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4월 11일 목요일

개성공단 업체들 “123개 생사 걸렸는데 정부 손놓고 있는 게 문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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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성공단 가동 잠정중단 사흘째···입주업체들 고충 토로


민주통합당과 개성공단입주업체 대표단의 간담회가 1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가운데 한 개성공단 기업인이 물을 마시고 있다.ⓒ양지웅 기자


개성공단 가동이 잠정중단된 지 사흘째. 개성공단 입주업체 대표자들의 고충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민주통합당이 11일 마련한 간담회에 참석한 개성공단 업체 대표자들은 잠정중단 상황에 따른 후속 조치가 아니라 개성공단 정상화를 위한 즉각적인 조치가 필요하다고 한 목소리로 호소했다. 

민주당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문희상 비상대책위원장을 비롯한 비대위원들과 외교통일위원회 소속 의원 등이 참석한 가운데 개성공단 입주업체 대표자 간담회를 갖고 개성공단 중단 사태와 관련한 의견을 들었다. 박용진 대변인은 이날 비공개 간담회에서 나온 이야기를 기자간담회를 통해 전했다. 

"123개 입주업체 뿐만 아니라 수천 개의 협력업체도 힘든 상황"

김학권 재영솔루텍 대표는 이날 자리에서 "개성공단은 정치가 못한 일을 경제인이 풀어간다는 사명감을 갖고 일해온 곳"이라며 "신뢰가 기업의 생명인데 약속한 경제활동의 장을 막은 것은 일종의 계약 위반이다"라고 성토했다. 

김 대표는 또 "하루하루가 너무 힘들다. 미국과 일본 쪽 협력업체들이 이미 베트남 등으로 거래처를 변경하고 있다"며 "빨리 사태를 해결 못하면 개성공단 존재 가치가 상실한다"고 토로했다. 

배해동 태성산업 대표도 "납기일을 못 맞춰 거래중단 위기에 빠졌다"면서 "제발 완성된 제품만이라도 반출할 수 있도록 조치해달라"고 호소했다. 

문창섭 산덕통상 대표는 "123개 (입주)업체만이 아니라 (수천 개의) 협력업체들도 모두 힘든 상황"이라며 "망하면 다 같이 망한다. 심지어 협력업체 측에서 통일부 앞에 다같이 모여 시위하자고 할 지경이다"라고 토로했다. 

식량 보급에 대한 문제도 제기됐다. 유창근 에스제이테크 대표는 "지금 라면도 다 떨어져가고 있다는 연락을 받았다"며 "전시에도 보급품은 오고 가는 것 아니냐. 인도적으로 이렇게 해서는 안 된다"고 비판했다. 

이들은 개성공단기업협회 차원에서 개성공단 사업장 점검과 남아있는 직원들에 대한 식량 전달 등을 위해 오는 17일 개성공단 방문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통일부와 북측에 방문 허가 요청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북측에 개성공단 재가동 명분을 줄 수 있게 우리 정부가 태도 바꿔야"

이날 업체 대표자들은 우리 정부가 개성공단 정상화를 위해 시급히 나서야 한다고 호소했다. 정부의 태도 변화의 필요성도 강조됐다. 

유동욱 대화연료펌프 대표는 "금강산과 달리 개성공단은 살아있는 유기체다. 고객 없는 공단과 기업이 무슨 의미가 있냐"고 지적했다. 

이어 "김양건 노동당 대남담당 비서가 (개성공단에) 왔을 때 '잠정(중단)'이라고 했다. 남은 것은 남측 정부가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달려있다"면서 "북측에 명분을 줄 수 있는 정부의 태도 변화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더 나아가 그는 "(우리가) 라면이 다 떨어졌다고 하자 오늘 아침 그쪽(북) 책임자가 먹을 거리를 가지고 찾아왔다고 한다"며 "그나마 좋은 시그널로 본다"고 덧붙였다. 

문창섭 산덕통상 대표는 "(개성공단) 북측 관계자들이 지난 번에 김양건 비서가 왔을 때 '우리 죽겠다'고 했더니 '사장 선생님들에게 남측 정부가 할 일이 뭔지 말하라'고 했다더라"고 전했다. 

이에 설훈 민주당 비대위원은 "대통령의 결단이 필요한 시점"이라며 "지금은 우리 정부가 미국보다 앞장서서 대화를 개시해야 할 때다. 대화 하자고 나서는 것은 굽히는 것이 아니라 훌륭한 전략이다"라고 강조했다. 

홍의락 의원은 개성공단 입주업체 대표들을 향해 "혹시 무슨 지원이 필요한 게 있느냐"며 "국회 관련 상임위에 말하겠다"고 제안했다. 

그러자 서도산업 대표인 한재권 협회 회장은 "보상과 지원은 일절 필요없다. 개성공단 정상화 해달라"며 "공단을 살리는 게 최우선"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개성공단 만든 민주당이 책임지고 (문제 해결)하라"고도 했다.

SNG 대표인 정기섭 협회 수석부회장은 "잘못은 북한에 있지만, 우리 정부가 잘못이 없다고 123개 업체 생사가 걸려있는 문제를 손놓고 지켜만 보는 것이 문제"라며 "정부에 조속한 대화를 요청하고 있다"고 말했다. 

배해동 대표는 "북은 (개성공단 재가동) 명분 위해 남쪽에 시그널을 요구하고, 기다리고 있다"면서 "17일 (개성공단에) 갈 수 있도록 모든 지원과 협조를 다해달라"고 당부했다. 

"국익에 반하는 언론태도 심각···자극적 보도 자제 요청"

개성공단 업체 대표들은 북한을 자극하는 언론보도 자제를 강하게 요청하기도 했다. 

유동욱 대표는 "(개성공단 재가동을 위한) 명분을 북에 만들어줘야 하는데 일부 언론이 그쪽(북) 자존심을 건드리고 있다"면서 "국익에 반하는 언론 태도가 심각하게 느껴진다"고 성토했다. 

한재권 회장도 "언론보도와 관련해 자제를 촉구하고, 따로 요청을 드리겠다"고 말했다. 

문희상 비대위원장은 "DJ(김대중 전 대통령)와 참여정부 때는 이른바 보수매체 사장단을 불러서 '상황이 이렇다' '이렇게 쓰면 저쪽에 자극될 지 모른다'고 설명하고 이해시켰다"면서 박근혜 정부도 그런 노력이 필요하다고 언급한 것으로 전해졌다. 
민주통합당 박기춘 원내대표가 1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개성공단입주업체 대표단 간담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양지웅 기자


민주통합당과 개성공단입주업체 대표단의 간담회가 1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가운데 간담회에 참석한 개성공단 기업인들이 생각에 잠겨 있다.ⓒ양지웅 기자


북한 미사일 실험 강행 여부를 두고 긴장이 고조되고 있는 11일 오전 개성공단 관계자들이 입경 차량이 싣고 온 물건을 옮기고 있다.ⓒ이승빈 기자


북한 미사일 실험 강행 여부를 두고 긴장이 고조되고 있는 11일 오전 이날 첫 입경 차량이 남북출입사무소로 향하고 있다.ⓒ이승빈 기자


최지현 기자 cjh@v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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