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글은 경향신문 2013-04-20일자 기사 '“병원 옮기면 잘못될 것 같아 두렵다” 위중 환자 많아 ‘또다른 불상사’ 우려'를 퍼왔습니다.
ㆍ진주의료원 환자들 불안감 확산
병원을 옮긴 환자들이 잇따라 사망했다는 소식이 전해진 뒤 진주의료원은 19일 무거운 침묵에 잠겼다. 왕일순씨(80)가 병원을 옮긴 후 이틀 만에 숨졌다는 사실에 의사와 간호사들은 비통해하면서도 “어느 정도 예견한 일”이라고 밝혔다. 이들은 “왕 할머니와 같이 위중한 환자들이 속속 병원을 옮기고 있어 또 다른 불상사가 우려된다”고 말했다.

이날 진주의료원에서 만난 간호사들은 “왕 할머니는 환자 가운데 가장 위중해서 병원을 옮기면 병세가 악화될 우려가 높았다”며 “그래서 의료진이 병원 옮기는 것을 만류했는데 보호자들이 ‘오죽했으면 병원을 옮겼겠는가’ 하는 생각을 하면 가슴이 아프다”고 말했다.

ㆍ진주의료원 환자들 불안감 확산
병원을 옮긴 환자들이 잇따라 사망했다는 소식이 전해진 뒤 진주의료원은 19일 무거운 침묵에 잠겼다. 왕일순씨(80)가 병원을 옮긴 후 이틀 만에 숨졌다는 사실에 의사와 간호사들은 비통해하면서도 “어느 정도 예견한 일”이라고 밝혔다. 이들은 “왕 할머니와 같이 위중한 환자들이 속속 병원을 옮기고 있어 또 다른 불상사가 우려된다”고 말했다.
이날 진주의료원에서 만난 간호사들은 “왕 할머니는 환자 가운데 가장 위중해서 병원을 옮기면 병세가 악화될 우려가 높았다”며 “그래서 의료진이 병원 옮기는 것을 만류했는데 보호자들이 ‘오죽했으면 병원을 옮겼겠는가’ 하는 생각을 하면 가슴이 아프다”고 말했다.

텅 빈 병원 19일 경남 진주의료원 8층 노인병동에서 한 환자가 병실 안으로 걸어 들어가고 있다. 진주의료원은 전체 건물 중 8층에만 노인 11명이 입원 치료 중이다. | 백승목 기자 smbaek@kyunghyang.com
▲ 19일에도 7명 딴 병원으로… 11명만 남아
가족들 “지원 중단 협박에 마지못해 퇴원”
8층 ‘밤’이란 이름표가 달린 병실에 있는 이갑상씨(79)는 “(다른 노인의 소식을 듣고 난 뒤로는) 병원을 옮길 생각이 더 없어졌다”고 말했다. 같은 방을 쓰는 다른 노인도 이씨의 말에 고개를 끄덕였다. 이씨는 “홍준표 지사가 직접 와서 (나를 강제로) 끌어내면 몰라도 그 전에는 절대 안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의료원에서 23년째 생활하고 있는 그는 그나마 노인환자들 가운데서는 가장 건강한 편이다. 그는 “의료원이 내 집인데, 나를 쫓아내면 그냥 거리에서 죽을 수밖에 없지 않으냐”고 말했다. 그는 “다른 병원을 알아보려고 해도 받아주는 곳이 없다”며 “설령 받아준다고 해도 월 70만~80만원이나 되는 비용을 마련할 길이 없다”고 하소연했다.
안우용씨(90)는 이날 아침식사를 마치자마자 인근 노인요양병원으로 옮겼다. 안씨는 3년 전 대장암 수술을 받은 뒤 진주의료원에 입원, 진료를 받았다.
안씨의 장남 정건씨(65)는 “8·15해방 이후 아버지가 이 병원만 다니셨다. 큰 병도 이곳에서 고친 적이 있어 당신은 이 병원에서 마지막을 보내시고 싶어했다”며 “어제 진주의료원에서 나간 할머니가 돌아가셨다는 소식을 듣고 난 뒤 다른 병원으로 옮기면 잘못될 것 같아 두려웠다”고 밝혔다. 그는 “의료원 측에서 오늘까지 나가지 않으면 모든 지원을 끊겠다고 협박하는 통에 마지못해 나가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얼마 전 요양병원 몇 군데를 알아봤지만 진주의료원의 간호사, 간병인과 비교가 되질 않았다”며 “어떤 곳은 폐쇄회로TV 등 긴급한 상황에 대처할 시스템조차 없었다”고 말했다.
이날 오전 인근 병원으로 옮긴 최호남씨(61·여)의 가족들도 경남도의 처사에 분통을 터뜨렸다. 최씨의 조카는 “도청에서 ‘옮기지 않아도 된다’는 식으로 전화가 와서 ‘옮길 마음이 없다’고 대답했더니 ‘문을 닫게 되는데 옮기지 않으면 어떻게 할 것이냐’고 되묻는 식으로 책임지지 않는 말을 반복하면서 퇴원을 강요했다”고 말했다. 최씨는 3년 전 루게릭병으로 입원, 치료를 받고 있으며 최근 상태가 악화돼 몸무게가 20㎏도 되지 않아 산소마스크에 의존하고 있다.
병동에서는 텔레비전에서 나오는 대화 소리가 간헐적으로 울렸을 뿐 웃음은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었다. 현재 진주의료원은 전체 건물 8층 가운에 8층에만 노인 11명이 입원 치료 중이다. 일주일 전만 해도 23명이었다. 19일에만 7명의 환자가 쫓겨나다시피 병원을 옮겼다. 노인들은 대부분 간단한 의사소통은 가능하지만 구체적인 대화를 나눌 수 없는 중중 환자다.
진주 | 권기정·김정훈 기자 kwo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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