 본 바 있는데 이러한 합의가 나오자마자 경제민주화관련 우려의 목소리를 대통령이 직접 냈다는 점에서 향후 국회의 논의과정에 청와대가 개입하려는 것으로 해석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정상근 기자 | dal@media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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