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3월 25일 월요일

‘김재철 해임 부결’ 외압 무혐의, 의문점 4가지


이글은 미디어오늘 2013-03-25일자 기사 '‘김재철 해임 부결’ 외압 무혐의, 의문점 4가지'를 퍼왔습니다.
김충일·선동규 이사 ‘말바꾸기’ 의혹… “야당인사들의 진술번복, 침묵을 통한 동조” 비판

26일 방송문화진흥회의 MBC 김재철 사장 해임안 상정을 앞두고 있는 가운데 MBC 안팎에서는 김재철 사장의 해임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그러나 해임안 상정에 찬성한 여당 추천 이사들에 대한 권력의 외압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하금열 전대통령 실장과 김무성 새누리당 전 선대 총괄본부장으로부터 방문진 이사가 외압을 받아 지난해 11월 방문진 이사회에 상정된 김재철 해임안이 부결됐다는 의혹이 이미 제기된 바 있기 때문이다. 

검찰은 최근 김재철 사장 해임안이 부결되는 과정에 청와대와 새누리당이 개입한 정황이 없었다며 두 외압 의혹 당사자들에 대해 무혐의 처분을 내리기까지 했다. 방통위원의 사퇴파동 등 사회적으로 큰 파장을 불렀던 김재철 사장 해임안 부결 외압 의혹 사건의 실체가 밝혀지지 못한 채 사라져 버릴 위기에 처한 것이다.  

26일 또다시 제기된 김사장의 해임안 방문진 이사회 상정과 맞물려, 김재철 사장 해임안 부결 외압 의혹에 대한 검찰의 무혐의 처분과정에 상당한 의문이 제기되며, 당시사건은 주목받고 있다. 26일 있을 방문진 결정이 어떻게 내려지든 권력의 외압의혹사건의 처리과정에 남는 의문점들에 대해선 기록으로 남아야 하기 때문이다. 또한 만약 26일 방문진 이사회에 상정된 김재철 사장해임안이 또다시 부결될 경우, 또다시 권력에 의한 외압 의혹이 제기될 수 있기 때문이다.  
‘김재철 해임안 무마’ 사건을 떠올리려면 지난해 11월8일로 거슬러 올라가야 한다. MBC 대주주로 사장 선임 및 해임 권한은 방송문화진흥회는 이날 이사회에서 김재철 사장 해임안을 상정했으나 부결됐다. 

직후 양문석 방송통신위원회 상임위원은 “(여권 추천) 김충일 이사에게 청와대 하금열 대통령 실장과 박근혜 선거대책위 총괄본부장을 맡고 있는 김무성 위원장이 ‘김재철을 지켜라, 스테이 시키라’는 전화를 했다”며 김재철 사장을 지키기 위한 여권의 외압을 폭로하며 사퇴했다.  

이어 전국언론노동조합과 산하 MBC 본부는 기자회견을 통해 김충일 이사가 노조를 찾아, ‘김재철 사장 해임안을 가결시킬 수 있는 결의안을 추진하고자 한다’는 뜻을 전달했다고 밝혔다. 양 위원과 언론노조 측의 말을 종합해보면, 김 이사가 김재철 사장 해임안을 주도했으나 하 전 실장과 김 전 본부장의 외압성 전화를 받고 해임안 추진을 포기한 것이다. 

결국 이 문제는 김 이사가 하 전 실장과 김 전 본부장으로부터 김재철 사장과 관련된 외압성 전화를 받았느냐 여부가 핵심이다. 하지만 검찰 수사와 결과에 대해서 4가지 의문점이 남는다.

의문점 ① 검찰, 김충식 방통위 부위원장 왜 조사 안했나

외압성 전화 여부를 파악하기 위해서는 사건의 핵심에 있는 김충일 이사와 그가 전화 받은 사실을 털어놓은 선동규 이사, 김충식 방통위 부위원장(당시 상임위원)을 조사해야 한다. 하지만 검찰은 김충일, 선동규 이사는 참고인 자격으로 조사했지만 김충식 부위원장은 조사하지 않았다. 김 부위원장은 미디어오늘과의 통화에서 “조사받은 적 없고 전화 조사를 받은 적도 없다”고 말했다.

이번 사안을 조사한 서울중앙지검 형사5부 차맹기 부장검사는 “수사하는 입장에서 필요하면(김충식 부위원장을)불렀겠지만 양 당사자(김충일 이사와 선동규 이사)가 (외압성 전화가) 아니라고 하고 김충식 위원에게서도 다른 이야기가 나올 것 같지 않아서 부르지 않았다”고 말했다.  

검찰은 양문석 상임위원도 조사하지 않았다. 양 위원은 청와대와 새누리당의 외압을 폭로하며 차관급인 방통위 상임위원에서 사퇴했다. ‘외압이었다’는 의혹에 대해 그만큼 확신을 가지고 있었다는 의미다. 차 부장검사는 “선동규·김충식 이사를 조사해보니, 진술 내용이 일치하고 양 위원이 말을 잘못 전달했다고 말했다”며 “무의미한 조사는 할 필요가 없고,(양위원을 조사하는 건) 언론에 설명하기 위한 보여주기식 수사다”고 말했다. 

