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4월 13일 토요일

민생·복지 놔두고… 여야 느닷없는 ‘개헌 논의’ 합의


이글은 경향신문 2013-04-12일자 기사 '민생·복지 놔두고… 여야 느닷없는 ‘개헌 논의’ 합의'를 퍼왔습니다.

ㆍ6인 협의체, 국회 차원 기구 구성키로

새누리당과 민주통합당이 12일 국회에서 열린 여야 6인 협의체 회의에서 국회 차원에서 개헌 문제를 논의하기 위한 기구를 구성하기로 합의했다. 

새누리당 이한구 원내대표와 민주통합당 박기춘 원내대표는 합의문을 통해 “권력구조 등과 관련해 개헌의 필요성에 공감하고, 산발적 논의에 따른 부작용을 사전에 방지하기 위해 개헌 문제 논의를 위한 기구를 양당 원내대표 간 논의를 통해 구성한다”고 밝혔다. 이 원내대표가 먼저 제안하고, 박 원내대표가 수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합의는 의외다. 하지만 여야 의원들의 개헌에 대한 관심을 반영하고 있다는 점에서 향후 논의가 주목된다. 현재 개헌론은 야당과 새누리당 내 비주류인 이재오 의원 측이 이끌고 있다. 이 의원과 민주당 유인태 의원이 주도해 지난 2월 구성한 ‘개헌 추진 국회의원 모임’에는 여야 의원 90여명이 가입해 있다. 이들은 국회의장에게 개헌 특위 구성을 요구하고 있다. 이 의원은 이날 트위터를 통해 “늦은 감이 있지만 내년에 개헌을 마무리하려면 지금 시작해도 충분하다”고 환영했다.
당내 주류인 이 원내대표의 이번 합의가 개헌 논의를 주도적으로 이끌겠다는 뜻은 아니라는 게 새누리당 쪽 설명이다. 오히려 개헌 압력이 청와대까지 번지는 것을 막고 국회 차원에 묶어두겠다는 의도가 있다는 것이다. 합의문에 ‘산발적 논의에 따른 부작용 방지’가 들어간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이 원내대표는 지난 11일 의원총회에서 이 의원이 개헌 논의의 필요성을 강조하자 마무리 발언을 통해 “오해하지 마라. 이번 정부에서 개헌을 하자는 게 아니다”라고 정리했다고 한다.

여야의 합의로 개헌 논의는 수면 위로 올라왔지만 당장 힘을 받기는 어려울 것 같다. 당장 기구 구성 논의가 연구모임 차원을 넘어 개헌안을 구체적으로 논의할 수 있는 국회 차원의 정식 특위로 연결될 수 있을지도 미지수다. 이 원내대표는 이날 합의에 대해 “특위 구성에 합의한 게 아니다”라고 말했다. 지난 18대 국회에서도 국회의장까지 나서 개헌을 추진했으나 논의만 무성했을 뿐 별다른 성과 없이 마무리됐다.

개헌 문제는 정치권은 물론 전 사회적 관심을 빨아들이는 블랙홀이 될 수도 있다. 자칫 개헌 논의에 밀려 복지 확대나 경제민주화 등 사회적으로 시급한 현안이 뒤로 밀릴 수 있다는 것이다.
박영환·유정인 기자 yhpark@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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