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11월 10일 토요일

청와대에 공 넘긴 특검…MB, '진퇴양난'


이글은 뉴시스2012-11-09일자 기사 '청와대에 공 넘긴 특검…MB, '진퇴양난''을 퍼왔습니다.



특검, 수사기간 연장하면 수사범위 확대할 듯이 대통령, 어떤 선택하든 '부담'

【서울=뉴시스】박준호 기자 = 9일 이명박 대통령의 내곡동 사저부지 매입 의혹을 수사 중인 특검이 청와대에 수사기간 연장을 신청하면서 수사가 분수령을 맞게 됐다.

지난 달 16일 수사를 공식 개시한 특검은 이번 달 14일 1차 수사기간(30일)이 만료된다.

특검법에서는 수사를 완료하지 못했거나 공소제기 여부를 결정하기 어려울 경우 대통령에게 그 사유를 보고하고 수사기간(15일) 연장 신청이 가능토록 돼있다.

특검은 이날 오후 청와대를 방문해 정식 공문 형식으로 작성된 수사기간 연장 사유서 및 신청서 등을 제출했다.

이 대통령은 수사 만료일 전에 승인 여부를 통지해야 하며, 현재 해외 순방중인 점을 감안할 때 오는 11일 귀국 직후 12~13일께 입장을 정리할 것으로 관측된다.

◇수사기간 연장 왜…남은 과제는?

당초 특검은 수사기한 30일 이내에 이 대통령의 사저부지 매입을 둘러싼 모든 의혹을 파헤치고 수사를 마무리한다는 계획이었다. 수사 초반부터 고삐를 바짝 죄는 광속 행보를 보인 것도 이 때문이다.

수사개시 첫날인 지난 16일 오전 0시부로 이 대통령의 아들 시형(34)씨와 청와대 관계자 등 10여명을 무더기 출국금지 조치했고, 이튿날에는 이 대통령의 맏형 이상은(79) 다스 회장과 시형씨의 자택·회사 등을 동시에 압수수색했다.

이후 '금기와 성역을 배제한다'는 원칙대로 수사 착수 열흘도 안돼 사상 처음으로 현직 대통령의 아들을 특검사무실로 직접 불러들이는 전대미문의 기록을 남겼다. 'VIP 패밀리'로 분류되는 이 대통령의 큰형 이상은(79) 다스 회장도 소환자 명단에 함께 이름을 올렸다.

청와대 '윗선'으로 통하는 김인종(67) 전 경호처장과 이 대통령의 대학 2년 선배이자 '영원한 집사'로 불리는 김백준(72) 전 총무기획관 역시 특검 조사를 받았다.

특검은 일단 사건에 연루된 핵심 인물들에 대해선 전반적인 조사를 마친 상태다. 다음 주초까지 진술내용과 증빙자료 등을 토대로 최종 사법처리 대상자와 수위를 결정하는 법리검토 작업만 남아 있다.

이런 상황에서 특검이 수사 기한 연장을 요청했다는 건 여전히 풀어야할 '중요한' 과제가 남아있음을 시사한다.

특검법상 1차 수사기한 내에 수사를 완료하지 못하더라도 관할 지방검찰청에 사건을 인계할 수 있지만, 특검은 사건인계 대신 수사기한 연장을 택함으로써 다시 한 번 수사 의지를 드러냈다.

특검이 이같은 결론을 낸 건 검찰수사에서는 드러나지 않은 새로운 의혹들과도 관련이 있다.

청와대가 경호처를 동원해 내곡동 땅 매입계약 관련 자료를 사후 조작하거나 은폐한 의혹이 제기되고 있고, 시형씨의 몫인 중개수수료를 청와대 경호처가 대납한 뒤 뒤늦게 채워넣은 정황도 드러나고 있다.




사저매입과는 선을 긋던 이 대통령이 부지건물에 관한 철거계약 및 대금결제를 아들 대신 처리한 점도 실소유주 논란과 편법증여 의혹을 가열시키고 있다. 또 시형씨가 큰아버지에게서 현금 6억원을 전달받은 당일 행적도 불분명하고, 돈의 출처도 '다스' 비자금과 연계된 것으로 의심하는 시각이 적지 않다.

만약 수사기간이 연장된다면 특검은 이같은 쟁점들에 대해 좀 더 심층적으로 들여다 볼 것으로 보인다. 이는 곧 특검의 칼날이 이 대통령을 향해 정면으로 겨누는 것을 의미한다.

◇이 대통령 결정은?

특검이 수사기한을 연장키로 결정하면서 이제 '공'은 이 대통령에게로 넘어갔다.

이 대통령이 어떤 결정을 내리든 상대적으로 특검은 부담을 덜게 됐다는 평가다.

수사기간이 연장되면 미진한 부분에 대해 보강수사를 벌이면 되고, 연장이 안되더라도 짧은 수사기간을 감안할 때 최소한 부실수사나 특검 무용론과 같은 오명은 피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반면 이 대통령은 어떤 선택을 하든 부담을 지게 된다.

만약 수사기간 연장신청을 승인해 줄 경우, 본인이 연루된 의혹에 대한 수사범위가 도곡동땅 실소유주 의혹, BBK사건으로까지 확대될 가능성이 있어 내심 부담이 따른다. 사실상 이 대통령이 제 발등을 찍는 것과 다름없다.

반면 특검의 요청을 거부할 경우 반발도 만만치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가장 먼저 수사방해 논란에 휩싸일 전망이다. 특검법에 명시된 수사기한은 30일이지만 1회에 한해 연장신청이 가능한 만큼 이 대통령이 이를 거부할 경우 특검수사를 원치 않고 의혹을 덮으려는 '꼼수'라고 비난받을 수 있다.

또 대선을 앞두고 정치권에 공세의 빌미를 제공하게 된다. 국민적인 관심을 받고 있는 사건에 대해 대통령이 특검 수사에 협조하지 않은 것처럼 비쳐질 경우 대선뿐만 아니라 임기 말까지 두고두고 약점으로 잡혀 입지나 운신의 폭을 제약받을 수도 있다.

이석수 특검보는 "대통령이 연장을 거절할 것도 염두에 두고 있지만 합리적인 요청이라고 생각해 받아들여질 것으로 기대한다"며 이 대통령을 압박했다.

이에 대해 청와대 측은 "이 대통령이 판단할 사안"이라면서 수용 여부에 신중한 입장을 보였지만 대체적인 기류는 수용불가에 가까운 것으로 전해졌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이 대통령이 순방을 마치고 귀국하는 일요일 이후 판단할 사항"이라면서도 사견임을 전제로 "특검 수사기간 연장에 다소 부정적인 입장"이라고 말했다

pjh@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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