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11월 5일 월요일

박근혜 일방 요구, KBS는 TV토론 무산시켜


이글은 미디어오늘 2012-11-04일자 기사 '박근혜 일방 요구,  KBS는 TV토론 무산시켜'를 퍼왔습니다.
“박근혜 오만에 눈치보는 KBS” vs “여건 성숙될때까지 연기”

편성일자까지 확정했던 KBS 대선후보 초청토론회가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후보의 일방적 요구에  무산된 것으로 확인됐다. 
4일 KBS 선거방송기획단과 KBS 새노조에 따르면, 오는 13일부터 사흘간 생방송으로 ‘2012년 대선 후보 초청 토론 - 질문 있습니다!’라는 토론방송을 편성해뒀던 KBS가 일정에 대한 개별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참석할 수 없다는 박근혜 후보의 입장에 따라 지난 2일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와 안철수 무소속 후보에 토론연기 방침을 통보한 것으로 밝혀졌다.
이 토론 프로그램은 대선 후보별로 각각 하루씩 13일부터 15일간 생방송할 계획이었다. 방송에는 수도권에 살면서 투표의사는 있지만 아직 지지 후보를 정하지 않은 유권자 100명을 초청해, 후보들에게 직접 질문을 하는 타운홀 방식으로 진행되는 프로그램이었다고 KBS 새노조는 전했다. 

또한 후보별 방송 일정은 편성이 확정된 13~15일 중 세 후보 진영의 추첨 방식으로 정할 계획이었으나 박 후보측에서만 이 방식을 거부하고 일방적인 방송 일정을 요구했다. KBS는 애초 정한 원칙과 방식대로 프로그램을 진행해야 하므로 박 후보의 요구를 수용할 수 없었다고 KBS 선거방송기획단은 전했다.
지난 2일 저녁까지 최종적으로 토론회 초청에 응한 것은 문재인 후보와 안철수 후보 뿐이었다. 박 후보는 이날까지 토론회 참석 승낙서를 제출하지 않았다.
김찬태 KBS 대선방송기획단 선거방송전문PD은 4일 미디어오늘과 인터뷰에서 “박근혜 후보는 토론회 참석 조건으로 ‘13~15일 가운데 하루 중 잡는 건 안하겠다, 기본적으로 안하겠다는 것은 아니지만’이었다”며 “예를 들어 (편성이 확정된) 사흘이 아닌 다른 날(17일 등)을 주거나 마지막 날(15일)을 주면 하겠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왼쪽부터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후보,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 안철수 무소속 후보.

김 PD는 “이미 KBS 방송일자를 연속편성으로 해놓은 상태일 뿐만 아니라 공정하게 주관해야 하는 입장에서 이런 요구는 납득할 수 없었다”며 “문제는 박 후보를 빼고 나머지 승낙해온 두 후보만으로 방송할지 여부”라고 지적했다.
KBS는 결국 박 후보가 빠진 채로 예정된 13~15일 토론회 방송을 하지 않기로 결정한 상태이다. 김찬태 PD는 “이화섭 보도본부장이 지난 2일 저녁 문재인 후보와 안철수 후보 캠프에 각각 ‘여건이 성숙될 때까지 연기한다’고 전달했다”며 “결국 연기하겠다고 했으니 13~15일는 취소된 것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KBS 토론방송위원들은 3명의 후보 가운데 2명 만으로 방송하라는 의견을 제시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김 PD는 “토론방송위원들이 어떤 판단하고 있는지 의견 구해보라 해서 5명에게 의견을 구했더니 ‘예정대로 진행돼야 한다’는 것이 공통된 입장이었다”며 “이 의견을 본부장에게 전달했는데도 이 같은 최종 판단을 한 것”이라고 전했다.
KBS 선거방송준칙에 따르면, ‘3분의 2 이상이 참석하면 토론회 개최할 수 있다’(임의조항)고 돼 있다.
KBS 새노조(위원장 김현석·전국언론노동조합 KBS본부)는 4일 발표한 성명에서 보도본부장의 ‘여건이 성숙되기를 기다려 보자, 정치부를 통해서 최대한 설득해 보겠다’는 발언을 두고 “그저 박근혜 후보의 입만 바라보고 있다”며 “납득할 수 없는 이유를 들어 토론을 거부하는 박 후보의 요구를 수용해 전체 토론 일정을 취소하는 것은 공영방송으로서 책임을 방기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KBS 새노조는 ‘나머지 문재인, 안철수 후보에 대해서만 초청 토론을 해야 한다’는 토론방송위원들의 의견조차 묵살된 것에 대해서도 “사측이 이번에는 토론방송위원회의 의견은 참고사항일 뿐이라며 무시하고 있다”며 “명심할 것은 KBS가 바라봐야 할 곳은 박근혜가 아니라 수용자라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들은 “수용자의 입장에서 박근혜 후보의 요구가 정당한 것인지를 판단하면 되는데, 스스로 ‘수용할 수 없다’고 말하고 있다”며 “그렇다면 국민과 약속한 대로 다른 두 명의 후보만을 초청해 예정대로 유권자들과 만나게 하면 된다. KBS의 박근혜 눈치보기가 도를 넘어 이제는 공영방송임을 포기하는 단계까지 왔다”고 개탄했다.
이에 대해 이화섭 KBS 보도본부장은 “홍보실장에게 문의해라”고만 짤막한 답변을 하고 말았다. 배재성 KBS 홍보실장은 “이번 선거방송토론회 후보 목적이 세 후보 정책 들어보려는 것인데, 이를 받아들이는 후보자간의 생각이 조금 다른 면이 있었다”며 “특히 박 후보의 생각은 ‘여당 단일 후보이고, 야당은 두 명이 뛰고 있는데 아직 단일화 여부가 불투명한 상황에서 토론방송을 하면 결국 여당은 1회, 야당은 2회가 나가게 되는 균형성 문제에 대해 수긍키 어렵다’는 것”이라고 전했다.
배 실장은 또한 “이번 선거방송 토론회 근본 목적이 대선후보 거론된 3명 후보들의 생각 정책을 시청자들에게 보여주기 위해 기획된 것인데, 두 명의 후보만 토론회 진행한다면 애초 목적과 합치할 수 없기 때문에 연기해서라도 기획된 것 진행하려는 것”이라며 “국민과 시청자에게 세 후보 생각을 들을 수 있는 토론회 자리 만들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조현호 기자 | chh@media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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