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글은 미디어스 2012-11-02일자 기사 '“언론개혁 없으면 차기 정부 모든 개혁정책은 실패”'를 퍼왔습니다.
'대선후보에게 바란다' 여론 호도 언론학자·정권 부역 기자, 진상조사도
“새로 들어설 정부는 지난 5년간 이명박 정부가 파행시킨 언론환경과 정책을 다시 회복시킬 책무를 가지고 있다”
최진봉 성공회대 신문방송학과 교수가 2일 미디어공공성포럼이 주최한 ‘대통령선거 후보들에게 바라는 언론정책’ 긴급토론회에서 이명박 언론정책과 관련해 “‘낙제점’에 가깝다”며 “그 중에서도 최대 실패작은 종합편성채널의 허가와 출범”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차기 정부가 우선적으로 해야 할 일로 ‘과거 청산’을 꼽으며 “방송장악 진상조사를 위한 국정조사(청문회)와 그를 통한 해직·징계 언론인에 대한 구제 및 정권부역자들에 대한 책임자 처벌”이라고 발제를 시작했다.

▲ 11월 2일 미디어공공성포럼 '대통령 후보들에게 바라는 언론정책' 긴급토론회가 환경재단 레이첼카슨홀에서 열렸다ⓒ미디어스
이날 최진봉 교수는 ‘대통령 후보들에게 바라는 방송정책’으로 방송통신위원회를 비롯한 방송통신심의위원회, 공영방송 이사회의 모든 구성을 여야 동수로 구성하는 것을 제안했다.
현행 여야 3대2 구조의 방송통신위원회 구성을 3대3으로 바꾸고 위원장에 대한 대통령 지명권을 삭제하도록 했다. 대통령이 1인을 추천하고 대통령이 소속된 정당의 교섭단체가 2인, 그 외 교섭단체가 3인을 추천하는 방식이다. 위원장과 부위원장은 위원 호선으로 결정하도록 했다. 방송통신심의위원회 구성은 현행 9인 구조를 그대로 두되 여야 동수 4대 4(현행 6대3)로 구성하게 하고, 나머지 1인에 대해서도 여야가 공동으로 추천하도록 개선을 요구했다.
KBS와 방송문화진흥회(MBC 대주주), EBS 공영방송 이사 역시 여야 동수 추천으로 바꿔 낙하산 사장의 선출을 방지하자는 주장이다. 최진봉 교수는 사장추천 과정에서 사장추천위원회를 도입하고 사장후보를 3배수로 압축해 이사회가 이 후보 중 1인을 특별다수제(2/3)를 통해 선출하도록 하는 제안했다. 특별다수제는 KBS 차기 사장 선출을 두고 야당 추천 이사들이 강력하게 요구하고 있는 안이다.
특별다수제와 관련해 최진봉 교수는 “김인규 사장 임기가 11월 23일 완료되는 가운데, 사장추천위원회 도입은 어렵겠지만 논외로 현행 7대4 이사회 구성의 과반수에 따라 낙하산 사장이 오는 구조의 틀을 바꿀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또한 “공영방송 사장이 특정 정당의 지지를 받는 사람으로 선임되는 것을 근본적으로 막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진봉 교수는 이와 함께 공영방송 3사와 YTN 사장과 이사의 결격사유에 ‘노동법을 위반해 노조를 탄압한 자’, ‘대통령 선거에서 후보자 당선을 위한 자문·고문 역할을 한 지 5년이 지나지 아니한 자’, ‘대통령 인수위에서 역할을 한 지 5년이 지나지 아니한 자’, ‘정당의 당원 또는 당원의 신분을 상실한지 3년이 경과하지 아니한 자’ 등을 명시하도록 했다. 또한 공영방송 이사·선임 과정 공개를 의무화했다. 최 교수는 이를 두고 ‘낙하산 방지법’이라고 설명했다.
이 밖에도 △취재·제작·편성 종사자와 방송사 대표 동수 ‘방송 제작·편성 위원회’ 설치 △종편의 지상파 방송과의 대칭규제 적용(의무전송 규정 삭제, 편성 등) △시청자위원회 실질화 △공영방송 수신료 개선(수신료위원회 신설·EBS 15% 배분 등) △방송사 소유 제한(미디어법 이전 회기, 지주회사 방송소유 금지) 등을 제안했다.
