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글은 미디어오늘 2013-03-31일자 기사 '“매년 구청에서 4500만원씩 신문사에 그냥”'을 퍼왔습니다.
‘우수’ 지역신문이 더 배고픈 현실?…그들만의 리그 지역신문
“서울시에서 계도지(신문 구독) 예산으로 매년 130억원을 준다. 어떤 구청은 한 신문사에 매년 4500만원씩 꼬박꼬박 주더라. 아무 것도 안 해도 그렇게 돈을 준다. 아무 기준도 없다.” (순천향대 장호순 교수)
충남 아산시청에는 40여개 언론사의 기자들이 출입하고 있다. 아산시의 인구는 29만여명(2013년 2월 기준)이다. 약 7250명 당 한 개의 언론사가 있는 꼴이다. 장호순 교수는 “그 중에서 아산 시민들이 실제로 읽는 신문이 얼마나 되겠냐”며 “지역언론이 그들만의 리그로 전락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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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일 오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지역신문 지원사업 효율성 제고 방안’을 주제로 열린 토론회에서 참석자들은 한 목소리로 지역신문의 ‘난립’을 문제 삼았다. 우수한 지역 언론에게 기금을 지원하도록 한 지역신문발전지원특별법이 8년째 시행되고 있지만, 지역신문의 난립과 그로 인한 시장구조 왜곡 문제를 해결하기엔 역부족이었다는 지적도 나왔다.
발제자로 나선 장호순 순천향대 교수는 “지역신문이 난립하고 있는 가장 근본적 이유는 자치단체가 (지역신문들이) 먹고살 수 있도록 숙주 역할을 충실히 하고 있기 때문”이라며 “그러다보니 500부, 1000부 발행하는 신문들이 버젓이 명함을 들고 다니는 게 지역신문의 현실”이라고 지적했다.

©권범철 만평작가
장 교수는 “주민들은 지역언론에 무관심 하고, 부정적 인식이 확산되면서 ‘내놓은 자식들’이 된 경우가 대부분”이라며 “이런 상황에서 지역신문 지원 방식을 점검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지역신문발전지원특별법에 의해 기금지원 사업을 담당하고 있는 지역신문발전위원회는 까다로운 기준을 제시하고 있다. 임금 체불이나 신문법 위반 등 위법 사실 여부는 물론, 편집 자율권 보장 장치 여부 등도 심사 기준에 포함된다. 이 같은 기준을 통과해야 심사를 거쳐 우선지원 대상사로 선정돼 기금을 지원 받는다.
그러나 대다수의 지역신문들은 이와는 별개로 지자체가 특별한 기준 없이 지급하는 홍보예산이나 광고비에 크게 의존하고 있는 게 현실이다. 까다로운 심사 기준에 맞춰 굳이 기금지원을 신청하지 않아도 충분히 ‘먹고 살 만 하다’는 이야기다.
장 교수는 “법을 만들 때 논의 중 하나는 건강하고 투명하게 신문을 만드는 지역신문에게 혜택을 주고, 부실한 지역신문은 도태되도록 하자는 것이었다”며 “그러나 어떤 지역에서는 (기금을 지원받지 않는 언론사가) 더 많은 혜택을 받는다”고 지적했다.
지발위 홍문기 위원은 “지발위가 우선지원 대상자를 선정하면, 그 자체가 하나의 ‘라이센스’가 되면 좋겠다”고 말했다. 홍 위원은 “결국 지발위의 사업이 성공하려면 지역신문의 난립이 줄어들고 경쟁력 있는 신문들이 인정받는 상황이 되어야 한다”며 “지발위를 통해 선정된 언론사는 ‘건강한 언론사’라는 걸 지자체가 인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경북 지역의 한 지역신문 논설위원도 질의응답을 통해 “지역 자치단체에서는 (홍보예산 및 광고비 집행에 대해) 뚜렷한 기준이 없다”며 “중앙정부 차원에서 규제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토론자로 참석한 이진식 문화체육관광부 미디어정책과장은 “사실 좀 어렵다”고 난색을 표했다. 이 과장은 “중앙정부는 ABC협회 부수인증 회원사들에게 정부광고를 우선 지원하게 하고 있다”며 “인터넷에 대해서도 (광고비 집행)기준을 만들어 적용할 준비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자체의 예산 집행에 대한 별도의 지침이나 원칙을 만들 계획은 없음을 드러낸 대목이다.
한관호 경남지발위 위원은 “과장님 말씀 속에 (한시법인) 지역신문발전지원특별법의 존치 여부나 비전에 대한 확인이 없는 것 같아서 갑갑하다”며 “정책을 담당하는 지발위와 문화부의 입장이 뭔지 궁금하다”고 꼬집었다. 한 위원은 “법 시행이 9년이 되어 가는데 아직도 ‘효용성 제고’ 같은 각론에 머물고 있다”며 “장기적인 정책 수립이나 비전으로 나가지 못해 갑갑하다”고 말했다.
허완 기자 | nina@media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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