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글은민중의소리일자기사 '재벌 뇌물 의혹 ‘한국문화재단’, 박근혜의 선거캠프?'를 퍼왔습니다.
박근혜 후보 32년간 이사장 재직...총선 전후 장학금 집중지원, 재단 운영비도 5~6배 지출
서울 강남구 신사동 5**번지.
최근 해산한 것으로 확인된 '한국문화재단'이 사무실로 쓰던 빌딩의 주소다. 이 재단은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 후보가 32년 동안 이사장을 맡아왔다. 이 때문에 재단이 갑작스럽게 해산한 것을 두고 '제2의 정수장학회' 논란을 피하기 위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11월 초 한국문화재단 사무실이 있던 신사동 6층짜리 빌딩을 찾았다. 1층 로비 안내 간판에는 1층부터 6층까지 입주해 있는 업체명이 적혀 있었다. 유독 5층만 공란으로 남아있었는데, 5층이 한국문화재단이 사무실로 쓰던 곳으로, 이곳은 육영수 기념사업회의 사무실로도 알려져 있다. 즉, 한국문화재단과 육영수 기념사업회가 한 사무실을 쓰고 있었던 것이다.
5층 사무실 철문은 굳게 닫혀 있었고, 사무실 앞 어느 곳에도 이 곳이 어떤 곳이라는 표시가 돼 있지 않았고, '신문사절'이라는 글귀만 적혀 있었다. 빌딩 경비실 직원은 "사람이 나오지 않은지 꽤 됐다"며 "대선 때문에 그런지 잘 나오지 않는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민중의소리 한국문화재단이 육영수사업회가 사무실을 같이 쓰던 강남구 신사동 한 빌딩. 철문은 굳게 닫혀 있었고, 사무실 앞에는 아무런 안내표시 하나 없었다.
"한국문화재단은 정경유착의 뇌물"
박근혜 후보 지역구 대구에 장학금 편중...선거 있는 해에 집중 지원, 선거때는 재단 운영비도 5~6배 늘어
정수장학회는 "강탈한 재산으로 '장물'"이라는 비판을 받고 있는데, 한국문화재단은 "정경유착의 뇌물"이라는 지적을 받고 있다.
한국문화재단은 박정희 정권 시절 라면사업으로 성공한 전중윤 삼양식품 회장이 1979년 3월 자본금 6억원으로 설립한 명덕문화재단의 후신이다. 설립 이듬해인 1980년부터 32년동안 박근혜 후보가 이사장을 맡아왔다.
지난 10월 21일 '군사정권에 의한 재산권 침해의 진상규명 등에 관한 특별법안'을 발의한 민주통합당 김경협 의원 등은 "삼양식품 전 회장이 박정희 전 대통령으로부터 미국에서 들여온 10만 달러 차관 가운데 절반을 불하받아 라면사업을 성공한 후, 특혜 보답 차원에서 재단을 만들어 박근혜 후보에게 넘긴, 정경유착의 뇌물"이라고 지적했다.
한국문화재단은 정수장학회와 달리 그동안 주목을 받지 못했는데, 박 후보가 한국문화재단을 선거에 활용한 정황을 확인할 수 있다.
국세청 공익법인 결산서류 공시시스템을 확인한 결과, 2011년 12월 기준 한국문화재단의 총자산은 13억3700만원이었다. 이중 금융자산이 10억9000만원으로, 한국문화재단은 금융자산에 대한 이자수입으로 장학사업을 해왔다.
2011년 금융자산 10억9000만원에 대한 이자수입은 7천300만원이었다. 2011년에는 고등학생 15명에게 2700만원의 장학금을 지급했다. 재단운영비로 1800만원을 추가 지출하고, 이자수입 중에서 2천700만원을 잉여금으로 남겼다.
2010년에도 사업 양태는 비슷했다. 총자산은 13억900만원으로, 이중 금융자산이 10억6천만원이었다. 금융자산에 대한 이자수입 7천700만원으로 고등학생 15명에게 2천400만원의 장학금을 지급하고, 재단 운영비로 1천400만원을 지출하고, 3천700만원의 잉여금을 남겼다.
