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11월 19일 월요일

“KBS 길환영 사장 선임, 정권 말까지 정권의 방송으로”


이글은 미디어오늘 2012-11-18일자 기사 '“KBS 길환영 사장 선임, 정권 말까지 정권의 방송으로”'를 퍼왔습니다.
[해설] 임기말 또 MB 임명 사장체제 재생산… 여야 이사 “이길영 투표 개입” “사실무근” 공방도

KBS 이사회가 허위학력기재·비리전력자의 이사장 선임에 이어 현정부 들어 KBS의 공영성을 후퇴시킨 책임자(길환영 부사장)를 사장으로 임명제청해 사실상 KBS의 현 체제가 차기 정권까지 재생산되는 최악의 결과를 맞게 됐다.


▷MB정부하 “친일방송·공영성파탄” 비판 책임자=길환영 신임 KBS 사장임명 제청자는 천안고·고려대를 나와 1981년 KBS에 입사해 파리주재 PD특파원, 대전방송총국장을 역임했다. 그는 그러다가 정연주 전 KBS 사장이 불법 해임된 2008년 8월 이병순 당시 새 사장에 의해 TV제작본부장(현 콘텐츠본부장)에 전격 발탁됐다. 


길 사장 제청자가 본부장을 하던 2010년 KBS TV제작본부에선 G20 홍보 융단폭격, 무더기 천안함 모금 캠페인, 원전 홍보, 이병철 열린음악회 등 친정부 친기업적인 방송내용이  급증했다. 특히 지난해의 경우 친일파 백선엽을 전쟁영웅으로 미화한 데 이어 독재자 이승만을 찬양하는 다큐 제작을 하는데 길 제청자가 총책임을 맡았다. 이에 반해 항일음악가 정율성 선생 방송이 몇 개월 동안 불방되게 한 최종 책임자이기도 했다.


길 제청자은 같은 해 2월 새노조 콘텐츠본부 소속 조합원을 대상으로 실시한 본부장 신임투표에서는 불신임률이 88%에 달해 내부 구성원들로부터 극도의 불신을 받았다. 이 때문에 길 제청자는 KBS 양대노조로부터 부적격 사장 1순위로 지목돼왔다.


KBS 새노조는 길 제청자의 선임을 두고 “KBS의 장악을 연장해 KBS가 다시 ‘국민의 방송’으로 돌아가려는 것을 막으려는 의도라고 밖에 달리 생각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KBS 정권의 방송으로 연장 음모”…야당이사·새노조 책임론=길 제청자 또는 고대영 전 KBS 보도본부장 중 누가 되는지 정도였을 뿐 애초부터 이 같은 결과가 나오리라는 것은 어느 정도 예상됐다. 다만, 야당추천 이사들이 지난 9일 사장후보자 최종면접에 전격 합류하면서 제 3의 인물이 될 수도 있다는 기대가 흘러나오기도 했다. 그러나 이는 섣부른 기대였다. 11시간 가까운 면접과 표결을 거친 끝에 최종 표결결과는 길환영 6표, 조대현 4표, 고대영 1표였다. 여당추천 이사가 다수를 차지하고 있는 구도에서 의외의 결과를 도출하겠다는 것부터가 무리였다는 평가이다.


이에 따라 특별다수제 또는 특별의사정족수 등 독립적 KBS 사장 선임방식 보강이 되지 않으면 사장선임절차에 불참하겠다던 야당추천 이사들이 최종면접 전날인 8일 밤 전격 합류 결정을 한 데 대한 책임론이 제기됐다. KBS 야당추천 이사들도 스스로 “착각이었다”고 자기비판했다. KBS 새노조는 “4명의 야권 이사들은 장외투쟁을 보류하고 면접과 표결에 참여까지하며 부적격 인물의 선임을 막아보려 했지만, KBS를 나락으로 떨어지게 할 오판이었다”고 혹평했다. 방송독립포럼은 야당추천 이사 4인의 즉각 퇴진을 촉구하기도 했다.


이와 함께 9일 새벽 총파업에 돌입키로 했던 KBS 새노조 역시 전날 밤 야당추천 이사들의 이사회 참여를 지켜보고 파업 유보를 결정한 것도 ‘전략미스’라는 지적이 나왔다. 


▷속전속결·무더기 면접…후보검증 기회 없었다=지난 9일 KBS 이사회가 사장 선임을 위한 면접을 할 때 후보자는 11명이었다. 각 후보자당 면접시간은 경영기획서 발표 10분에 질의응답 20분 등 모두 30분에 불과했다. 이 때문에 최소한의 검증조차도 불가능했다는 비판도 나온다. 김주언 KBS 야당추천 이사는 13일 “각 후보에 대한 검증이 전혀 이뤄지지 않았다”며 “후보 당 30분 면접이라 경영기획서 발표는 그저 듣기만 했을 뿐 검토가 제대로 되지 않았으며, 돌아가면서 한 마디씩 묻는 것이 전부였다”고 개탄했다.


▷“사장선임 표결에 이사장 개입” 진위 공방=이날 사장 선임 면접과정에서 이길영 KBS 이사장이 표결에 개입했다는 의혹이 제기돼 여야 이사들 간에 진위논쟁도 벌어졌다.


김주언 이규환 조준상 최영묵 등 야당추천 KBS 소수이사들은 12일 이길영 이사장에 대해 “편파적 면접진행은 기본이고, 면접이 끝난 후 이사장은 여권 이사들만 두 차례나 불러 모았다”며 “면접직후에는 표결예정시간이 10분 가까이 지나도록 이사장과 여권이사들은 나타나지 않았다. 1차 표결 후에도 다시 여권이사들만 불러 모았다. 이것이 노골적으로 특정인에게 투표하라는 이길영 이사장의 강요과정이었다고 확신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이길영 이사장을 포함한 여당추천 이사 7인은 13일 반박성명을 내어 “전혀 사실이 아니며 이는 이사회의 위상을 실추시킴은 물론 당사자의 명예훼손에 해당하는 사안”이라고 반박했다. 

조현호 기자 | chh@media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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