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11월 7일 수요일

‘한겨레 기자 검찰 소환’ 기사제작 거부 MBC 기자 ‘징계’ 위기


이글은 미디어오늘 2012-11-06일자 기사 '‘한겨레 기자 검찰 소환’ 기사제작 거부 MBC 기자 ‘징계’ 위기'를 퍼왔습니다.
최필립-이진숙 회동 취재 기자 검찰 소환 기사 거부하자, ‘벌 내근’ 에 경위서 제출도 요구

MBC가 '정수장학회 관련 수사 속보'의 리포트 제작을 거부한 기자에게 경위서 제출을 요구해 논란이 예상된다.
지난 4일 사회1부 오정환 부장은 검찰 출입 기자인 강모 기자에게 '검찰이 한겨레 신문 기자에게 소환을 통보했으니 리포트를 제작하라'고 지시했다. 지난 3일 조선일보는 검찰이 최필립 정수장학회 이사장과 이진숙 MBC 기획홍보본부장이 회동을 하는 동안 최 이사장과 한겨레 최모 기자의 휴대전화가 장시간 연결돼 있는 단서를 포착했다면서 "검찰은 조만간 최 이사장과 (한겨레)최모 기자 등을 불러 조사할 예정"이라고 보도한 바 있다.
리포트 제작 지시를 받은 강모 기자는 검찰 소환 통보가 뉴스 가치를 지니려면 혐의가 확실하거나 보도를 통해 사회의 부패와 부조리에 경종을 울릴 수 있을 때로 한정된다는 점에서 최종 리포트 제작에 신중을 기했다.
강모 기자는 또한 조선일보 보도에 나온 '최필립 이사장의 휴대전화가 계속 켜져 있었는지, 또 통화 상태에서 계속 녹음이 이뤄졌는지'를 확인하기 위해 서울중앙지검 1차장과 형사 2부장과 통화했지만 사실 관계를 확인하지 못했다.
이에 강 기자는 사실 확인이 안된 만큼 리포트를 제작할 수 없다는 입장을 오정환 부장에게 전달했다. 더구나 해당 리포트 관련 내용에서 고발인이 MBC이기 때문에 보도의 객관성을 위해서라도 신중히 거리를 유지할 필요도 있었다.
하지만 오정환 부장은 리포트 작성을 강요했고, 끝내 강모 기자가 제작을 거부하자 '벌 내근'을 내리고 경위서를 제출하도록 했다. 또한 라디오 심의부의 이모 부장은 내부 게시판을 통해 강모 기자의 제작 거부 입장을 "초유의 항명사태"라면서 "해당 기자를 즉시 해고해야 한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 지난 11월 4일 MBC 뉴스데스크 리포트 내용

결국 한겨레 기자 검찰 소환 통보 뉴스는 오정환 부장이 직접 리포트를 제작해 4일 뉴스데스크를 통해 보도됐다.
오정환 부장은 해당 리포트에서 "MBC 취재 결과 최 이사장은 사건 당일 MBC 관계자들과 만나기 직전 한겨레 최 기자와 전화 통화를 하고 있었고 손님이 왔으니 끊자는 대화로 통화를 끝낸 것으로 확인됐다"면서 "하지만 최 이사장의 휴대전화가 계속 통화 상태로 있었고 최 기자가 이를 통해 MBC 관계자들과의 대화 내용을 듣고 녹음했다는 분석"이라고 보도했다. 검찰과 해당 기자가 취재 경위에 대한 실체를 밝히지 않은 상황에서 '분석'이라는 단어로 혐의를 확정지은 것이다.
MBC 노조는 "최필립-이진숙 대화록이 폭로된 이후 MBC는 유독 도청 의혹에만 보도의 초점을 맞춰왔다"면서 이번 리포트 제작 강요 역시 "여론의 물줄기를 정수장학회 문제의 본질에서 곁가지에 불과한 도청 의혹으로 돌리기 위한 김재철 일당의 집요한 노력의 일환"이라고 비난했다.
MBC 노조 관계자는 "정상적인 데스크의 소통 과정을 두고 징계를 내리고 항명 사태라고 표현하며 해고를 하라는 것은 MBC를 군대조직으로 여기는 발상"이라고 비판했다.

이재진 기자 | jinpress@media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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