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글은 한겨레신문2013-0-4-14일자 기사 '남, 대북 메시지는 ‘오락가락’'을 퍼왔습니다.
통일부 “북 대화 거부 아니다”
청와대 몇시간 뒤 “대화 거부 유감”
11일 대화 제의할 떄도 혼선
“대통령 뜻만 쫓기 때문” 지적
정부의 대북 메시지가 ‘널뛰기’를 하고 있다. 남북의 교류협력을 책임진 통일부와 청와대의 메시지가 달라 불과 몇 시간 만에 정부의 입장이 180도 바뀌는 상황이 반복된 것이다.
청와대는 14일 밤 북한의 조국평화통일위원회(조평통)가 한국의 대화 제의에 대해 “빈껍데기에 불과하다. 대화는 남한 당국의 태도에 달려 있다”고 밝힌 것과 관련해 “북한이 우리 정부의 대화 제의를 거부한 것은 참으로 유감”이라며, 조평통의 반응을 ‘대화 제의 거부’라고 못박았다. 주철기 외교안보수석이 밝혔지만, 청와대의 한 관계자는 이것이 ‘박근혜 대통령의 뜻’이라고 강조했다.
박 대통령의 이런 뜻은 이날 낮 조평통 성명이 나온 뒤 통일부와 청와대 관계자들이 밝혔던 반응과 큰 차이가 있다. 통일부는 “북한의 반응을 대화 제의 거부라고 보지 않는다”며 신중한 반응을 보였다. 청와대도 처음엔 “섣불리 단정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의도와 배경을 분석중”이라며 입장 표명을 유보했다. 그런데 박 대통령이 불과 몇 시간 만에 이런 정부의 공식 입장을 뒤집고 유감을 표명하도록 한 것이다.
이런 일은 정부가 대화 제의를 한 11일에도 똑같이 반복됐다. 정부는 북한에 개성공단 문제를 풀기 위한 입장을 표명하면서도 처음엔 대화 제의임을 부정하다가 이날 저녁 박 대통령이 대화 제의라고 확인하자 다음날 대화 제의라고 인정하는 등 혼선을 빚었다.
이런 일이 반복되는 이유는 청와대와 통일부가 미리 대북 문제에 대한 원칙을 조율하거나 공유하지 못한 상황에서 ‘대통령의 뜻’만을 쫓아다니기에 급급하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사실상 최근 정부의 대화 제의 등 대북 정책이 박 대통령 한 사람의 뜻에 따라 요동을 친 것이다.
정부의 대화 제의에 이어 이날 북한 조평통의 반응에 대해 정부가 강한 유감을 나타낸 배경에는 개성공단에 대한 박 대통령의 강한 애착이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정부의 대화 제의나 북한의 반응에 대한 유감 표명이 포괄적인 대북 정책의 한 고리가 아니라, 개성공단의 위기를 심각하게 여긴 박 대통령의 뜻에서 나왔다는 것이다. 실제로 박 대통령은 12일 민주통합당 지도부와 한 만찬 회동에서 대화 제의 배경에 대해 “개성공단 입주기업의 고통이 심해서 업체들의 입장을 생각했다”고 설명한 바 있다.
청와대의 한 관계자도 이날 북한의 태도를 대화 거부로 보고 유감을 표명한 이유를 두고 “개성공단에 대한 대화를 하자고 했는데, 북한이 이에 대해 성의있는 반응을 내놓지 않았다. 식자재 반입 통제 등 문제가 계속됨에 따라 유감을 표시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석진환 조혜정 기자 soulfa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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