검찰은 ‘~것이다’는 가정 하에 주요 참고인 조사를 하지 않는 셈이다. 게다가 검찰은 피고발자인 하 전 실장과 김 전 본부장에 대해서는 서면조사를 하는데 그쳤다. 부실수사라는 비판이 나올 수밖에 없는 이유다.

▲ 김재철 MBC 사장 이치열 기자 truth710@

의문점 ② 김충일 방문진 이사 “미안하다”→“선동규 이사가 착각했다”

더 논란이 될 부분은 방문진 이사들이 말을 바꿨다는 의혹이다. 차 부장검사는 방문진 이사 3인이 다 일관된 진술을 했다고 말했다. 검찰은 여권 추천의 김충일 김용철 이사와 야당 추천의 선동규 이사를 상대로 참고인 조사를 했다. 

차 부장검사는 “하 전 실장과 김 전 본부장은 ‘김충일 이사에게 전화를 걸었으나, 김재철 사장을 지켜라는 내용은 아니었고 다만 김 사장 후임으로 목포 MBC사장이 거론된다는 소문이 있어 친분이 있던 김충일 이사에게 전화를 걸어 확인한 것’이라고 했다”며 “김 이사는 ‘해임안을 상정하려면 방문진이 만장일치해야 하는데 여권 추천 이사 2명이 반대해 포기한 것’이라고 진술했다”고 말했다. 

차 부장검사는 이어 “김 이사는 하 전 실장과 김 전 본부장으로부터 전화를 받은 건 사실인데 후임 사장에 관한 내용이었고, 선동규 이사와 김충식 위원을 만난 자리에서도 ‘방문진이 MBC 후임 사장까지 내정한 사실이 있느냐’는 항의성 전화였다고 말했을 뿐인데, 선동규 이사가 착오를 일으켜서 김재철 사장을 지키라는 전화로 오인했다고 진술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김충일 이사의 진술은 당시 이 상황을 자세히 다룬 언론 보도와 상당히 차이난다. 한겨레 2012년 11월 9일자 5면 기사 (방문진 이사 추천권 쥔 당·청 전화…‘외압’ 작용한 듯)에 따르면 김충일 이사가 “외압은 아니다 ”고 말하면서도 당시 두 사람(선동규 이사와 김충식 위원)에게 “‘(하 실장과 김 본부장에게)에게 전화도 받았다. 난리가 났더라. 김충일이가 그러고(김 사장 퇴진 결의안을 돌리고) 다닌다고 그러더라’고 뒷얘기 식으로 풀어놨다”고 말했다.

이 뿐만 아니라 뉴스타파는 33회에서 “그러나 (김재철 사장 해임 결의안)서명작업을 추친하던 김충일 이사는 더 이상 합의문을 추진할 수 없다는 입장를 보이며 갑자기 기존 태도를 바꾸었다. 김충일 이사는 특히 김 상임위원과 야당 이사들을 만난 자리에서 ‘김무성 본부장과 하금열 실장으로부터 전화를 받았다. 정말 미안하다’는 내용의 말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고 보도했다.

이에 대해 김충일 이사는 미디어오늘과의 통화에서 “(해임안 처리 과정에서 외압이 있었다는 건)사람들이 날조해서 만든 이야기”라며 “검찰이 불기소했으면 끝난 것 아니냐”고 말했다. 

▲ 2012년 11월7일 방문진 이사회 직후 야당 추천 이사들의 기자간담회 ⓒ뉴스파타

의문점 ③ 선동규 방문진 이사도 ‘말 바꾸기 했나’

차 부장검사는 “선동규 이사가 김충일 이사로부터 ‘외압성 전화를 받았다’는 이야기를 들었다는 걸 밝혀야 하는데 선 이사는 ‘그런 말을 들은 사실이 없다’고 일관되게 진술했다”고 말했다.

차 부장은 “선동규 이사는 김충일 이사에 대해 ‘다른 여권 추천 이사들의 여론을 좌지우지할 만큼 특별히 영향력이 있는 건 아니었다’고 말했다”며 “선 이사는 또한 당시 김 이사로부터 ‘하 실장으로부터 전화가 와서 목포 MBC 사장이 김 사장의 후임이냐고 묻더라’는 말을 한 것을 들었을 뿐, 그것(전화) 때문에 ‘해임안을 추진하지 못하겠다’는 말을 들은 것은 아니라고 단정적으로 이야기했다”고 말했다. 이어 “선동규 이사는 자기는 외압이라고 해석하지 않았는데 전화가 왔다는 이야기가 (외부로) 잘못 알려졌다고 말했다”고 했다. 

