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글은 민중의소리 2013-04-03일자 기사 '北, ‘개성공단 인질사태 대응’ 보도에 발끈한 듯'을 퍼왔습니다.
北, 갑작스런 출경 차단조치, 왜?

3일 북한이 개성공단 출경 차단조치를 취해 되돌아나오는 우리 측 차량들.ⓒ뉴시스
북한이 3일 개성공단에 들어오는 것을 금지하고 남측으로 귀환하는 것만 허용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과거에도 남북관계 상황에 따라 개성공단 통행이 차질을 빚거나 제한을 받은 사례가 있지만, 북이 이 같은 조치를 취한 것은 처음이다.
◆北 “출경금지, 입경만 허용”=북한 중앙특구개발지도총국은 이날 오전 개성공단관리위원회를 통해 개성공단 출경을 금지하고 입경만 허용하겠다고 통보했다.
김형석 통일부 대변인은 “(북측이)최근의 남북관계와 한반도 정세와 관련된 상황도 함께 얘기했다”고 전했으나 구체적인 내용은 밝히지 않았다.
과거에도 개성공단 통행 문제는 몇 차례 불거진 바 있다.
2008년 김하중 당시 통일부 장관이 개성공단과 북핵문제를 연계하는 발언을 하자 북측이 반발해 남북경제협력사무소의 남측 당국자 철수를 요구했다. 이어 남북관계가 지속적으로 악화하자 북은 그해 말 ‘12.1조치’를 발표, 개성공단 출입 횟수와 체류 인원을 제한했다.
또 2009년 3월 한.미연합훈련인 ‘키 리졸브’ 개시일에 맞춰 군통신선을 끊고, 상황이 정상화하기까지 세 차례에 걸쳐 개성공단 통행을 차단했다.
그러나 북측이 이번과 같은 조치를 취한 것은 처음이다. 출경만 차단하는 것은 쉽게 말해 ‘개성공단에서 나가려면 나가라’는 뜻이어서, 상황에 따라 개성공단 가동 중단까지 우려해야 하는 상황이다.
◆北, ‘인질사태 대응’ 보도에 반발한 듯=앞서 북은 지난달 27일 서해 군통신선을 차단하는 조치를 취했으며, 30일엔 중앙특구개발지도총국 대변인 담화를 내고 개성공단 폐쇄 가능성을 거론했다.
그럼에도 북은 2일까지는 개성공단관리위를 통한 우회 통로로 우리 측의 출.입경에 동의를 표해와 개성공단 출입은 정상적으로 이뤄져왔다.
이날 오전 북이 갑자기 개성공단 출경 차단조치를 취한 것은 전날 박근혜 대통령이 취임 후 처음 주재한 외교.안보 장관회의에서 개성공단 인질사태에 대한 대응방안이 논의됐다는 보도에 대한 반발로 보인다.
‘조선일보’는 3일 기사에서 “정부는 개성공단에서 인질사태가 발생할 경우 중국을 통해 외교적으로 푸는 방안을 집중 논의했으며 국방부는 ‘비밀 계획’에 대해서도 보고한 것으로 알려졌다”고 보도한 바 있다.
정부가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국민의 신변안전을 보장하기 위한 대응책을 논의하는 것은 당연하나, 북한을 불필요하게 자극할 수 있는 이러한 내용이 회의 후 언론에 흘러나간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북은 앞서 30일 개성공단 폐쇄 가능성을 거론하면서도 남측 언론의 보도를 문제 삼았었다. 당시 일부 언론은 북이 남측에 지속적인 위협을 가하면서도 외화수입의 원천인 개성공단의 통행을 막지 않는 ‘이중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고 보도했었다.
◆출경차단 장기화시 조업 차질 불가피=일단 개성공단 입주기업들은 북측의 출경 차단조치에도 불구, 현지 체류인원을 유지해 조업에 차질이 빚어지는 것을 최소화하겠다는 입장이다.
이날 개성공단에서 남측으로 귀환한 인원은 총 33명으로, 현지에서 조업은 비교적 정상적으로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개성공단 출경 차단이 길어질 경우 인력은 물론이고 생활용품이나 생산에 필요한 원자재 반입 등에 차질이 빚어져 조업에 직접적인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우려를 낳고 있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북측의 조치가 개성공단 폐쇄의 수순 밟기인지, 아니면 남측에 대한 압박행위의 하나인지 좀 더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밝혔다.
현재까지 공장이 가동되고 있고 북측이 추가적인 조치를 내놓지 않은 상황이어서 일단 압박의 한 형태로 보이지만, 사태가 장기화할 경우 인력과 물자 반입이 중단돼 실질적으로 조업이 어려워지기 때문에 상황을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는 설명이다.
◆군사문제로 불거질 우려 나와=또한 개성공단은 10여 년 간 남북 경제협력의 상징일뿐더러 군사적 완충지로 자리매김해 온 만큼, 사태가 악화해 조업 중단이나 공단 폐쇄로까지 이어질 경우 남북 간 군사적 문제로까지 불거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개성공단은 북측이 군대를 물린 자리에 남측 자본과 북측 노동력을 결합해 조성된 특수성으로 인해 남북 군사적 충돌 완화를 위한 완충지대 역할을 해왔다.
따라서 개성공단이 최악의 경우 폐쇄 수순을 밟게 된다면, 서해 5도 일대와 수도권-평양을 잇는 지역에 다시 군사력이 집중될 수밖에 없다.
실제 북한은 지난 2월 유엔 대북제재 결의 이행 차원에서 통일부가 개성공단 등의 대북 반출물품 점검을 강화하겠다는 방침을 내자 개성공단을 다시 군사지역으로 만드는 등 대응조치를 취하겠다고 반발했다.
북은 민족경제협력위원회(민경협) 대변인 담화를 내고 “만일 그 누가 어떤 형태라도 개성공단을 조금이라도 건드린다면 우리에 대한 극악한 제재로 간주하고 개성공단에 대한 모든 특혜를 철회하고 그 지역을 우리의 군사지역으로 다시 만드는 등 단호한 대응조치를 취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민경협은 “개성공단은 역사적인 6.15 통일시대의 산물로서 우리가 군사적으로 극도의 첨예한 최전연(최전선) 지역을 통째로 남측에 내주어 건설된 민족의 화해와 단합, 협력의 상징”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정부는 이날 북측의 조치에 강한 유감을 표명하며 즉각적으로 통행을 정상화하라고 촉구했다.
정지영 기자 jjy@v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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