‘대통령 후보들에게 바라는 신문정책’으로 △신문편집 자율성 보장을 위한 편집위원회·편집규약 의무화 △경품·무가지 제한 기준 강화 △지역신문발전위원회 법적 지위 강화 △신문산업진흥위원회 설치 운영 및 신문산업진흥특별법 제정(신문산업진흥기금 설치) △유료부수·발행부수·주요주주 현황 등 경영 자료 신고제 복원 등을 제안했다.
“언론개혁 없으면 차기 정부 모든 개혁정책은 실패”
패널들은 최진봉 교수 발제 내용에 대한 찬반보다는 민주통합당 문재인 캠프와 무소속 안철수 캠프의 미디어 정책을 제언하는 방식으로 토론을 이어갔다.
신태섭 민주언론시민연합 대표는 “대선에서는 언론정책이 이슈화될 수 없겠지만 대선 이후에 언론 이슈가 핵심으로 바뀔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야권이 대선을 통해 정권을 잡으면 국민 여론에 의지할 수밖에 없다”며 “민주적 언론구조를 창출하지 않는 한 차기 정부의 모든 개혁정책은 실패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연우 언론정보학회장은 “정당이 국민의 위임을 받은 결사체라는 것은 부정할 수 없지만 실질적 시민대표성을 강화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정당 내부에서 역학관계에 따라 자리 나눠먹고 정당의 대리인 역할을 한다”고 비판한 뒤, ‘무보수의 명예직’을 제안했다.
정연우 회장은 또한 “(종편 추진 과정에서 보듯)언론학자들이 개인적인 이익이나 작은 자리를 탐하기 위해 억지 이론을 갔다 붙이는 견강부회가 많았다”며 “부끄럽다. 여론을 호도한 언론학자에 대한 진상조사도 해야한다”고 말했다.
유영주 언론개혁시민연대 정책위원장은 “미디어정책에서 ‘독립성’, ‘공공성’의 추상적인 슬로건은 의미가 없다”면서 “법·제도라는 현실영역에서 구체화해서 미디어 민주주의 비전을 가지고 로드를 만들어내는 게 중요하다”고 당부했다. 이재강 방송기자협회장은 “21세기 글로벌스탠다드 표현의 자유 보장 수준 인식을 가져야 한다”며 “그래야만 정책에서 자연스럽게 방송의 독립성이 구현될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한편, 이강택 언론노조 위원장은 “MBC는 다음 주 김재철 사장 해임여부가 결판 나는 싸움이 예상된다. 또, KBS의 경우 사장 선임을 두고 논란이 많다”면서 “언론정책도 중요하지만 우선 순위는 현실 투쟁”이라고 강조했다.
문재인·안철수 캠프의 언론정책의 철학은?
MBC 앵커출신의 신경민 민주통합당 의원은 “공영방송의 이사 수를 늘리고 여야 동수로 하는 것도 좋다”며 “하지만 이사들이 자기들을 추천해준 것을 은공으로 생각하고 지나친 의무감을 갖는 게 문제”라고 지적했다.
신경민 의원은 또한 “정권에 부역한 기자들에 대한 진상규명도 필요하다”며 “김재철 사장의 경우, 현재 권력과 미래권력에 다 영합해서 연명하려는 행태에 대한 리포트도 정리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MB정권은 언제든지 새로 등장할 수 있고 더 심한 정권이 나올 가능성은 언제든 있다. 그런 현실을 고려할 때 제도개선이 필수”라고 말했다.
안철수 캠프 홍석빈 정책부대변인은 “(안철수 후보는) 그동안 많은 언론을 통해 ‘방송은 공공재로 어떤 정권이 들어와서 흔들어선 안된다’고 말해왔다”며 앞으로 나올 미디어 정책의 철학을 소개했다. 이어 “방송사 사장에 전문가를 선임할 수 있는 시스템이 필요하다. 정부는 언론에 관여하면 안된다”며 “진실 보도를 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는 게 우리의 과제”라고 말했다.
권순택 기자 | nanan@mediau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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