차 부장은 ‘선동규 이사가 말을 바꿨는데 왜 바뀐 말을 신뢰했나’란 질문에 “그 사람의 말만 바뀐 것이 아니라 참고인들이 다 그렇게 이야기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과거 선동규 이사는 이 사태에 대해 ‘외압’이라고 판단했다. 해임안이 무산된 지난해 11월 8일 이사회 직후 선 이사는 기자들에게 “MBC를 정상화하기 위해서 나름대로 노력을 기울였으나 좌절이 된 것이다. 이유는 딱 한가지다. 살아있는 정치권력의 눈치보기에 급급한 여당 이사들의 반시대적, 반민주적, 반역사적 그런 결과입니다”라고 말했다. 선 이사는 자신이 검찰에서 ‘전화 때문에 해임안이 추진되지 못한 건 아니다’고 이야기한 부분에 대해서는 일부 인정했다. 선 이사는 “김충일 이사가 해임 결의안에 대해 여당 야당 이사 전원의 동의를 얻겠다고 이야기했는데 한 여당 이사가 이를 거절했다”며 “외압이라기 보다는 김충일 이사가 처음에 계획했던 만장일치 동의를 받지 못했고, 우리(야당 이사들)는 이를 보며 ‘해임안이 안되겠구나’라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이는 김충일 이사가 청와대와 새누리당으로부터 ‘외압성 전화’을 받은 뒤 해임안 추진을 포기했고 이로 인해 다른 여권 추천 이사들도 흔들렸다는 언론노조의 주장과 상반된다. 선 이사는 이에 대해 “여당 이사들한테 거절당한 게 먼저다. 김충일 이사가 전화를 받은 것이 그 뒤다”고 말했다.

하지만 당시 사정을 잘 아는 이강택 전 언론노조 위원장은 선 이사의 말과 다른 설명을 했다. 이 전 위원장은 “양문석 위원은 (김충일 이사가 하 전 실장과 김 전 본부장으로부터 들은)‘김재철을 지켜라, 스테이시키라’는 말을 김충식 위원에게 들었을 것이다. 이건 100% 확실하다. 선동규 이사도 ‘김재철을 지켜라’란 말에 대해 알고 있다”고 말했다. 김충일 이사와 선동규이사 모두 거짓말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 전 위원장은 “김충일 이사는 김재철 사장 해임 결의안에 방문진 이사들의 서명을 받았고, 여기에 야권 이사 3인과 여권 이사 3인이 동의했다”며 “김충일 이사의 계획은 6명의 동의를 확보한 후, 나머지 3명의 이사를 설득해서 만장일치로 해임안을 통과시키는 것이고, 안되면 표결으로라도 밀어붙인다는 것이었다”고 말했다.

이 전 위원장은 ‘방문진 이사들의 만장일치가 이뤄지지 않아 해임안 처리에 실패했다’는 선동규 이사의 말에 대해 “해임 결의안을 반대했던 한 여권 추천 이사가 이 제안을 받은 후 청와대와 새누리당에 이야기한 것은 맞다. 하지만 MBC노조에 표결을 해서라도 (해임안을)밀어붙이겠다고 했다. 한 여권 추천 이사의 반대는 중요한 변수가 아니었다”고 말했다.  

한편 양문석 상임위원은 “(‘김재철을 지켜라’는 말을 확인할 수 있는)다양한 라인이 있었을 것이고, 종합적인 근거로 판단해볼 때, 이 부분에 대해 확인해줄 수 없다”고 말했다.  

의문점 ④ 김충일-선동규-김충식 ‘입’ 맞췄나

김충식 부위원장은 ‘만일 검찰 조사를 받았다면 예전처럼 외압이 있었다고 주장할 것인가’란 미디어오늘의 질문에 “검찰이 부를 것으로 예측했는데 지금 팩트(무혐의 처분)를 확인하지 못했기 때문에 코멘트하기 어렵다”며 “(김재철 사장 거취에 관한)전략적인 문제가 있기 때문에 이에 대해 지금 뭐라고 말하는 것이 적절하지 않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이번 사안의 핵심 관계자인 김충일 선동규 김충식 3인이 ‘외압은 없었다’고 말을 맞춘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나온다. 김재철 사장의 해임을 위해 ‘여권 추천의 김충일 이사가 아직 해야 할 일이 있다’고 야권 측에서 판단한 것이 아니냐는 것이다.

뉴스타파 진행자인 최승호 전 MBC (PD수첩) PD는 자신의 트위터에 “김무성, 하금열 외압사건은 검찰 무혐의 처분으로 끝나선 안된다. 이렇게 기록되면 야당은 새누리당에 뭐라고 할 건가? 더구나 야당인사들의 진술번복, 침묵을 통한 동조로 그렇게 되면? 참 놀랐습니다. 겉으로 싸우면서 뒤로는 잘도 통하는 형님, 아우님들”이라고 비판했다.  

선동규 이사는 ‘말바꾸기’ 논란에 대해 “말도 안되는 소리”라며 “하 전 실장과 김 전 본부장으로부터 전화를 받았다는 사실은 본인도 시인했고, 나도 전해 들었다. (다만)그 사람은 (외압성 전화가)아니라고 하고 우리는 그렇게 보인다고 해석한 것”이라고 말했다.

조수경 기자 | jsk@media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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