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11월 7일 수요일

여론조사 통한 후보단일화 가장 유력


이글은 미디어오늘 20120-11-07일자 기사 '여론조사 통한 후보단일화 가장 유력'을 퍼왔습니다.
문항설계 놓고 유불리 경쟁 치열할 듯…“노무현-정몽준도 한 차례 결렬”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와 안철수 무소속 후보 간의 단일화 국면으로 접어들면서, 양측의 후보단일화 방안이 주목되고 있다. 1997년 대선에선 협상을 통한 이른바 DJP연합이 꾸려졌고, 2002년 대선에선 여론조사 방식으로 노무현-정몽준 후보단일화가 이루어졌다. 2011년 서울시장 선거에서는 안철수·박원순 후보 간 단일화는 담판으로, 박영선·박원순 후보 간 단일화는 여론조사와 선거인단 투표, TV토론을 통한 배심원 투표 등을 통했다.

그러나 이번 대선에서 문재인·안철수 두 후보가 단일화는 사실상 여론조사를 통한 단일화가 유일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양측 모두 대선 승리를 목표로 하고 있는 후보들이기 때문에 담판이 쉽지 않고, 선거인단을 통한 경선 방식은 시간이 너무 촉박하다. 두 사람의 회동 직후 실무협상에 들어간다고 해도 오는 25~26일(공식후보등록일)까지는 불과 20여일 밖에 남지 않기 때문이다.

반면 여론조사는 문항설계만 마치면 결과 산출에 시간소요가 적기 때문에 현실적으로 가장 유력한 방안이다. 또한 가장 간편한 방식이기 때문에 실제로 후보단일화 과정에서 많이 사용된 방식이기도 하다. 여론조사를 통한 후보단일화에 대한 적절성 논란은 있지만, 이번에 야권 단일화가 이루어진다면, 가장 유력한 방법인 것은 사실이다.

문제는 여론조사로 후보단일화를 이룬다고 해도, 여론조사 문항 설계에서 양 측의 이견이 클 수밖에 없다는 데 있다. 새누리당 지지자의 역선택 방지 방안, 본선경쟁력과 후보적합도 평가에서 양 측의 당락여부가 갈리기 때문이다. 양 측 모두 “유불리를 따지지 않겠다”는 입장이나 정작 협상 실무진으로선 양 측 당락여부에 신경을 곧추세울 수밖에 없다.

6일 오후 서울광장에서 열린 '전국 수산인 한마음 전진대회'에 참석한 문재인, 안철수 후보가 얘기를 나누며 웃고 있다. 이치열 기자 truth710@

안철수 후보 측으로서는 박근혜 후보와의 양자대결에서 안 후보가 앞서기 때문에 본선경쟁력을 강조할 것으로 보인다. 안철수 후보가 5일 전남대 강연을 통해 단일화 조건으로 ‘기득권 세력을 이길 수 있는 단일화’를 제시한 것도 이와 무관치 않아 보인다. 반면 문재인 후보 측에서는 후보적합도에서 안철수 후보와 경합을 벌이거나 다소 앞서 있기 때문에 두 사람의 양자대결을 제안할 것으로 보인다.

실제 5일 리서치앤리서치 여론조사에 따르면 박근혜 후보와 안철수 후보 간 양자 대결은 45.2%대 44.2%, 박근혜 후보와 문재인 후보 간 대결은 46.0%대 41.1%로 격차가 있다. 반면 야권 후보 적합도를 묻는 질문에는 문재인 후보대 안철수 후보가 39.0%대 35.3%로 나타났다.

이택수 리얼미터 대표는 “문항에 지지도나 경쟁력이란 단어가 들어가면 안철수 후보에게 유리하게 나오고, 적합도라는 단어가 들어가면 문재인 후보에게 유리한 결과가 나온다”며 “상호간의 이해가 달라 협상이 쉽지 않을 것으로, 실제로 지난 2002년 노무현-정몽준 단일화 당시 한 차례 협상이 결렬된 적도 있었다”고 말했다.

홍형식 한길리서치 소장도 “두 후보가 권력욕이 있어 여론조사 문항을 놓고 다툰다면 이는 상당히 중요한 문제가 될 것”이라며 “여론조사 문항 하나가 운명을 가를 수 있기 때문에 마음을 쉽게 비울 수 있는 상황이 아니”라고 말했다.

적합도와 지지도가 어느 정도 섞인 여론조사 방식도 가능하지만 이것도 만만치 않은 것이 현실이다. 또한 휴대전화 응답비율, 조사기관, 전화면접과 자동응답 방식 여부 등을 넣고 실무진 간 치열한 협상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이택수 대표는 “경쟁력과 적합도 문제는 2002년 방식으로 생각하면 간단하지만 어느 질문을 먼저 할지, 조사방법을 어떻게 할지 여부를 두고 샅바싸움이 치열할 것”이라며 “안철수 후보로서는 2~30대 지지가 높기 때문에 휴대전화를 많이 반영하려고 할 테고, 문재인 후보측에서는 지난 총선 당시 휴대전화 50%, 유선전화 50% 형태가 가장 결과와 비슷하게 나온 만큼 휴대전화 비율을 지나치게 늘리는 방안에 대해서는 받아들이기 어려울 것”이라고 예측했다.

이 대표는 이어 “양자가 어떻게든 합의가 될 것이나 밀고 당기는 과정은 예상보다 거칠 수 있다”며 “부드럽게 아름다운 경쟁이 이루어질 것이라 장담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최대한 자기 캠프에 유리한 구조로 가져가야 하기 때문에 ‘밀당’이 치열할 것”이라고 말했다.

결국 문재인 후보와 안철수 후보가 단일화에 합의했지만, 공식후보등록 전까지는 양측 간의 치열한 샅바싸움이 전개될 예정이다. 양 측이 후보단일화에 나서기로 한 만큼 결국에는 합의까지 이룰 수 있을 것으로 보이지만, 그 과정에서 지지층 이탈을 방지하는 것이 최우선 과제로 보인다.

홍형식 소장은 “두 후보의 그동안 행보를 보면 여론조사 문항을 놓고 다투는 것은 굉장히 지엽적인 일로, 대의보단 소의에 집착하는 모습으로 비춰질 수 있다”며 “정책연합과 룰 협상이 있을 텐데 이를 분리시켜 협상을 할지, 어떤 것을 선결과제로 협상할지도 변수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정상근 기자 | dal@media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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