국세청 공시시스템에서는 2007년 결산까지 확인할 수 있는데, 총선이 있었던 2008년과 총선 한해 전인 2007년에는 장학금 지급액이 두 배 이상으로 늘었다.
총선이 있었던 2008년에는 이자수입 7천만원으로 고등학생 31명에게 5천200만원의 장학금을 지급했다. 학생수와 장학금이 2009년에 비해 두 배나 많다. 총선 한 해 전인 2007년에도 이자수입 5천700만원 중에서 장학금으로 4천600만원을 지출했다. 특이한 것은 2007년과 2008년에는 재단 운영비도 눈에 띄게 늘었다는 것이다. 재단 운영비로 2007년에는 6천700만원을, 2008년에는 8천500만원을 지출했다.
평소 이 재단의 운영비는 2천만원을 넘지 않았다. 2010년에는 1천400만원, 2011년 1천800만원을 재단 운영비로 지출했다. 총선 직전 해와 총선이 있던 해에 재단 운영비가 평소의 5~6배 늘어난 것은 선거와 관련이 있었을 것으로 생각해 볼 수 있다. 만약, 총선 시기에 급격하게 늘어난 운영비가 박 후보의 선거자금 등으로 사용됐다면, 한국문화재단은 그야말로 박 후보의 사조직이라는 비판을 면키 어려워 보인다. 는 이를 확인하기 위해 한국문화재단 해산 직전 이사였던 박 후보의 측근 최외출 영남대 교수에게 전화를 했으나 통화를 할 수 없었다.
한국문화재단이 박근혜 후보를 위한 속 보이는 장학사업을 해 온 것은 다른 측면에서도 확인할 수 있는데, 박 후보가 정계에 입문한 1998년 이후 대구 지역, 특히 박 후보의 지역구인 달성군으로 장학금 쏠림 현상이 나타났다.
민주통합당 김경협 의원이 서울시교육청으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1997년부터 2011년까지 한국문화재단의 장학금을 받은 715명 중 438명(61%)가 대구시 재학생이다. 특히, 박 후보의 지역구인 달성군 재학생 비중도 206명으로 28%나 된다.
민주당은 "뇌물법인으로 박 후보 선거구에 장학금을 편중지급 하는 방법으로 선거에 활용했다"고 비판했다.
재단 해산 후 13억 자산 육영수사업회에 증여도 논란
한국문화재단은 지난 6월 법인을 해산하고 자산 13억원을 육영수사업회에 증여했다. 정수장학회 "강탈" 논란에 이어 대선을 앞두고 "재벌 뇌물 의혹을 차단하기 위한 속셈"이라는 비판이 제기됐다.
재벌 뇌물 의혹이 불거지면 정수장학회와 마찬가지로 박 후보의 아킬레스건으로 부각될 수 있고, 재단 자산의 사회환원 요구까지 이어질 게 뻔 하다. 이를 차단하기 위해 재단을 해산하고 재단의 자산은 육영수사업회(이사장 박근혜)에 증여했다는 것이다.
한때 문화재단은 재벌의 편법적인 재산상속 수단으로 악용돼 왔다. 문화재단에 재산을 넘기면 증여세가 면제되기 때문이다. 창업주가 지분을 생전에 재단 소유로 기증한 뒤, 이사진을 자녀들로 채움으로써 창업주가 사망한 뒤에도 2세들이 증여세를 내지 않고 문화재단을 통해 직접 그룹을 지배하는 방식이다. 재벌 그룹 중 삼성이 문화재단을 통해 재산을 상속한 대표적 사례로 꼽힌다.
한국문화재단은 박근혜 후보가 32년간 이사장을 맡아오면서 선거 때는 박 후보의 선거운동에 활용했다는 의혹을 사고 있다. 한국문화재단의 이사는 최외출 영남대 교수(현 박근혜 국민행복캠프 기획조정특보), 변환철 국가미래연구원 회원 등 박 후보의 측근들로 채워져 있었다. 재단을 해산하고 자산 13억원을 육영수사업회에 증여한 것도 논란이 불가피 할 것으로 보인다. 김경협 민주통합당 의원은 "장학재단인지, 제2의 선거캠프인지 구분이 안 될 정도"라고 꼬집었다.
정웅재, 김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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