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글은 시사IN 2012-11-05일자 기사 '정수장학회 논란 진보 진영의 KO승'을 퍼왔습니다.
박근혜 후보가 정수장학회 기자회견에 나서면서 트위터 여론이 폭발했다. 진보 성향 트위터러의 메시지 파급력이 더욱 강화되는 흐름이 두드러졌다. 진보가 평균 1만 독자를 얻은 반면, 보수는 2만 독자를 잃었다.
역사관 문제는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 후보의 최대 아킬레스건이다. 박 후보가 한때 이사장을 맡기도 했던 정수장학회는 그 전신인 부일장학회 강탈 여부나, 문화방송과 부산일보 지분 매각 이슈와 맞물리며 범야권의 주된 공격 소재가 되고 있다.
트리움의 소셜미디어 분석 솔루션 ‘심플(SimPL)’을 활용해 10월8일부터 23일까지 ‘정수장학회’ 키워드를 포함해 작성된 트윗 13만2871개를 수집하고 이 중에서 리트윗을 20건 이상 유발한 트윗을 따로 분류해 의미망 분석(Semantic Network Analysis) 및 관계망 분석(Social Network Analysis)을 수행했다.

<그림> 정수장학회 관련 트윗의 확산 분포도
결과를 보면 ‘정수장학회’ 이슈는, 최필립 정수장학회 이사장과 이진숙 MBC 기획홍보본부장 간의 대화가 공개된 10월12일부터 4000건 이상의 일일 트윗양을 기록하면서 본격적으로 관심을 끌기 시작했다. 민주통합당의 공세가 본격화된 10월15일부터는 1만 건을 돌파했으며, 다소 주춤하다가 10월21일 박근혜 후보 본인이 직접 정수장학회와 관련해 기자회견에 나서면서 일일 트윗양이 4만110건을 기록하는 등 관심이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논란 진화에 실패한 기자회견
최근 트위터에서의 정치 이슈 확산 과정을 보면 보수 성향 트위터러들의 밀집 현상이 거의 모든 이슈에서 나타난다. 보수 성향의 트윗은 트윗의 양이나 총 리트윗양에서는 대부분의 경우 열세이지만, 평균 리트윗양에서는 진보 성향 트윗보다 적게는 50%에서 많게는 2배 이상 우위를 보이고 있다. 확산 네트워크의 조밀함을 나타내는 ‘밀도(density)’에서도 3~4배 이상의 우위를 보인다. 그러나 많은 사람들에게 읽힐 가능성을 나타내는 ‘평균 노출량’ 지표에서는 진보에 비해 적게는 절반, 많게는 3분의 2 이상 뒤지는 것으로 나타난다.

ⓒ시사IN 이명익 10월21일 박근혜 후보가 정수장학회 강탈 논란에 대해 기자회견을 열었다.
즉, 보수 성향 트위터러 사이에 밀접한 상호 리트윗을 통해 리트윗 순위를 높이지만, 리트윗이 높다고 트윗이 더 많은 사람에게 읽히는 건 아니라는 것이다. 폐쇄적인 동질집단(clique) 안에서만 리트윗이 유발될 뿐 외부로 확산되지 않기 때문이다.
이러한 현상은 오른쪽 (표 1)에서도 확인된다. 보수 트윗은 진보 트윗보다 트윗양, 리트윗양, 평균 노출량에서 뒤지는 반면, 평균 리트윗양은 거의 2배 이상 많다. 또한 트윗 확산 네트워크의 밀도는 진보 진영이 0.0115, 보수 진영이 0.0445로 밀도 차가 4배에 이른다. 이런 밀도 차는 왼쪽 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10월21일 박근혜 후보의 기자회견 이후 보수 여론의 파급력이 약해지고, 진보 성향 트위터러들의 메시지 파급력이 더욱 강화되는 흐름이 확인된다. 보수 성향 트윗양이 60% 이상 증가했지만, 진보 트윗의 평균 리트윗이 30%가량 증가한 반면 보수 트윗의 평균 리트윗은 약 5% 감소했다( [표 1]참조).
무엇보다 평균 노출량 지표에서의 변화가 두드러진다. 진보 트윗은 평균 노출량이 1만가량 증가하였지만, 보수 트윗은 평균 노출량이 2만가량 감소하였다. 이는 개별 트윗당, 보수 트위터러들의 박 후보 옹호 메시지가 평균적으로 2만명의 독자를 상실했으며, 진보 트위터러들의 정수장학회 관련 공세에 1만명 이상의 독자가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는 의미이다. 박 후보 캠프로서는 뼈아픈 부분이라 하겠다.

질적인 면에서도 여론의 악화가 확인된다. (표 2는 기자회견 이전과 이후의 트윗들 속에서 의미망을 뽑아내고, 그 안에서 속의미 키워드 랭킹을 도출한 결과이다. 10월21일 이전에는 주된 행위자 및 주체들에 대한 언급(‘박근혜’ ‘정수장학회’ ‘최필립’)이 주를 이루었으나, 21일 이후에는 ‘강탈’ 키워드가 3위로 떠올랐다. 박 후보의 회견 이후 정수장학회가 강탈된 것이라는 견해가 더욱 힘을 얻은 것이다.
왼쪽 위 (그림)은 정수장학회 관련 트윗의 확산 과정을 시각화한 것이다. 진보 진영의 내로라하는 파워 트위터러들이 총출동해 공세를 가하는 모습이 확인된다. 특히 최전선에는 조국(@patriamea), 아이엠피터(@impeter701), 한상민(@coreacom), 진중권(@unheim), 백찬홍(@mindgood) 등 학계와 활동가를 망라한 공격진이 나선 가운데, 문재인 캠프 공식계정(@mooncamp1219)이 최전방에서 눈에 띄는 게 흥미롭다.

진보 진영의 유례없는 파상공세
이를 후방에서 지원하는 레인메이커(@mettayoon), 조능희(@mbcpdcho), 고재열(@dogsul), 신경민(@mentshin), 한홍구(@history_hongkoo), 김용민(@funronga) 등의 트윗은 진영 밖 경계에 노출되지 않고, 진영 내부에서 소화되는 양상을 보인다. 후방에서 생산된 이들의 공격 논리는 최전방까지 연결되면서 진보 진영의 이슈 파이팅이 보수 진영을 압도하는 데 기여하고 있다.
보수 진영 쪽을 살펴보면, 박근혜 후보 개인 계정(@gh_park)과 캠프 계정(@at_pgh)의 역할이 다소 분리되어 있는 것으로 보인다. 개인 계정이 최전선에서 이슈를 맞아내고 있다면, 캠프 계정은 지지자들 속에서 옹호 여론의 중심이 되고 있다. 보수 트위터러 중에서는 진보 진영처럼 유명 파워 트위터러의 적극적인 방어를 찾아볼 수 없고, 신원이 확인되지 않은 다수의 계정들이 후보 개인 계정과 캠프 계정을 둘러싼 양상을 보인다. 보수 진영의 경우 후보의 명확한 캐릭터 세팅과 이에 기반한 프레임 설정으로 상대 진영을 약화시키고 자기 진영에 동조하는 사람들을 꾸준히 늘려가기 위한 전략이 절실해 보인다.
이종대 (트리움 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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