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11월 24일 토요일

[사설]위기의 검찰, 한 총장 물러나고 개혁 수용해야


이글은 경향신문 2012-11-23일자 사설 '[사설]위기의 검찰, 한 총장 물러나고 개혁 수용해야'를 퍼왔습니다.

‘뇌물 검사’의 구속영장에 잉크가 채 마르기도 전에 검사 비리가 또 터졌다. 이번에는 차마 입에 담기도 민망한 성추문이다. 초임 검사가 검찰청 사무실에서 여성 피의자와 부적절한 관계를 가졌다고 한다. 대검찰청 감찰본부가 조사에 착수하고 해당 지검장이 물러나는 등 파문이 확산되고 있다. 검찰은 도대체 어디까지, 얼마나 더 추락해야 정신을 차릴 텐가. 분노와 개탄을 금할 수 없다.

서울동부지검에서 실무수습 중이던 ㄱ검사는 토요일인 지난 10일 검사실로 여성 피의자를 불러 조사하던 중 유사 성행위를 했다고 한다. 피의자를 소환 조사할 때 참여계장이 입회해야 한다는 규정을 어기고 혼자 있는 주말에 조사했다는 것이다. 이날은 공교롭게도 김수창 특임검사가 김광준 검사의 거액 수뢰 의혹 수사에 착수한 날이었다. 사흘 뒤 ㄱ검사는 이 여성을 검찰청 인근 모텔로 데려가 성관계를 맺었다고 한다. 그는 사건 처리를 두고 피의자를 압박한 일은 없었다며 ‘대가성’을 부인하고 있으나, 철저한 수사가 필요한 부분이다. 재판에 넘기지 않겠다며 성관계를 요구했거나, 거꾸로 감옥에 보낼 수도 있다는 식으로 위협했다면 형사처벌해야 마땅하다.

석동현 서울동부지검장은 어제 감독 소홀의 책임을 지고 사의를 표명했다. 석 지검장은 “김광준 검사 사태로 조직의 위신이 바닥에 추락한 상태에서, 다시 조직의 기반을 송두리째 흔들 수 있는 이번 사태를 접하는 순간 누군가는 책임지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석 지검장의 자세는 평가하지만 정작 책임져야 할 사람은 그가 아니다. 조직이 만신창이가 됐는데도 오불관언하는 한상대 검찰총장이다. 한 총장 취임 이후 검찰은 어떠했나. 이명박 정권은 민간인 불법사찰, 내곡동 사저 부지, BBK 가짜편지 등 ‘3대 의혹’ 수사에서 줄줄이 면죄부를 받았다. 서울중앙지검 특수부장을 지낸 엘리트 검사는 사상 최대 뇌물을 챙겼다. 이제는 초임 검사가 피의자와 성관계를 하는 막장 드라마로까지 치닫는 형국이다.

한 총장은 뒤늦게 대검 중앙수사부를 폐지하고 상설특검을 도입하겠다는 등 개혁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보신을 위한 몸부림으로 비칠 뿐이다. 우리는 김광준 검사가 구속 수감된 후 한 총장의 거취 표명을 촉구한 바 있다. 검찰 내부통신망에도 사퇴를 요구하는 글이 계속 이어지고 있다고 한다. 한 총장은 조속히 결단하기 바란다. 검찰 구성원들은 어떠한 파격적 개혁안도 받아들일 준비를 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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